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기술농담] 그럼에도 대학원에 올 후배들에게
대학원에 가도 될지 묻는 후배들에게는 “대학원 오지 말라”고 하는 게 낫다. 당장의 수입도 미래의 기약도 없는 생활이 초래할 고통의 무시무시함을 충분히 알려주는 게 낫다. 겁을 주어도 어차피 입학할 사람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입학할 것이므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종국에 연구자로서 만나게 되므로. 연구자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나름의 해답을 찾는 자다. 짧게는 수 십 년, 길게는 수 천 년의 앞선 대화를 복기하고 향후 이어질 수 천 년의 대화를 기대하는 사람이다. 작게는 스스로를, 크게는 공동체를 더 낫게 만들기를 소망하며 자신이 깨달은 바를 밝히는 것이 그의 소명이다. 본인만 어여뻐할 어떤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을 견디지 못해 수 년을 쏟는다. 막스 베버는 이 마음을 “문외한인 모든 사람들로부터는 조롱당하는 기이한 도취”라고 했다. 과학 강국을 표방하면서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는 정부의 모순 앞에서 청년 연구자의 삶은 더욱 불안정하다. 장비 구매는 고사하고, 있던 장비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졌다. 젊은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문은 여느 때보다 좁다.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는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다시 확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