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코로나 K방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4·15총선을 압도적으로 승리한 여당. 축제 분위기 속에 샴페인을 터트리기 무섭게 몰아친 찬 서리. 북한은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탄으로 폭파하고 금방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도발해 왔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문제는 공정성시비를 불러일으키며 민심을 들끓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아파트값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이대로는 큰일이다 싶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소환했다. 그런데 어인일일까.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을 엉망으로 끌고 온 김 장관을 문책하기는커녕 또 한번 신임하고 지지를 보냈다. 22번의 정책 실패를 거듭해 온 장관에게 너무 관대한 것은 아니었는가. 지난 3년간 실패한 장관에게 여전히 기대할 게 남아있다는 말인가. 이쯤해서 선수교체를 해야 다음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주 각료들을 일부 교체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지난 6월 말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대패하자 쇄신을 해야 했고, 또 하나는 2년 후 치러질
그동안 공동주택 경비 노동자에 대한 일부 입주민의 심각한 ‘갑질’ 행위가 잇따라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경기도는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안을 최종 결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은 2000년 경기도가 만든 공동주택 관리 또는 사용 기준 안으로써 각 아파트는 이 관리규약 준칙을 참조해 자체 관리규약을 만들고 있다. 경기도의 이번 개정안은 경비원, 미화원 등 공동주택 관리노동자에 대한 폭언·폭행 등 갑질 행위 금지를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명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 제14조 업무방해 금지 등에 ‘관리주체, 입주자대표회의, 입주자 등은 공동주택 내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경비원, 미화원, 관리사무소 직원 등 근로자에게 폭언, 폭행,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다. 개정된 준칙은 공동주택 단지에서 활용하며, 전체 입주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관리규약을 개정하게 된다. 최근 경비노동자들의 갑질 피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이 준칙 개정안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 알 수는 없다. 그나마 이제라도 바람직한 공동주택문화의 합리적 기준이 마련됐다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의 질타를 받는 중인 정부·여당이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잇달아 나오는 두더지 잡기식 정책들을 빗대어 ‘사지도, 팔지도, 살지도 말라더니 이젠 물려주지도 말라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불거진다. 부동산 정책이 온통 ‘강남’만을 조급하게 시비하는 쪽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강남의 장점을 여러 곳으로 분산해 다수의 명품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귀가 솔깃해진다. 정부는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취득세율을 현행 주택가격의 1~4%에서 8~12%로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 6월부터는 2년 미만 단기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현행 40~42%에서 60~70%로 높아지고, 다주택자에 대한 10~20%의 양도세 중과세율도 20~30%로 올라간다. 다주택자 투기의 ‘우회로’로 거론되는 증여에 대해서도 증여 취득세 상향 조정 등을 통해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불로소득’인 부동산 시세차익에 대해 관용은 없다는 기조와 다주택을 이용해 소득을 추구하는 일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재확인일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지금의 주
“학습됐을 법도 한데, 그게 쉽지 않네요.” 날카로운 폭발음과 함께 4층 콘크리트 건물이 힘없이 내려앉았다. 2018년 세계인의 주목과 기대 속에 진행됐던 4·27 판문점 선언과 그 상징으로 여겨졌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년여 만에 파국을 맞는 모양새다. 잊힐만하면 반복되는 남북 갈등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접경 지역주민들이다. 일상생활 제한으로 겪는 불편함을 넘어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과 같은 준전시 상황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와 염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간단한 이삿짐을 머리맡에 두고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 동향에 가슴 졸이는 이들에게 정상적인 삶터로의 복귀는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사건 직후, 경기도는 경기 북부 접경 지역 5개 시군을 대상으로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한 관계자 출입은 물론 관련 물품의 준비, 운반, 살포, 사용 등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더불어 이를 어길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린다. 경기도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41조를 강조하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배치된다는 전문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결국 실제 형사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또 다시 대형 참사가 벌어진다. ‘재난 공화국’이란 소리를 들어도 항변할 말이 없다. 실제로 경기도가 지난 5월 11일부터 6월 25일까지 45일간 실시한 특별 안전 점검 결과 관계법령을 위반한 경기도내 대형공사장들이 대거 적발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도내 대형공사장(연면적 3천㎡) 1천13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 안전점검, 소방관련업 지도·감독, 공사장 소방안전패트롤 단속에서 9.3%인 105곳(130건)이 불량판정을 받았다. 소방기술자·소방감리원 배치 위반이 가장 많았으며 소방시설 착공신고 위반, 소방시설공사 불법 하도급, 무허가 위험물 등이었다. 이 가운데 한 물류센터 공사장은 현장에 소방기술자를 배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무허가 위험물을 저장했고, 소방시설 하도급계약과 착공신고도 위반하는 등 총체적으로 불량한 상태여서 시공업체와 시공사 대표가 입건되고 과태료와 행정처분도 함께 받았다. 지난 4월 29일 이천에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 38명이 숨졌다. 2008년 1월과 12월 각40명,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와 비슷하다. 사고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의 긴 진창 속에서 ‘혈장 치료제’ 개발에 진전이 있다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방역 당국은 임상에 필요한 혈장 확보를 완료한 상태로 이번 주부터 혈장제제를 생산하고 임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인하대병원은 코로나19 환자 5명이 혈액형이 다른 완치자의 혈장으로 완치됐다는 성과도 밝혔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애매한 효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 ‘혈장 치료’체계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혈장치료제는 재료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아직 확실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빠른 대안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내 제약사 GC녹십자가 개발을 맡은 혈장 치료제 임상에 필요한 혈장은 최소 130명분 이상이다. 당국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완치자 375명 중 171명의 혈장을 받아놨고, 대구와 경북지역 신천지교회 신도 완치자 500명의 혈장도 기증이 시작됐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여러 유효 면역 항체(중화항체)를 추출해 만드는 전문의약품이다. 안전성은 물론 백신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어서 이론상 완벽한 약이지만 전 세계가 개발에 뛰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충격적인 자진 사건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박 시장의 비보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은 유사한 추문에 연루돼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다. 아직 석연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정황증거 상 박 시장의 죽음 역시 시장실 여비서의 ‘미투(Me too)’ 고소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유력하다. 아무리 그래도 박 시장의 마지막 선택에 동의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박 시장의 비극적 종말은 진영의식의 포로가 돼버린 정치권에 또 한바탕 대결적 논쟁을 몰아오고 있다. 논쟁의 핵심에는 서울시가 결정한 서울시장(葬)을 놓고 벌이는 ‘과잉 장례식’ 비판, 성추행 피해자가 존재하는 인사의 장례에 대한 조문의 당·부당 문제다. 하나는 한 인물이 남긴 업적에 대한 평가에 연결돼 있고, 또 하나는 좀처럼 설명되지 않는 지도층의 천박한 성인지감수성(性認知感受性) 문제와 연관돼 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수행 여비서에 대한 위력에 의한 성폭행 혐의로 영어(囹圄)의 몸이 돼 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자 곧바로 ‘잘못했다’고 죄를 깨끗이 인정하고 징벌을 감수하고 있다. 오거돈 전 시장 역시 자신의 범법을 전면 부
“지방자치 30년이 된 이제는 우리의 감시·감사 기능으로 충분히 자주적 결정을 할 수 있고 독립할 때가 됐다.” 지난 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가조달시스템(나라장터)의 지방조달 독점 개선을 위한 공정조달시스템 자체 개발·운영 전문가 간담회’에서 안병용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의정부시장)이 한 말에 동의한다. 이날 간담회에 나선 전문가들도 조달청이 독점하고 있는 조달시장에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조달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는 경기도의 입장에 적극 공감했다. “조달청에서 구매했다는 것만으로 면책되는 현재 담합구조가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 “공정한 경쟁을 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를 하려면 저희 같은 일반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할 것”(김기태 아이코맥스 대표이사), “지역에 환원되는 공공조달 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라는 의견을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나라장터 물품 가격 비교를 해본 결과 시장가보다 더 비싼 경우가 90개 발견됐다면서 “대량 구매하니까 더 싸야 하는데 강제로 비싸게 사는 것”이라고 조달청의 독점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경쟁이 배제되면 부정이
이덕일의 역사를 말하다 <5> 임나일본부설은 극복되었나 ④ 임나는 가야인가? 가야사 전공자들은 “우리 학계는 임나일본부설을 극복했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운다. 그런데 ‘임나일본부설’을 ‘극복’했다고 말하려면 ‘임나일본부설’의 핵심사항을 제시한 후 그 내용들과 자신들의 견해가 다름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임나일본부설이란 무엇인가? 일본에서 가장 방대한 ‘일본사대사전(전7권)’에서 ‘임나일본부’를 찾아보자. 이 사전의 ‘색인’은 임나일본부에 대해서 2권과 6권을 각각 찾아보라고 안내하고 있다. 6권을 찾아보니 ‘임나일본부’라는 제목의 항목이 나온다. 그런데 2권을 찾아보니 ‘김해가라(金海加羅)’가 나온다. 임나일본부와 김해가라, 즉 금관가야가 같다는 것이다. 남한 강단사학자들이 “임나일본부설을 극복했다”라고 말하려면 “가야는 임나가 아니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총론으로는 “임나일본부설을 극복했다”고 말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어김없이 ‘임나는 가야다’라는 ‘임나=가야설’을 주장한다.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하면서 내미는 여권은 일본여권을 내미는 것이다. 아유카이 후사노신은 위대한 학자? 대한민국 국사편찬위원회는 1991년부터 2003년까지 모두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