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권수진 한여름 밤 어미니 야윈 등짝 위로 아폴로 우주선 한 대가 착륙했다 엄마, 오늘은 꼭 운동화를 사야해요 제발 용돈 좀 올려주세요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긴 촉수를 살갗 깊숙이 푹 꽂는다 신경이 곤두선 어머니는 한밤중에도 자꾸만 맴도는 그 소리를 잊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잠을 설치다가 상처자국에 남몰래 물파스를 발랐다 한 번 피를 빨아먹을 때 자기체중의 두 배까지 몸집을 불린다는 모기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내 곁으로 모기가 접근하기도 전에 얼른 살충제를 뿌린다 칙칙, 치이이익- - 시집 ‘철학적인 하루’ 중에서 자식은 부모의 피를 빨아먹으면서도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 등골을 빼먹으면서도 그래서 부모의 등이 굽고 야위어 가는지를 모른다. 어른이 되어서도 모른다. ‘꼭 너 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야 내 속을 알지’라는 푸념이나 늘어놓는 부모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을 내치지 않는다. 자식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지 못해 속이 문드러지고 가슴이 미어져도, 자신의 피를 팔아 자식을 먹이고 입히면서도 남몰래 속으로 상처나 어루만지는 부모 속을 자식은 언제쯤 알게 될까. 어느 새 훌쩍 자라 어른이 된
주택을 3채 가진 아는 지인이 금년에 종합부동산세가 더 강화되었다는데, 절세를 위한 좋은 방안이 없는지 상담하러 왔다.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전체적으로 인상되고, 3주택 이상자 및 조정지역 2주택자에게 0.1~0.5%p가 추가과세 된다. 세금부담 150% 상한도 조정지역 2주택자는 200%, 3주택 이상은 300%로 확대되었다. 공시지가와 공정시장가액도 매년 인상되고 있다. 지인은 강남에 15년이상 보유한 시가 20억원, 13억원(7억5천만원에 전세를 주고 있고, 취득가는 7억원)하는 아파트 2채를 남편 명의로 보유하고 있고, 시골에 시가 1억원 주택 한 채가 있는 상황이다. 시골 주택은 조상 대대로 물려온 집으로서 팔기 어려운 입장이다. 강화되는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보유 주택 수를 줄여야 하는데 어떤 대책이 효과적인지 상담하러 온 지인의 케이스를 들어 살펴본다. 첫째,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금년에는 보유세가 2천800만원, 2021년에는 3천600만원, 2022년에는 4천4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보유세 부담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서 소득이 일정한 봉급생활자 입장에서는 감내하기가 어렵다. 둘째, 시가 13억원 하는
▲윤신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김용남 자유한국당 수원병 예비후보 ▲조대현 더불어민주당 화성갑 예비후보
‘외삼촌 떡도 맛있어야 산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국산품을 애용하자고 애국심에 호소해도 소비자인 국민들은 품질 좋은 물건에 손이 가게 마련이다. 그것이 미국이든, 독일이든, 일본이든 말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은 물건을 잘 만들어 내는 나라들의 제품을 선호했다. 특히 일본제품이 그랬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맥주는 불티나게 팔렸고 일본 여행지에서 우리말을 듣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하자 일본제품 불매 운동과 일본여행 자제 운동이 시작됐다. 초기에 유니클로 관계자 등 일본 일부에서 ‘냄비근성’ 운운하며 일본 측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비웃었다. 일본은 한국의 불매운동이 과거에 성공한 적이 없고 일본에 대한 실질적 영향이 미미하다며 일부러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한국불매 운동 낮에는 반일, 밤에는 아사히 맥주로 건배, 어처구니없는 실태”라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수입맥주 중 아사히가 가장 맛있고 인기 있기 때문에 일본 제품을 철거해도 판매점 매출이 떨어질 뿐“이라는 것이다. 이
사상 최악이라고 불리는 호주 산불은 아직 진행형이다. 지난해 9월 발생했다. 진화는 속수무책이고 후폭풍도 엄청날 전망이다. 원인 분석도 다양하다. 무차별적인 개발로 인한 지하수 고갈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기후 변화’를 꼽는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폴(Dipole)’이다. 인도양의 온도가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을 보여 서쪽에는 홍수와 폭우, 동쪽에는 가뭄과 폭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충돌이 지난해 60년만에 최고조에 달하면서 인도양 동쪽에 위치한 호주에 대화마(大火魔)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더 심각한 것은 산불로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켜 보다 심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니 캄캄하다. 2040년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미래 예견 컴퓨터 ‘월드3’의 예언이 맞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호주 산불이 가져온 자연 피해는 끔찍하다. 호주의 상징이었던 코알라와 두나트 등 동물 12억 5천여 마리가 희생됐다. 코알라는 멸종위기다. 1천만 ㏊ 이상의 면적이 불에 탔다. 인명 피해도 수십 명에 달한다. 하늘이 내리는 무시무시한 경고다. 인류는 물론 지구의 종말까지 조심스레 점쳐진다. 인류야 스스로 저지른 벌을 받는다고 하지만 다
명상은 멘탈경쟁력을 향상시킨다. 현대 뇌 과학의 발달로 명상의 효과가 입증되고, 명상은 각종 정신장애자의 심리치료와 각종 만성질환자의 치료로 활용되고 있다. 명상수련은 뇌에 변화를 주는 데, 기능적으로 구조적으로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뇌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명상이라는 것이다. 명상 효용론은 명상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밝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갈 수 있다는 믿음에 바탕한다. 그 믿음은 여러 가지 과학적 실험과 체험을 통해 입중 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유행하는 현대 명상은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으로 불교수행법에서 유래했으나, 지금은 종교 색을 배제하고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마음챙김 명상은 마음이 편안함을 지향한다. 마음의 평안과 함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 행복과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한다. 치유명상의 권위자인 윤종모 성공회 주교는 명상을 ‘삶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살기 위한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명상은 쉼이고, 마음의 눈을 통해 현상 너머에 있는 의미의 세계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기독교의 기도는 명상을 통한 하나님과의
경기지역 내 시세 10억원대 아파트 단지가 있는 용인·수원·화성시에서 허위매물 신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용인지역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는 4천753건으로, 전국 시·구 가운데 신고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수원시는 2천724건, 화성시는 2천43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동 단위로는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1천531건),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1천226건),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1천174건), 화성시 반송동(999건) 순이었다. 시·구·동 단위로 봤을 때 모두 용인·수원·화성에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가 집중된 것이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에서 10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단지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41㎡(4층)는 지난 11일 11억6천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는 지난해 7월부터 전용 84㎡대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물건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같은 해 12월 13일 전용 84.53㎡(19층)가 12억7천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계약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래미안광교 전용 97.35㎡는 4일 10억원에
하답(夏沓) /백석 짝새가 발뿌리에서 닐은 논드렁에서 아이들은 개구리의 뒷다리를 구어 먹었다 돌다리에 앉어 날버들치를 먹고 말리는 아이들은 물총새가 되었다. 시골아이들이 여름에 논가에서 천진스럽게 아이들이 자연과 놀고 있는 모습들이 잘그려진 백석의 시다. 유년시절 참새를 공기총으로 잡아서 동네 친구들과 구워먹은 생각이 난다. 시에서 아이들이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먹는 모습이 있는데 먹어보지는 못했다. 장난감이나 시대의 변천에서 놀이할 만한 장난감이 없던 시절에 백석시인은 자연과 음식을 토대로 궁핍한 허기와 가족사의 정겨움과 눈물들을 포착해 노래했다. 문화적인 욕구를 작열하는 여름 농가에서 비치는 정취는 다시 물총새에 시원함을 은유화로 화자를 끌어주고 있다. 이 시는 여름철 아이들의 뛰노는 장면을 사실처럼 펼쳐 미각과 시각, 촉각이 다양한 시적인 언어로 시골풍경을 읽히게 한다. 그리움의 언덕에 추억은 재생되지만 그 추억은 희미해지고 인공지능시대에 호흡하기도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씁쓸함 들이 일어난 까닭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박병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