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탑재되는 ACC(Adaptive Cruise Control:적응형 순항제어기능) 장치에 대한 맹신이 고속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2·3차 사고의 치사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비상이다. 운전자들이 ‘운전 보조장치’에 불과한 시스템을 마치 ‘완전자율주행’ 장치로 착각하는 것이 문제인데, 이 같은 오신(誤信)은 자동차 회사의 부실한 홍보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맹신을 개선하는 것을 포함한 사고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고속도로 등에서 발생하는 2·3차 사고 가해 차량은 대부분 ACC 기능을 사용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2023~2025년)간 경기남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110명 중 34명(31%)이 2차 사고로 숨졌다. 한국도로공사 통계에서도 최근 6년간 ACC 사용 중 발생한 고속도로 사고는 31건이며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된다.
ACC는 운전자가 설정해 놓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앞차와의 간격까지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이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내 차도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앞차가 다시 속도를 내면 내 차도 따라 속도를 낸다. 장거리 운전할 때 피로도 덜고, 졸음운전 위험도 줄여준다고 해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ACC는 어디까지나 ‘운전자를 보조하는 장치’라는 사실이다.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센서나 카메라가 인식하는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작동한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나 도로에 떨어진 장애물, 아니면 이미 사고로 멈춰 있는 차량을 ACC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대부분 ACC는 건조한 노면과 평지, 일반적인 중량을 기준으로 작동한다. 비나 눈, 안개와 같은 악천후에는 카메라와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젖은 노면에서는 제동 거리가 늘어나 앞차와의 거리 유지가 어려워지며, 탑승자가 많아 차량 무게가 늘어난 경우나 내리막길, 굽잇길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또, 전방 차량의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정차한 경우와 공사 중이거나 사고 처리 현장에서도 추돌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ACC에 대한 의존은 금물이다. 운전자는 필요시 즉각적으로 운전대 조작과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또한, 기능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사용 설명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찰은 ACC 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관리청·소방과 협의해 사고 접수 단계에서부터 본선 대피를 적극 안내하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와 합동으로 안내판·현수막·라디오 방송 등을 활용한 ‘비트박스(비상등 켜고, 트렁크 열고, 밖으로 대피, 스마트폰 신고)’ 캠페인도 강화한다. 매월 1회 이상 고속도로 2차 사고 대응 FTX를 실시해 현장 근무자 안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ACC는 만능이 아니다’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비나 눈, 안개 등으로 센서나 카메라의 인식이 흐려질 수 있는 까닭에 악천후나 야간 운전 시에는 ACC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복잡한 도로나 공사 구간,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이 잦은 곳에서도 ACC가 오작동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ACC 설정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동차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ACC 기능에 대해서 과도하게 신뢰하도록 잘못된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기능의 한계를 충분히 숙지하지 않고 ‘반자동’ 보조장치를 ‘완전자율주행’ 장치인 양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멈춰 서 있는 차량을 ACC 기능 탑재 차량이 대책 없이 들이받는 심각한 사고에 이렇게 허술하게 대응해서는 안 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