통일은 왜 해야 하고, 통일교육은 왜 할까? 라는 질문을 받으면, 남북한이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화답한다. 통일은 당위적이었다. 그러나 MZ세대는 이런 통일을 당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남북한이 분단되어 있으므로 탈분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통일과 평화적 통일에 관한 여러 규정을 두고 있다. 통일교육의 근거 법률이라고 할 수 있는 「통일교육지원법」은 “통일교육”이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민족공동체의식 및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과 태도를 기르도록 하기 위한 교육을 말한다(동법 제2조 제1호) 라고 정의하고 있다. 통일교육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며, 통일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통일교육은 기준에 따라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다. 이론교육과 체험교육, 오프라인교육(대면교육)과 온라인교육(비대면교육)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①연속강좌 유형, ②강연·세미나·포럼 유형, ③캠프·기행 유형, ④문화공연·행사 유형, ⑤콘텐츠 개발 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현행 「통일교육지원법」은 통일교육의 유형에 대하여 독자적인 분류기준을 열거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학교통일교육과 공무원 통일교
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밖을 본다. 봄이다. 자꾸만 발밑을 보게 되는 계절, 겨우내 잠들어 있던 것들이 깨어나는 시간이다. 철근 같았던 나뭇가지에 잎이 돋아나고 있다. 그 모습이 연둣빛 이파리를 가득 물고 있는 어린 새들 같다. 가까이에서 새가 지저귄다. 먼지와 구름을 걷어내는 색과 소리가 날마다 조금씩 번지고 있다. 어디선가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작년에 피었던 꽃이 잊지 않고 찾아왔다. 봄이니까, 올 게 왔다고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이 이제는 그저 고맙다. 얼었다가 녹았다 추위 속에서 얼마나 떨었을까, 사라지지 않고 살아내는 생명들이 애틋하고 그래서 더 절절한 봄이다. 이제 곧 개나리, 진달래가 줄지어 피어날 것이다. 그리고 산벚꽃이 뒤를 쫓아 산은 꽃으로 출렁일 것이다. 꽃의 공습이다. 창밖의 나무를 바라보고 꽃소식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문득 걱정이 앞선다. 올해는 제발 산불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꽃과 나무에 색이 드는 봄이면,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산불이 났다는 뉴스가 쏟아진다. 타들어 가는 나무와 둥지를 떠나지 못한 작은 새들, 숲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들이 스러지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어리고 여린 것들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지난 2023년 7월 안성시 보개면 동신리 일원 동신일반산업단지가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분야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 특화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산업기반시설 및 공동연구개발 인프라 설치와 운영, 소부장 분야 공동 기술개발사업 및 전문기술인력 양성, 환경․노동 관련 규제 특례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선정과정에서 안성시는 이번 선정을 중요한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안성 소부장 특화단지는 K-반도체 벨트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김 시장은 “교통 여건이 좋은데다 산업단지 조성원가가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고, 지역대학 반도체학과와 연계한 인재 공급의 강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용인 남사 반도체 국가산단, 평택 고덕산단과 인접해 반도체산업 집적화와 소부장 기업 간의 상생협력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2023년 3월부터 ‘소재부품장비산업법’에 의거 전국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반도체, 이차전지, 미래 차 등 각종 분야에 대한 공모를 실시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적극 나섰다. 반도체 분야에 경쟁력 있는 40여 개의 소부장 기업과 9000억 원의 투자 유치와 반도체 인력양성센터 구축 등의 사업계획을
겨울 내내 적막했던 캠퍼스 곳곳이 다시 붐비기 시작한다. 강의실 앞 복도와 계단, 교내 식당과 카페가 학생들로 채워진다. 왁자지껄한 소음 사이로 들려오는 언어들도 다양하다.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은 서로 낯설지만 그 안에 흐르는 설렘과 작은 긴장감은 닮아 있다. 개강 무렵 캠퍼스 풍경은 마치 공연을 앞둔 오케스트라의 조율 시간과도 같다. 커다란 무대 위에서 자신의 악기를 들고 앉아 채 완성되지 않은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불안감과 기대감을 공유하는 그 순간.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평소보다 다소 높은 톤으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인사를 건네면 이내 수줍은 작은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에서 되돌아온다. 출석부 속 낯선 이름들을 하나하나 불러 보며 강의실 곳곳의 새로운 얼굴들을 눈에 담는다. 이름도, 살아온 환경도, 쌓아온 경험도 서로 다른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앉아 있다. 그들 속에 단단히 서서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한다. 이번 학기도 이 공간에서 우리만의 작은 작품 하나 잘 만들어가 보자고. 신학기 풍경이야 늘 그렇듯 활기가 넘치지만 요즘 개강 풍경에는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들려오는 언어가 다양해졌다는 사실
21세기에는 국가의 힘이 영토보다 이미지에서 드러난다. 한 나라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어떤 이미지를 세계와 공유하느냐가 곧 그 국가의 국격(國格)이자 정체성이 된다. K-팝을 기점으로 드라마, 영화, 뷰티, 푸드, IT, 언어, 웹툰, 문학, 패션, 게임, 교육, 국악, 종이접기 등으로 끝없이 확장되는 K-콘텐츠는 이제 더 이상 글로벌 문화 변방의 외침이 아니다. 시각적 경험으로서의 외적 이미지와 즉각적 공감으로서의 내적 이미지가 결합된 K-컬처는 서구 중심 대중문화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협업하며 강력한 소구력을 지닌 ‘관계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상징적인 장면들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시작으로, 그래미의 ‘비주얼 미디어 최우수 주제가상’, 나아가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까지 휩쓸며 전례 없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여기에 오는 3월 21일, 군 복무를 마친 방탄소년단(BTS)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6만여 아미(ARMY)들과 함께 ‘아리랑(ARIRANG)’을 떼창할 예고된 풍경은 정점을 찍는다. 이는 한국 고유의 서사와 인류 보편
“장애인에게 휠체어는 단순한 기구가 아니라 신체의 일부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발’이다.” 비장애인이 신발 없이 집 밖을 나설 수 없듯, 이동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에게 보장구는 생존권이자 이동권 그 자체다. 하지만 최근 장애를 입었거나 기존 보장구가 노후화되어 새 기구가 절실한 장애 당사자들에게 ‘보장구 처방전’을 받는 일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행정의 편의와 심사의 엄격함이 장애인의 발을 묶어버린 형국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보장구 지원 제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전동 휠체어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활동형 수동 휠체어 역시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대다수의 장애 가정에서 이 비용을 오롯이 부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공단은 일정 기준을 정해 전동 휠체어는 188만 1000원, 수동 활동형 휠체어는 9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 금액의 현실성보다 ‘지원받기까지의 과정’에 있다. 6년이라는 긴 내구연한 동안 낡고 부서질 때까지 사용해야 하는 고충은 차치하더라도, 지원을 받기 위한 첫 단추인 ‘처방전’ 발행부터 막혀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정 요건을 갖춘
[ 경기신문 = 박재동 화백 ]
보행자 중심이 아닌 건물과 자동차 중심으로 도시개발이 진행돼오면서 인도와 보도의 안전이 위협받아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들이 인도를 질주하고, 킥보드 등의 무질서한 주차로 ‘보행권’은 점차 위축돼 왔다. 경찰청이 이륜차의 보도 통행을 근절하기 위해 무인단속장비를 도입해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는 소식이다. 차제에 ‘보행권’이 도시설계의 중심 개념으로 자리 잡도록 하고, 관리 단속 시스템 또한 혁신되길 기대한다. 최근 배달 오토바이 등 이륜차가 인도와 보도를 이용해 주행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커지자, 경찰이 기술 기반의 단속 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경찰청은 사람이 다니는 보도를 운행하는 이륜차 등을 단속하기 위해 개발한 ‘보도 통행 단속장비’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장비는 차량 통행이 금지된 보도에서 주행하는 이륜차나 차량을 자동으로 감지한 뒤 번호판을 인식해 추적하고 단속까지 이어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장비는 보도 통행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단해 위반 차량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시범 운영은 수원 KCC 앞 교차로 등 보도 통행 관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자율신경실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자주 만난다. 어지럼증, 두근거림, 만성 피로, 위장기능장애, 수면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다양한 직업군에서 비슷한 호소를 듣게 된다. 그 중에서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는 직업군 가운데 하나가 교사들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이 업무 소진과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과 불안, 만성 피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2023년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젊은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은 교사들이 겪고 있는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교사들은 수업뿐 아니라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행정업무 등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관리하고 보호해야 하는 책임이 크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역시 학교 현장에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약 16%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 기준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초등학생 시기에는 ADHD와 행동 문제가 많고, 중학생 시기에는 불안과 정서 문제가 증가하며, 고등학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내부조차 비판 여론이 압도한다. 국제사회는 이 전쟁이 정당한 명분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주조다. 스페인은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분명했다.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 역시 이란 공습을 위해 자국 공군기지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처럼 국제정치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 언론의 전쟁보도는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 신문들을 보면, 한국 언론의 전쟁보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응축해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극적 제목과 단순화된 서사다. 조선일보 3월 2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트럼프, 단 한번 공습에 ‘37년 철권 통치’ 끝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가 권력을 승계했고, 전쟁은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도한 단순화였다. 같은 날 5면 머리기사 ‘압도적 군사력으로 세계에 ‘FAFO’를 보여줬다’는 표현까지 제목에 등장했다. FAFO는 ‘까불면 죽는다’는 속어다. 전쟁은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세상에는 어렵고 힘들게 삶을 영위하는 이들이 적잖다. 지체·시각·발달 장애인 등이 대표적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중 대부분은 실업 상태이다. 또 직장을 가질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고통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애인은 곧 무능력자'라는 왜곡된 인식이 장애인과 기업주 사이에 아직도 두꺼운 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복지는 선진국의 척도다. 이 점에서 우리는 후진국이다. 국내총생산(GDP)의 0.9% 정도만 장애인에게 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 그친다. 최근 들어 발달장애인 정밀 진단비·재활치료비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소득제한이 있어 한계가 있다. 일자리 마련과 소득 보장, 관련 법안 통과 등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과 사회적 협약이 요청된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이해될 수 있다. '맹자'의 말 "처지를 바꾸어 놓아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易地則皆然)"에서 유래된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보행·교통·주거·교육·일자리 등의 문제가 어렵지 않게 풀릴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어떻게 될지, 얼마나 지속될지 아무도 짐작하기 어려운 요즘이지만 적어도 영화와 관련해서는 분명한 점이 하나 생겼다. 앞으로 할리우드는 미국 우선주의를 그린 군사 액션 영화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이란이나 이슬람 문화권을 지나치게 악마화한다든지 하는 이야기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 할리우드는 장삿속에 능한 곳이고 지금은 ‘명분 없는’ 전쟁을 그린 얘기가 돈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제니퍼 로렌스 주연으로 한동안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는 미국 젊은이들의 월 가 점령 시위, 곧 ‘오큐파이 월스트리트(Occupy Wall Street)’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위는 2011년 9월 17일 월 가에서 시작돼 미국 내 수십 개 도시로 빠르게 확산했고 심지어 파리와 베를린까지 번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극소수 금융자본가들의 호의호식이 드러나자 젊은이들의 분노가 최고조로 치솟은 것이다. 당시 시위대는 미국 내 부의 불평등이 정치적 부패와 민주주의의 훼손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 1편인 ‘헝거게임: 판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