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10명 중 9명이 경기도의 부동한 불법행위 단속 강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놀라움을 던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여론은 경기도가 지역의 부동산 거래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인공지능(AI) 플랫폼 ‘경기 부동산 거래 안전망(GRTS)’ 도입을 천명한 시점이어서 주목된다. 이른바 ‘깡통전세’ 소동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사태 빈발에 따른 도민들의 트라우마가 떠오른다. 부동산 불법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책이 시급히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 경기도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 정책 관련 인식조사’ 집계결과 도민 10명 중 8명(78%)이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9명의 도민은 경기도 차원의 부동산 불법행위 단속 강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민이 염려하는 가장 큰 문제로는 ‘전세 사기 등 임대차 관련 범죄(36%)’가 꼽혔다. 조사결과, 도민들은 연령대별로 우려하는 불법 유형에 많은 차이를 보였다. 먼저 18~29세에서는 60%가 전세 사기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고, 50대에서는 ‘집값 담합 등 인위적 가격 상승 행위’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지난 4년간 대회를 준비해온 선수들의 노력과 기록들은 많은 이들의 박수 속에 마무리되었다. 대개 올림픽의 화려한 개막과 경기 과정에는 수많은 시선이 쏠리지만, 축제가 끝난 뒤의 풍경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기 마련이다. 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부지와 건물이 이후 어떻게 쓰이는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 밀라노 올림픽은 대회 이후, 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르타 로마나(Porta Romana) 지구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이다. 이곳은 대회가 끝난 후, 학생들을 위한 영구적인(permanent) 주거 구역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밀라노의 사례는 공공부지를 공공의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 즉 공공부지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의가 활발해진 서울 용산정비창(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은 밀라노의 사례와 대비되는 지점이 많다. 현재 서울시의 계획에 따르면, 축구장 70개를 합친 크기의 대규모 부지에서 주택으로 공급할 물량은 약 3500호밖에 되지 않으며, 그중 공공임대주택은…
가끔 인터넷 쇼핑을 하거나 유튜브를 즐길 때면 유사한 제품과 비슷한 영상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는 결정장애를 앓는다. 그럴 때마다 처음에는 ‘참 편리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고르기 시작하지만 점점 인터넷에 할애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누군가 나를 지켜보며 조종하는 듯한 느낌에 빠져든다. 우리는 자녀에게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를 ‘취향을 가진 독립적 존재’라고 믿는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소비할지 선택하는 주체는 언제나 ‘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 믿음은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추천 목록, 유튜브의 자동 재생, 쇼핑 플랫폼의 개인화 광고 속에서 우리의 선택은 과연 얼마나 자율적인가? 추천 알고리즘은 편리함을 약속한다. 수많은 콘텐츠와 상품의 홍수 속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빠르게 찾아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원한다’는 감각 자체가 알고리즘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과거의 클릭이나 시청 기록에 기반해 제시된 목록을 접하며 “역시 내 취향이야”라고 말하지만, 그 취향은 이미 데이터로 환원된 과거의 나를 반복 재생하는 구조 속에서 강화된 결과일 뿐이다. 이 과
영웅하면 여러분은 누굴 연상하는가? 성웅 이순신, 아님 안중근 의사? 아마도 역사 속 거창한 인물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곁에도 영웅은 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을을 구하거나 생명을 바쳐 타인의 목숨을 건진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들을 좀처럼 영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참으로 인색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좀 다른 듯하다. 생존해 있는 사람들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를 아낌없이 붙여 준다. 시장에게 영웅 훈장을 달아주는 예도 많다. 전편에서 소개한 생피에르드프뤼지의 길베르 샤보 시장의 경우가 그러하다. 프랑스 2TV는 지자체 살리기에 헌신한 시장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를 편성했다. 그 제목은 ‘나의 시장, 나의 영웅(Mon maire, ce héros)’. 왜 이런 거창한 단어를 사용해 시장들의 공로를 치하한 것일까? 작고 외딴 마을의 프랑스 시장들은 절망에 빠져 있다. 상점들은 하나둘 문을 닫고, 우체국도, 그리고 학교까지도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2017년부터 프랑스 정부의 예산 삭감까지 겹치면서 마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고된 투쟁을 벌임으로써 지자체를 살린 시장들이 있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명 건축물 알함브라 궁전에 갔을 때 들은 슬픈 이야기가 있다. 이 궁전에 살았던 나스르 왕조의 한 왕이 있었는데, 그는 정치적 위기를 맞아 자신의 권력에 도전하려는 그의 정적들인 귀족과 장군들을 제거하려 했다. 왕은 음모를 꾸몄다. 왕비가 정적들과 부정한 관계로 내통했다는 죄를 조작했다. 왕비와 함께 누명을 쓴 귀족과 장군들은 알함브라궁 내의 ‘사자의 궁전(Court of the Lions)’에서 처형되었다.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만든 정치적 공작이었다. 모든 다툼의 근원에는 ‘있다’와 ‘없다’의 대립이 있다. ‘있다’와 ‘없다’의 대립은 ‘이다’와 ‘아니다’의 대립이 될 수 있다. 영어의 ‘Be’ 동사는 ‘있다’의 뜻도 되고, ‘이다’의 뜻도 된다. ‘있다’와 ‘이다’는 같은 범주에 있다. ‘있다’는 무엇이 존재함을 나타내고, ‘이다’는 무언가를 지정(규정)할 때 동원된다. 있지 않는 것을 지정(규정)할 수 없고, 지정(규정)할 수 없는 것을 두고 그것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있다(이다)’와 ‘없다(아니다)’의 문제는 과학의 세계에서는 사실과 진리의 문제를 다루는 인식의 대극점을 차지한다. 그만큼 과학은 ‘있다(이다)’와…
크루즈 관광을 ‘움직이는 복합 여행’이라고 한다. 단순히 배를 타고 이동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그야말로 ‘올인원 상품’이다. 숙박, 이동, 식사, 쇼핑, 엔터테인먼트, 레저가 결합돼 있다. 크루즈선을 타고 온 수천 명의 관광객들로 인해 기항지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 크루즈선 1회 기항 시 직접효과 2.7억 원, 간접효과 11억 원 등 총 13.7억 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난다고 세계크루즈협회 통계(2024)는 밝히고 있다. 인천과 부산, 제주 등 국제항을 보유한 도시들이 크루즈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다. 지난 3월에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에 입항한 로얄캐리비안의 16만9379t급 초대형 크루즈선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의 경우 승객 4029명과 승무원 1600명 등 총 5600여 명이 승선했다. 배에서 내린 승객과 승무원들은 인천 일대에서 쇼핑과 관광을 즐겼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5년 크루즈 입항 관광객은 90만 5479명으로 2024년보다 23.8%나 늘었다. 국제 크루즈선의 한국 기항이 확대되면서 플라이앤크루즈(Fly & Cruise, 크루즈 승객이 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크루즈선에 승선하는 방식)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벼·쌀을 구매해 경기지역 특산물인 것처럼 판매하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이른바 경기미(京畿米)라는 이름으로 각인된 경기도 지역의 쌀은 예로부터 높은 품질을 자랑해왔다. 옛날 임금에게 진상했던 쌀이라고 하여 유명세를 탔고, 한때 이를 노린 ‘가짜 경기미’ 소동도 여러 차례 일어났었다. 생산량이 달린다고 하여 외지에서 생산되는 벼·쌀을 경기지역에서 도정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은 강력히 통제돼야 한다. 경기신문 취재에 의하면 다른 지역의 벼·쌀을 구매해 경기지역 특산물인 것처럼 포장 판매하는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수원시의 한 대형마트에는 경기도 외 다른 시도에서 생산된 쌀 중에 특정 지역명을 제품명으로 사용한 두 제품이 발견됐다. 원산지 표시는 ‘국내산’과 ‘경기도’로 표시돼 있었다. 쌀의 원산지는 국내산과 시도, 시군구로 나눠 표시할 수 있다. 단지 경기도 내 유명 미곡처리장에서 처리됐다는 이유로 경기미 유명세를 이용한 쌀 제품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셈이다. 특정 지역명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섞어 유통하는 방식이라는 얘기인데, 현행 법령이 명확하지 않아 이러
세상사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정적 선거’라는 말이 있다. 기존의 정치적 쟁점과 지역적 권력 기반·정당의 전통적 이념 토대가 무너지고 새로운 물갈이를 통해 승기를 잡는 선거를 말한다. 미국 정치학자 월터 버넘이 “미국에서는 가끔 선거 혁명이 일어나 정치와 사회의 기본 체질을 결정적으로 쇄신한다”며 도입한 용어다. 1960년 존 F 케네디·1980년 로널드 레이건·2008년 버락 오바마·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 좋은 예다. 이런 점은 6·3 지방선거 공천에서 여야 주요 광역단체장 대진표를 보면 새 인물 중심의 더불어민주당 후보 면면이 두드러진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축으로 외연 확장과 조직 결집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인 반면,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의 방미 행보를 둘러싼 ‘미스터리’ 속에서 지지층 결집 전략에 허점을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16곳의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정했다. 민주당은 조기 후보 확정을 통해 ‘컨벤션 효과’와 조직 정비를 동시에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20일 11곳의 공천을 확정했지만 대부분 현직이다. ‘새 얼굴’이 적다 보니 쇄신과 거리가 멀다. 지방선거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습을 일컬어 혹자는 ‘최초의 AI 전쟁’이라 부른다. 정보 평가부터 목표물 식별, 전장 시뮬레이션까지 킬체인을 실시간에 가깝게 단축하는 AI가 그 어느 때보다 전면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서도 AI는 쓰였고, 그 이전에도 크고 작은 AI 솔루션이 전쟁에 동원되었으니 ‘최초’라는 타이틀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이번 전쟁에서 AI가 유독 주목받는 데는 지난 1월 있었던 미국 정부의 AI 가속화 전략 발표 그리고 전쟁 발발 후 드러난 워싱턴과 실리콘밸리 사이의 서늘한 긴장감이 자리한다. 그 긴장감의 중심에 앤트로픽이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앤트로픽은 미국 전쟁부와 밀월 관계를 누렸다. AI 모델 클로드는 전쟁에 적극 동원되었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 체포 작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규모만 2억 달러, 약 2800억 원에 달했다. AI 기술 경쟁력을 국가 주권으로 이해하는 '소버린 AI' 시대, 기업과 국가는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 이들 간 관계가 공고해 보였던 만큼, 균열의 충격은 컸다. 예기치 않았던 균열은 앤트로픽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여야 기업 발전과 고용 창출 등을 통해 국익 신장이 가능하다. 오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규제 혁파가 시급하다. 노동·조세·규제 분야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주요 국제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 유연성과 채용·해고 관련 제도는 해외에 비해 경직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주요 경쟁국인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격차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예측 가능성이 낮은 조세제도와 과도한 데이터 산업 규제 개선 필요성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상 국가'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국제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시스템 전환을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규제를 정리하고, 규제 시스템을 국제 표준에 맞춰가야 한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은 금지해야 하는 사항들만 법이나 규정에 명시하고 나머지를 전부 허용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규제가 경제 주체들로부터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비효율을 초래하는 수단으로 기능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지금의 규제는 현장의 필요보다는 규제 당국의 필요에 의한 측면이 많은 게 사실이다. 과거 산업 발전 단계가 낮을 때에는 그 사회에서 가장 똑똑한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