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북측에 군사당국회담과 함께 적십자회담을 제안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자고 한 데 이어 고위급회담에서 또다시 같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적 환경을 보장하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남북간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고 했을 뿐 구체적인 답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2015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설은 2월 16일이라 같은 달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포함돼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이어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까지 합의되면 평창뿐만 아니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도 남북 간 대형 이벤트가 벌어지게 된다.
북한은 지난해 6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관계자의 외신 인터뷰라는 형식을 통해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성 종업원들의 송환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에 조건으로 걸어둔 상태이기는 하다.
하지만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관계 복원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 북측이 여종업원 송환 조건에 꼭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래도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낙관하기는 쉽지만은 않다.
북한은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에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조건을 건 사례가 적지 않았다.
또 설까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다.
그러나 통일부는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해서 반드시 연휴에 날짜를 맞출 필요는 없고 과거에도 명절을 계기 삼아 다소 여유를 두고 상봉일을 잡은 적도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할 최우선적 과제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번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인 조 장관 역시 자신이 실향민 2세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을 강조해왔다.
이산가족 신청자는 13만 명이 넘지만 2015년 10월까지 20차례 열린 상봉행사에서는 4천185건의 상봉만 성사됐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