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고 [시와함께하는 오늘] 장대비 단상
장대비 단상斷想 박 수 중 오래전 첫사랑과의 이별같이 찾아온 장대비를 흠뻑 맞으며 일순一瞬 떠오른 생각은 우주의 심연속으로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64000개 점으로 이루어진 별들 속에 한개 푸른 점. 그 속에 76억 생각이 살고 있고 그 생각속에서 생명이 생겨나고 사라지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시작이 있고 끝이 있느니 의미의 있고 없음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마는 대체 우주속 먼지의 먼지, 그 먼지의 10대손孫 먼지만도 못한 내 그리움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박수중 1944년 황해 연백 출신. 서울대 법학과 졸업. <미네르바>로 등단. 한국문학인상. 시집 '클라우드 방식으로' '박제' '크레바스' '볼레로' '꿈을 자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