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한 소새울 품에 안고서 겨레의 선봉들이 모여 들으니 맑고 씩씩하게 자라 나가세. 우리들의 앞날에 희망 있도다. 빛내세. 길이길이 공도중학교” 64년 전통을 자랑하는 안성 공도중학교 교가 가사다. 반세기를 넘게 불러온 유서 깊은 교가를 공도중은 교사‧학생‧학부모 등 참여해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유는 작곡가가 친일 인사 이흥렬(1909~1980)이기 때문이다. 이흥렬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유명 음악가다.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에 친일 음악가로 이흥렬, 김동진, 현제명, 김성태 등을 등재했다. 군가 ‘진짜 사나이’, 동요 ‘섬집 아기’, 어버이날에 흔히 부르는 ‘어머니의 마음’이 이흥렬의 대표작이다. 이흥렬은 일제 황국신민화와 내선일체를 목적으로 친일 활동에 나섰다. 조선음악협회에서 음악보국운동으로 군국가요를 반주해 일본음악 보급을 주도했다. 1937년 중‧일 전쟁 이후 조선인 징집을 장려하고, 군부 우상화 작업을 위해 경성후생실내악단과 대화악단에서 활동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당대 예술인들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였다”며 “이흥렬은 음악으로 일제에 봉사하며 충성을 다했다”고 밝혔다. ◇ ‘일제 잔재 청산’ 나선 도
안성 공도중학교가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어 여러 일제 잔재 용어를 개선했다고 10일 밝혔다. 올바른 역사의식 및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주적 학교문화를 조성하고자 올해 개교 64주년을 맞아 친일 음악가가 작곡한 교가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공도중학교의 교가는 친일일파 음악가인 이흥렬(1909~1980)이 작곡했다. 이흥렬은 '섬집 아기', '봄이 오면' 등 동요·가곡 수백 곡을 작곡한 음악가로,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 음악 단체 '대화악단'과 '경성 후생악단'에서 활동해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랐다. 이에 공도중은 학교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가를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교가 교체에 대한 학생들의 긍정적 의견 수렴과, 비대면 설문을 통한 학부모 중 92%가 찬성해 공도중은 교가 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사도 현 시대에 맞지 않는 군가풍 일색으로 현재 가사를 공모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도중의 교가 교체는 3·1운동의 대표적 발원지인 안성지역에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계승하는 것으로, 친일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 [ 경기신문 = 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