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천700여㎞, 최대고도는 약 550여㎞로 판단했으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3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미사일이 이날 오전 6시 6분께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상공을 통과했고 오전 6시 12분께 에리모미사키의 동쪽 1천180㎞ 태평양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는 지금까지 일본 내 피해 상황과 미사일 낙하물은 보고되지 않았고 미사일은 3개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자위대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지는 않았다. 우리 군 기준으로 사거리 1천∼3천㎞의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분류되지만, 비행거리가 2천700㎞에 달한다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9일 미군기지가 있는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북한은 IRBM인 화성-12형 4발을 괌 주변 해역에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는 괌에 이르는 거리(약 3천500㎞)에는 못 미치지만, 언제든지 일본 상공을 넘어 괌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금까지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발사로 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정상각도로 쏜 점도 주목할 만하다.
IRBM급 탄도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함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북한의 무기화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에도 대형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한반도 안보 정세는 또 한 번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으로 우려된다./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