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칸 영화제’ 외유와 거짓 해명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경기도의회 윤화섭(민·안산) 의장이 거취를 결정하겠다던 약속을 두 차례나 어기며 사태 수습 및 도의회 정상화를 위해 윤 의장 본인이 제안한 양당 대표의원과의 ‘3자 회동’마저 무산시키는 등 돌발 행동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윤 의장의 이같은 돌발행동에 자진 사퇴를 전제로 원포인트 임시회를 개최하는 등 정상적인 의사일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3자 회동’조차 무산되면서 신임 민주당 대표의원과 새누리당 대표의원만 난감한 입장에 놓였다.
도의회 민주당은 18일 1년 임기의 신임 대표의원으로 재선의 강득구(안양) 의원을 선출했다.▶관련기사 3면
이날 투표에 앞서 김경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불신임안 추진을 거부하고 당론으로 자진사퇴만 요구했던 것은 도덕적으로는 비난받을 수 있어도 법령상 문제가 없다는 근거 하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윤 의장이 거취를 결정짓겠다고 통보해와 희망을 얻기도 했었고 결국 다시 한번 절망했지만 우리는 오늘 뽑힐 새로운 대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히고 새 대표단에 공을 넘겼다.
이는 윤 의장이 직접 이승철(수원) 새누리당 대표를 통해 민주당 대표의원 선출이 끝나는 대로 민주당 신임대표, 새누리당 대표와의 3자 회동을 가질 것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통해 윤 의장은 자신의 거취를 결정짓고 향후 의사일정 진행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돌연 일체의 연락을 끊은 채 3자 회동에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자신의 입장을 철회한 셈이다. 양당 모두 사전에 아무런 입장도 전달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같은 윤 의장의 행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이번 사태에 대해 강경 입장을 밝히지 않아온 신임 강 대표를 믿고 시간끌기에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동료 의원들의 부적절한 해외여행 등을 무기로 내세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한 뒤 의장직 유지를 강행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자진사퇴’라는 당론을 내세운 상황에서 윤 의장을 끌어안고 가는데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윤 의장의 의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윤 의장에 돌발행동에 양당 대표는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민주당이 신임 대표와 함께 결단을 내리지 못할 경우 윤 의장 사태는 장기화로 치닫게 됐다.
결국 강 대표는 도당과 협의를 거쳐 윤 의장과의 대화를 나서기로 하고, 19일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 향후 일정과 해결방안을 모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