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요리’, 혹은 ‘실험실 고기’라 불리는 배양육(cultured meat)은 세포공학기술로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조고기를 말한다. 1960년대 말 식량의 대안(代案)으로 미국·일본 등에서 개발된 ‘콩 고기’와는 전혀 다르다. 배양육은 동물에게서 떼어낸 작은 세포를 배양해 고깃덩이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이러한 배양육으로 만든 세계 첫 햄버거 시식회가 영국 런던에서 열려 세계적인 뉴스가 됐다. 하지만 당시 햄버거 1개분 배양육 생산비가 개당 30달러 이상에 달해 실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벤처기업이 배양육 생산비를 극적으로 낮추는데 성공, 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첫 제품은치킨 너겟이 가장 유력하다고도 한다. 세포 1개가 치킨 너겟 1개분의 ‘고깃덩이’로 자라는데는 2주일 정도 걸린다. 배양액의 성분은 식물에서 유래한 단백질 등이 주 원료다. 그런가 하면 세계 각지의 식물에서 채취한 영양분을 조합해 어떻게 빨리, 저렴하게 세포를 배양할지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배양액이 탄생할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같은 배양액을 가축에게 사료를 주는 것처럼 세포에 공급해주면서 고기덩어리로 만든다는 것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정윤천 … 엄니요? 근디 어째사끄라우. 해필 엊그저께 희재 요놈의 가시낭구헌티 멧 푼 올려불고 났더니만, 오늘 사 말고 딱딱 글거봐도 육십마넌 빼끼 안되야부요야 메칠만 지돌리먼 한 오십마넌 더 맹글어서 부칠랑께 우선 급헌 대로 땜빵하고 보십시다 잉. 모처럼 큰맘 묵고 기별헌 거이 가튼디, 아싸리 못혀줘서 지도 잠 거시기하요야. 어쩌겄소. 헐헐, 요새 사는 거이 다 그런단 말이요. 떠그럴, 사십마넌 땜에 그날 밤 오래 잠 달아 나버렸다. -정윤천 시집 ‘구석’ / 실천문학사·2007 고향, 구석진 기억의 저편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의 전화는 누구에게 있을 법하다. 모자간의 사랑이 거리를 초월하며 바짝 맞닿은 사랑을 보여준다. 자연스러운 방언으로 어머니와 통화하는 화자는 기억으로부터 멀어지는 도화지의 나이며, 한 시도 제 자리를 떠나지 않은 구석, 어머니의 끊길 듯 끊어지지 않는 사랑의 닻줄이다. 사랑은 우리들의 긴한 시간의 어깨 위로 아름다운 빛깔로 낮은 치마를 어루만지며 바람의 숨결처럼 오늘도 불고 있는 것 ‘저녁의 시’다./김윤환 시인
칸딘스키가 ‘즉흥 19’를 완성하였을 즈음, 그는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그 당시 바그너의 오페라는 음악가뿐만 아니라 미술가, 문학가에게도 매우 강렬한 인상을 선사했다. 칸딘스키는 바그너의 ‘로엔그린’을 감상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내 영혼에서 갖가지 색을 보았다. 내 눈앞에 색이 있었다. 그리고 거친 선들이, 거의 미친 듯한 선들이 내 앞에 펼쳐졌다.” 음악을 사랑했던 칸딘스키는 바그너의 ‘로엔그린’을 통해 체험했던 그 찬란한 색채들을 과감하게 캔버스 위로 펼치기 시작한다. 음악에서 얻은 감흥을 극대화하고자 형태를 지극히 단순화시키거나 생략했다. 아직 칸딘스키가 온전한 추상화로 가기 이전이었기에 이때까지는 그가 무엇을 캔버스에 그려놓았는지 우리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칸딘스키가 진정 그리고자 했던 것은 식별할 수 있는 나무나 산, 집과 같은 대상이 아니었다. 캔버스를 자유롭게 뛰놀고 있는 색채를 통해 내면적인 감흥, 정신적인 세계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 그의 진정한 의도였기 때문이다. 칸딘스키의 ‘즉흥 19’를 보고 있노라면
서울 시내버스 노조 파업이 가결됐다. 9일 서울시 버스노동조합은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 결과 89.3%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버스노조와 서울시 버스운송사업간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전국자동차노동조합총연맹이 예고한 이달 15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란다. 지난 5월 4일부터 평택시 택시요금이 인상됐다. 택시 기본요금(2㎞)이 3천원에서 3천800원으로 인상되었고 거리요금도 100원에서 104원으로 시간요금은 27초당 100원에서 25초당100원으로 각각 인상되었다. 택시요금도 인상폭이 큰데 버스마저 파업에 들어간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고 불편 또한 클 것이다. 택시요금이 인상되었다고 서비스가 좋아진 것도 아니다. 심야요금 할증 시간대가 되면 택시는 가급적 손님을 태우지 않기 위해 경광등을 끄고 다니기도 한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택시가 자정이 지나면서 한 몫에 쏟아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지난 달 동인들과 나들이를 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고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충남의 한 역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택시를 탔다. 20여분 남짓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기사의 불친절이 이어졌다. 수목원을 식물원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13일 대학교수의 미성년 공저자 논문에 관한 실태조사와 조치결과를 발표했다.교육부에 따르면 2007년 이후 10여년간의 논문을 조사한 결과 전국 50개 대학 전·현직 교수 87명이 139건의 논문에 자신의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등 5개 대학교수 7명은 논문 12건에 미성년 자녀가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공저자로 올렸다. 이중 미성년 자녀 8명은 국내외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가 같은 기간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가조사에서는 더 많은 끼워 넣기가 드러났다. 교수 자녀에 국한하지 않고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등재한 경우는 410건에 달했다. 관련 교수는 56개 대학에 255명으로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앞선 조사 때 드러나지 않았던 교수 자녀 끼워 넣기 행위가 21건 추가로 확인됐다.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은 2014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 상의 논문 기재를 금하고 있다. 편법으로 작성된 논문이 대입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그러나 현행 대입 전형에서도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때 수험생에게 유리하게 활용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교수들의 윤리적 일탈은 부실학회 참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
예전에 지역경제의 중심이었던 전통시장은 현대화의 바람과 함께 대형 마트와 골목까지 밀고 들어 온 대기업들의 SSM,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중앙 정부와 각 지방정부, 그리고 전통시장 상인, 지역민들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으나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전통시장들이 살아나고 있다. 어떤 시장들은 젊은이들과 외국 관광객들까지 몰리는 관광명소로 변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점포경영 실태조사'를 보면 그간 계속 감소하던 전통시장 매출이 2014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4년 동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매출액은 20조1천억 원이었는데 2017년엔 22조6천억 원까지 상승했다. 전통시장을 이용한 고객 수 역시 2014년 18억명에서 2017년 20억명으로 11%나 늘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통시장의 매출 상승세 원인을 전통시장 특성화시장 육성사업 때문이라고 파악한다.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은 쇠퇴하던 전통시장 개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그동안 시장 주차장 확충과
광명시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에서 패싱(passing) 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광명시의 입장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토부는 광명시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구로차량기지를 일방적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공고 절차를 마무리하고 주민설명회를 광명시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일 ‘차량기지 밤일마을 대책위원회’와 함께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 200여 명이 농성을 벌이면서 결국 설명회가 무산됐다. 지금 광명 지역 곳곳에는 국토부의 일방적인 사업 진행에 반발하면서 이를 규탄하는 각종 단체들의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구로차량기지는 기획재정부가 인정하는 혐오시설이다. 기재부가 지난 2016년 12월 의뢰를 통해 조사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타당성 보고서에는 ‘차량기지 운영에 따른 소음과 진동 등에 대한 민원이 장기적으로 제기’, ‘도심지 내 민원발생시설을 시 외곽으로 이전함으로써 시민의 생활의 개선’이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기재부의 보고서대로라
김예린(파주 문산수억고)이 제65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김예린은 1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고등부 개인전 결승에서 이다은(대전 호수돈여고)을 세트스코어 3-0(11-7 12-10 11-6)으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예린은 이어 열린 여고부 단체전 결승에서 팀이 수원 청명고를 종합전적 3-1로 꺾고 우승하는 데 기여했고 전날 열린 여고부 복식에서도 이한나와 팀을 이뤄 이채연-이호진 조(경북 근화여고)를 세트스코어 3-0(11-3 11-5 11-8)으로 제압해 3관왕에 등극했다. 문산수억고는 단체전 결승 제1단식에서 김지민이 청명고 최지인에게 0-3(8-11 3-11 6-11)로 패했지만 제2단식에서 김예린이 상대 권아현을 3-0(11-5 11-6 11-7)으로 제압한 뒤 제3복식에서 김예린-유한나 조가 최지인-권아현 조를 3-0(11-4 11-4 11-7)으로 따돌린 데 이어 제4단식에서도 유한나가 청명고 정다나에게 3-1(11-6 8-11 11-6 11-4)로 승리를 거둬 우승을 확정지었다. 여중부 단체전에서는 수원 청명중이 대전 호수돈여중을 종합전적 3-2로 힘겹게 따돌리고 패권을 안았다. 여중부 복식에서 김
백양나무 /박설희 염소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흰 염소 검은 염소 염소를 길렀는데 순하고 힘센 염소를 길렀는데 발자국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염소 어디로 갔는지 몇 마리를 잃은 건지 애써 기른게 구름이었나 바람이었나 한가로이 내려다 보는 흰구름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발치는 늘 압록강 물에 젖어 방목의 세월 푸르게 기다려 - 시집 ‘꽃은 바퀴다’ 중 읽으면 읽을 수록 쓸쓸해 지는 시다. 애써 기른 우리의 염소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몸 여기 저기 거뭇거뭇한 발자국 흔적만 남기고, 기력이 쇠하고 얼굴에 주름이 패이도록 몰두해 오던, 빈 손 빈 가슴만 남겨 둔 채 사라져 버린, 이제는 애써 기른 것들이 구름이었는지 바람이었는지 기억조차 가물한 여기, 발치는 여전히 찬 물에 젖은 채 그리움만 하세월 푸르고 푸른 우리들의 자서. /시인 최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