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고 [시와함께하는 오늘] 낮은 집
낮은 집 서 승 현 오솔길 풀숲 속 작은 집 하나 있다 낮게 등 굽히고 엎드려 있다 간간히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오랜 고요 흔들며 잠길 속 흐르는 집 햇살 뜨거우면 둘러 선 나무들 낙엽 몇 선선히 떨어뜨려 주고 낮은 등 더욱 굽혀 흙더미 끌어안은 채 세월 속 스러지는 오래 된 집 낮게, 또 낮게 엎드리다 오체투지 평지되어 바람결에 흩어져 버릴 집 언젠가는 돌아가야 될 지상에서 가장 낮은 집 서승현 1962년 강원 태백출생. 광주대문창과,전남대 국문과, 동신대 박사. 2001년 계간 ‘시와사람’ 신인상 등단, 시집으로 ‘푸른현호색꽃 성채에 들다’가 있음. 2001년 제2회 전국가사·시조창작대회 대상 수상, 제5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인회 우수작품상 수상. ‘시와사람’ 편집장 및 ‘시와사람시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