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인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돌봄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인적 자원과 사회적 비용의 한계는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 앞에서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회연대경제 조직들, 특히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벤처에게 지금은 위기이자 거대한 기회의 시점이다. 소셜벤처가 단순한 ‘기술 도입’ 수준을 넘어, 기업의 DNA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AI-네이티브’ 기업으로 거듭나야만 지속가능한 생존과 도약이 가능하다. 과거의 에이지테크가 단순히 고령자의 불편을 해소하는 보조기기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에이지테크는 AI, IoT, 웨어러블이 결합된 고도의 솔루션으로 진화하여 고령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이제 AI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해야 하는 소셜벤처에게 AI는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즈니스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유일한 지렛대이기 때문이다. ‘AI-네이티브 기업’이란 제품 기획부터 서비스 운영, 내부 의사결정 체계에 이르기까지 AI를 핵심 엔진으로 사용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소셜벤처가 AI-네이티
1941년 12월 7일, 이날 까지도 미국과 일본은 워싱턴에서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던 와중이었다. 일본의 남방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자산을 동결하고 석유금수조치를 내리자 이를 둘러싼 협상이 수개월째 진행 중이었다. 결국 일본은 미국과 전쟁을 결정했다. 노무라 기치사부로 주미일본대사가 대미통첩각서(선전포고문)를 들고 미 국무장관 코델 헐에게 찾아갔을 때가 오후 2시. 이 시각은 하와이 기준으로 8시 50분. 헐 장관이 이미 1시간 전 진주만 공격 소식을 들은 뒤였다. 잠시 후 제국해군은 ‘기습에 성공하였음’을 알리는 암호 ‘도라 도라 도라(トラトラトラ)’를 타전한다.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 사건은 국제 정치에서 '선전포고 없는 기습'의 대명사로 꼽힌다. 미국은 이를 "비겁하고 야비한 기습"으로 규정했다. 이는 중립을 지키던 미국 여론을 폭발시켜 제2차 세계대전에 전면적으로 참전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2026년 2월 6일, 이란과 미국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핵 협상을 가졌다. 2월 25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제네바에서의 회담 재개를 앞두고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미국과의 역사적인 합의가 ‘손에 닿을 거리’에 있
경기지역에서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소방 장비와 인력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기도의 산림구조는 면적 대비 인구밀집도가 높고 도시·주거지가 인접해 있다는 특성 때문에 대응 또한 특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무인 로봇 등 첨단 소방 장비가 가장 필요한 곳도 경기도일 것이다. 소방 당국의 ‘드론 순찰·통합 대응’ 운영에 더하여 첨단 소화 장비 도입이 추진되길 기대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2천67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산불의 약 22%를 차지하는 규모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경기도는 산림 면적이 전국의 약 8%(51만2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주거지 인접 지역에 등산객이나 야외 활동 인구가 많은 점이 산불 발생 빈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요즈음 특히 해빙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다. 장기간 건조특보가 지속되면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확대될 위험성이 높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산불 예방과 초기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드론 13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현대의 노동자들은 노동을 권리로 규정하며 안정된 일자리를 요구하지만, 역사 속에서 노동은 결코 권리가 아니었다. 특히 자유 시민에게는 더욱 그랬다. 노동은 농민과 노예가 수행하는 육체적 행위였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노동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노동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계급 구조 속에서 부과된 의무였던 것이다. 산업혁명은 사회 구조를 바꾸는 듯 보였지만, 인간 노동의 본질적 지위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산업 시스템을 유지하는 필수 부속품으로 강화되었을 뿐이다. 한편, 역사 속에는 노동자들이 권리를 위해 싸운 수많은 투쟁이 존재한다. 매년 5월 1일 기념되는 메이데이는 노동자들이 더 나은 임금과 근로 조건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던 역사적 상징이다. 1886년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첫 메이데이 시위는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폭력과 희생을 감수한 사건이었다. 19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러다이크 운동과 사보타지는 기계화로 인간의 노동이 착취당하는 현실에 저항한 사례로, 기계 파괴와 작업 거부라는 급진적 방식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했다. 대한민국의 1987년 대투쟁은 민주주의와 노동권을 동시에 쟁취한 역사적 순간으로, 전국의 노동자들이 단체 행동과
전쟁에는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 그런데 왜 전쟁을 일삼는가? 참으로 어리석은 자들이다. 열흘 넘게 지속되는 중동전쟁. 출구는 보이지 않고 자꾸만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지만 이를 이란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상황이 악화돼 가는 동안 무고한 희생자만 천문학적으로 늘어 간다. 고통스럽게 지켜보다 영화 ‘야만인을 기다리며’의 졸 대령(Colonel Joll)과 트럼프가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선글라스를 끼고 폼 나는 옷을 입고 말을 탄 제국의 졸 대령. 어느 날 그는 부하들을 데리고 사막의 한 마을에 도착한다. 평화롭던 마을은 곧 쑥대밭이 되고 만다. 제국 사람들의 잔인성은 무고한 원주민을 고문하고 가학하고 마을의 지도자인 치안 판사를 박해한다. 소위 문명인처럼 보이는 그들은 그야말로 야만인 중에 야만인이다. 문명과 야만의 차가 무엇인지 재정의 하게 된다. 야만이란 잔인한 짓을 눈 하나 깜짝 않고 자행하는 것 아니던가? 가죽부츠에 멋진 모자와 망토로 제아무리 외관을 치장한들 짐승처럼 군 다면 그들은 결코 문명인이 될 수 없다. MIGA(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란 슬로건으로 포장한 트럼프의 이란 공격 역
지난 2016년 이른바 ‘깔창 생리대’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일부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이 비싼 생리대를 사기 힘들어 운동화 깔창을 대신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생리대 가격이 비싼 탓이다. 곧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에 정부는 급여 수급자나 법정 차상위계층 청소년 등에 바우처 사업으로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의 실집행률은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2021년 84.6%, 2022년 65%, 2023년 80.0%밖에 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미집행 예산이 타 사업으로 전용됐을까. 깔창 생리대 사건으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 뒤에도 생리대 가격은 계속 올랐다. 여기에 더해 2017년엔 일명 ‘릴리안 사태’도 일어났다. 릴리안을 착용한 후 생리양 감소와 생리주기 변화 등 부작용이 생겼다는 논란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안전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편승, 일부업체는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적극 나섰다. 경기도는 2021년부터 11~18세 여성 청소년에게 연 1회 생리용품 구매비 16만 8000원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통령 출마의사를 밝
[ 경기신문 = 박재동 화백 ]
게임업계에서 자회사의 분사는 일상적이다. 엔씨소프트는 2025년 빅파이어게임즈, 루디우스게임즈, 퍼스트파크게임즈, 엔씨큐에이(NC QA), 엔씨아이디에스(NC IDS) 등 5개사를 분사시켰다. 크래프톤은 2024년 인조이스튜디오를, 넥슨은 2024년 민트로켓을 자회사로 전환했다. 게임업계에서 자회사 분사는 계속될 수 있을까? 노란봉투법이 허들이 될 수 있다. 노란봉투법, 즉 개정 노동조합법은 노동쟁의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도 포함하고 있다. 기존 노동조합법에서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은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어서 단체교섭이 제한되었고,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쟁의행위의 목적이 불법이라고 판단되었다. 그렇다면 회사가 물적분할을 통해 특정 사업부문을 독립된 자회사로 분사하기로 결정한다면, 이것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이어서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고용노동부의 해석지침은 ‘기업투자, 합병, 분할, 양도 결정 그 자체로는 근로조건에 실질적,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려워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되지 않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신설
왜 잊어먹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도 애타게 갈구했던 순간을 까마득히 잊고 살아갑니다. 신이든 조상이든 무엇이든, 이번만큼은 꼭 들어달라고 빌던 때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살려달라고, 다른 건 더 바라지도 않겠다고, 딱 한 번만 들어달라고 하늘을 우러르던 나는 더 이상 여기 없습니다. 신이든 조상이든 무엇이든, 갈구했던 대상과의 약속 또한 저버린 지 오래입니다. 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루나 이틀쯤 감사의 마음을 품었을까요.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착하게 살겠노라 한 달이나 두 달쯤 순한 걸음으로 살았을까요. 생각할수록 나는 참 못난 사람입니다. 계급장처럼 나이만 이마에 새긴 채, 착하지도 순하지도 않은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조선소에서 일할 때도 그랬습니다. 도르래로 들어 올리던 철판이 중심을 잃고 내 등을 덮쳤습니다. 허리가 꺾이고 다리가 마비되었습니다. 트럭에 실려 병원으로 가는 내내 빌었습니다. 살려만 주십시오. 대학에 다닐 때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만취한 운전자가 모는 승용차는 이번에도 등 뒤를 덮쳤습니다. 앞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친 나는 맥없이 날아갔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나는 빌었습니다. 이렇게 죽는 건 너무 허무합니다. 두 번의 사고 모두 기적이라고
최근 경기지역에서 금전을 받고 타인의 집이나 재산을 훼손하는 이른바 ‘보복대행’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이다. 온라인 메신저와 익명 플랫폼을 통해 의뢰와 실행이 이뤄지는 새로운 범죄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은 오물 투척, 낙서 등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지만 방치할 경우 끔찍한 ‘무질서 폭력사회’로 가는 길목이 열릴 수 있어 싹을 강력하게 자르는 발본색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 등에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사적 보복 대행을 알선하는 게시글들이 쉽게 나타나고 있다. 게시글은 ‘법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의뢰인의 원한을 풀어주겠다’며 직장 동료 및 지인을 상대로 하는 ‘이미지 타격’, ‘사고 위장 신체 손상’, ‘범죄 혐의 뒤집어씌우기’ 등 각종 범죄 의뢰를 유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을 통한 보복 대행 범죄는 이미 경기지역 곳곳에서 발생,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는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화성 동탄에서 돈을 받는 대가로 특정인의 아파트 현관문에 오물을 뿌리고 래커로 낙서를 하는 등 보복성 범행을 저지른 20대가 붙잡혀 검찰에 송치됐다. 피의자는 온라인을 통해 범행을 의뢰받은 뒤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 경기신문 = 황기홍 화백 ]
2월 28일,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라는 이름 아래 시작된 중동의 포화는 우리가 발 딛고 있던 세계를 근저에서부터 흔들고 있다. 테헤란 상공을 가르는 정밀 유도 미사일과 이란 최고 지도부의 사망 소식은 수십 년간 국제 사회를 지탱해 온 대화와 타협이라는 외교적 수사들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이었는지를 폭로한다. 특히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수성 속에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 이번 전쟁은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태어나서 지금까지 배워온 평화가 완전히 끝났음을 알리는 것처럼 느낀다. 이번 전쟁은 냉전 종식 이후 인류가 공유해온 낙관주의적, 합리주의적 역사관의 완전한 파산을 의미한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세기 가까이 중동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체제가 일주일 만에 해체 단계에 접어든 것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압도적인 폭력이 국제 질서를 재편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임을 증명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선언했던 ‘역사의 종언’, 즉 자유민주주의의 승리와 진보에 대한 믿음은 포화와 함께 전장의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힘이 곧 정의라는 날것의 현실주의이며, 이는 비교적 평화로운 탈냉전기에 태어나 성장
2026년 2월 22일,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로 총 10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13위라는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제 그 바통을 이어받아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 동안 동계 패럴림픽이 개최된다. 한국은 5개 종목(알파인스키·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스키·스노보드·휠체어컬링)에 40여 명의 선수단이 출전한다. 한계를 뛰어넘는 드라마는 계속된다. ◇'화이트 올림픽'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숨겨진 장벽 동계 올림픽은 흔히 '화이트 올림픽(White Olympics)'이라 불린다. 눈과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축제라는 뜻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뼈아픈 지정학적·경제적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 동계 스포츠는 하계 종목과 달리 자본과 인프라의 집약체다. 신발 하나면 시작할 수 있는 하계 종목들과 달리, 억 단위를 호가하는 봅슬레이 썰매와 첨단 소재의 스키 장비는 가난한 국가들에게 시작부터 압도적인 비용의 장벽을 세운다. 동계 올림픽이 오랫동안 돈 많은 북반구 국가들의 전유물이라 불렸던 이유다. ◇불모지에서 기적을 일궈낸 개척자들 대한민국은 이 견고한 성벽을 허물어뜨린 국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