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교사의 교육권을 박탈하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막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모적 정쟁에 매몰되어 민생을 등한시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회가 모처럼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입법과정에 대한 기대가 크다.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2001년 개봉된 영화 ‘친구’에서 담임 선생 역을 맡은 김광규의 명대사이다. 5공화국 시절 바닥을 기는 학생 인권, 그리고 체벌을 당연시하는 폭력교사의 모습과 불량 학생들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 시절 학교생활을 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거나 목격한 한국 교육현장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어 우리들 뇌리에 각인시켰다. 1987년 6.10민주항쟁 결과물로 민주화가 이루어졌고, 이에 발맞추어 교육현장에서도 무소불위에 가깝던 교권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서 학생인권 보호가 제도화되었다. 25년이 지난 지금 아동을 학대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법률제정의 취지는 퇴색된지 오래다.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면 관리자가 어떠한 조사도 없이 교사를 아동학대로 사법기관에 신고하고 피해는 교사와 죄 없는 아이들이 입는 것이라는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고조되었다. 지난 3월 한 공중파 방송은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
산림을 무단 훼손해 불법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주차장이나 묘지를 불법 조성하고, 가축분뇨와 건축 폐기물을 무단 매립·투기하는 등의 환경훼손 범죄가 전국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환경이 훼손되면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범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고와 홍보를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죄자를 반드시 찾아내고 무관용 원칙으로 죄에 상응하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에서도 산지 불법훼손 행위가 여전하다. 경기도 특사경은 최근 산지관리법 위반행위 20건을 적발했다. 도특사경이 지난 4월 10일부터 21일까지 항공사진을 통해 훼손이 의심되는 도내 산지 184필지를 현장 단속했다. 그 결과 이들이 훼손한 자연생태계·산지경관은 총 1만1050㎡나 된다. 이들은 지목이 임야인 산지를 허가 없이 형질 변경하고, 시설물을 설치했다. 위반내용은 불법 시설물을 설치하는가 하면, 주차장이나 묘지, 농경지를 불법 조성하면서 임야를 훼손했다. 평택시에서는 임야 1000㎡에 산지전용 허가 없이 임야를 훼손해 사업장 주차장으로 사용했고, 여주시에서는 임야 286㎡에 캠핑시설용 창고를 설치해 적발
다양한 사유로 인해 발생하는 경기도 내의 적지 않은 도시 빈집들이 골칫거리다. 도심 지역에 산재한 관리되지 않아 흉물처럼 방치된 빈집은 우선 미관을 해치는 애물단지들이다.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우범 장소로 악용될 위험성도 없지 않다. 귀중한 공간이 낭비되는 문제도 지적된다. 사유재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손쉽게 손을 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정비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도내 빈집은 모두 4104호로 파악됐다. 이 중 15개 시군 농어촌지역이 2454호(59.8%), 28개 시 도시지역에 1650호(40.2%)다. 빈집 10채 중 4채가 도시지역에 있는 셈이다. 농촌지역 문제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지방도 아닌 수도권, 그중에서도 도시지역에 빈집이 적지 않다는 소식은 뜻밖이다. 도내 도시지역 빈집은 유형별로 단독주택이 1001호로 가장 많고 다세대주택 411호, 연립주택 146호, 아파트 92호 순이다. 시·군별로는 평택시 296호, 부천시 206호, 동두천시 179호, 수원시 96호, 의정부시 94호 등이다. 아파트 빈집의 경우 동두천시(23호), 시흥시(18호)에 집중돼 있다
최근 경기 용인시에서 응급 이송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상을 입은 70대 남성이 원거리 병원까지 이송되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이런 후진국형 비극이 이 나라에서 도대체 왜 그치지 않는 것인가. 정부 당국은 탁상행정 결과만 앵무새처럼 반복 발표하지 말고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현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응급의사를 더 확보하여 배치하고, 각급 병원의 병상 데이터를 통합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새벽 경기도 용인에서 70대 남성 중환자가 받아줄 수 있다는 응급실이 없어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 사망했다. 지난 2월엔 대구에서 10대 여성이 추락사고로 중상을 입었지만, 응급 수술을 감당할 병원을 찾지 못해 결국 응급차 안에서 숨졌다.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지난 5년간 119구급대 1차 재이송 건수는 3만1673건, 2차 재이송은 5545건으로 총 3만7218건에 달했다. 재이송 사유를 보면 전문의 부재가 1만1684건(31.4%)으로 가장 많고, 병상 부족 5730건(15.4%), 환자 변심 1722건(4.6%) 순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이 문제를 해묵은 ‘의대 증원’ 논란으로
지난 1일 경기도 김포시와 파주시에 올해 처음으로 지역사회 내 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이 지역에서 각각 3명의 ‘군집 추정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군집 추정사례란 말라리아 위험지역 1km 이내에서 30일 이내에 2명 이상 환자 증상이 발생할 경우다. 올해부터는 3명 이상일 경우 해당 지역에 경보가 발령된다. 이에 따라 도는 경보 발령지역에 사는 주민·방문객들에게 주의를 요청했다.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수백 명씩 발생하고 있다. 1970년대에 사라져 한때 퇴치 선언까지 했지만 1993년 이후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500명대였지만 2020년 385명, 2021년 294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난해 다시 420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우리와 상황이 달랐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말라리아가 지속 확산되어 환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말라리아 감염 건수는 2억3200만 건이었다가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2
윤석열 대통령 메시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자유”다. 문제는 이 자유가 어떤 의미로 해석되고, 국정운영으로 나타나느냐에 있다. 지난 1년간은 총론에 기반해 행정조직개편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단계였다. 첫 인사는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과 사정기관, 주요 정부 부처 요직에 온통 검찰 출신들을 배치했다. 이렇게 특정세력이 과잉 대표될 경우 여타세력의 자유는 축소되어 대의제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 대의제민주주의는 각계각층의 국민을 대변하는 대리인들이 끌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조직 개편이 3차례 있었다. 먼저, 검찰조직 강화, 국방부와 통일부 대북관련 담당부서 조정,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부서 개편 등 지난 정부정책 뒤집기를 진행했다. 2차에는 51개 정부부처 행정업무를 일괄 조정했다. 3차는 지난 3월 노동, 교육, 연금 3대개혁 과제와 공무원 개혁을 위한 전담 기구 설치와 인력보강이 골자였다. 이제 각론 단계에 접어드는 국면이다. 대외관계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주요 기조다. 과거사 갈등을 봉합(?)하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도 일본의 뜻대로 진행되고 있다. 큰 틀에서 한미일 안보동맹 구축을 향해 질주하는 모양새다. 주요교역 파트너였
얼마 전 경기도 인구가 1400만 명을 돌파했다. 4월 말 주민등록인구는 1360만7919명, 등록외국인은 39만5608명으로 총 1400만3527명이 경기도에 거주한다. 전국 최대 지방정부로서 총인구 5264만5711명 중 26.6%가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군별 인구격차가 컸다. 특례시인 수원시와 122만6735명, 용인시 109만2738명, 고양시 108만9934명이었지만 연천군은 4만2769명, 가평군 6만3005명, 과천시 7만9133명이었다. 경기연구원이 최근 ‘사라지는 지방, 지역 활력에서 답을 찾다’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심각한 내용이 담겨있다. 2067년엔 도내 31개 시·군 중 30곳이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2013년 1223만 명에서 2022년 1358만 명으로 경기도 인구가 10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통계청이 올해 2월 발표한 ‘2022년 인구동향조사’에서 처음으로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망자가 7만 8천990명인데 비해 출생아는 7만 5천277명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았다. 감사원도 지난 2021년 7월 발간한 ‘인구구조 변화 대
경기도가 오는 2026년까지 신축과 민간·가정 어린이집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매년 국공립어린이집을 170곳씩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큰 틀에서 보면 국공립어린이집 증설은 ‘인구 절벽’ 위기시대에 필연적인 선택이다. 이런 정책이 잊을 만하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곤 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폐해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유아교육을 정부가 전면 책임지면서 수준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출생아 수 감소에 따른 인구 절벽 조짐은 경기도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외부전입에 의해 전체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경기지역 출생아 수는 2018년 8만8175명에서 2022년 7만5300명으로 5년 새 1만3000여 명(14.6%) 감소했다. 영유아 수도 같은 기간 81만6247명에서 65만4856명으로 16만1391명(20%) 줄었다. 이런 이유로 폐원한 경기지역 어린이집도 5년간 4098곳이나 된다. 국공립어린이집도 같은 기간 28곳이 문을 닫아 현재는 1370여 곳이 운영 중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국의 인건비 지원 덕분이다. 국공립은 국비 50%, 도비 25%, 시·군비 25% 지원으로 만 0~2세 영아반의 경우
경기도의 미래발전 전략을 놓고 ‘경기분도론’이라는 큰 어젠다가 던져졌다. 본지는 이번 주 모두 5회에 걸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이슈를 심층기획 보도했다. 한강 수계로 구획된 경기북부지역의 상대적 저발전 문제는 여러 통계 지표들을 통해 실증되고 있었다. 경기북부지역 주민과 기업의 그간 고통과 인내에 보답해야 한다는 문제인식은 같으나 해법을 둘러싸고 중앙부처, 여야 정치권, 기초지자체 간 다양한 의견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으로 한 틀로 찍어내기가 어려워 보인다. 와중에 경기북부지역에 속한 고양시는 ‘경기북부경제공동체’ 제안을 하는 등 특별자치도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경기분도론은 1987년 집권 민정당이 대선공약으로 최초 제기해 지난 36년간 선거철만 되면 출몰했다가 사라지는 담론이었다. 다수 도민의 삶속에서 끄집어낸 상향식 의견 수렴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하향식으로 “우리는 경기북부 주민들을 위해 이런 행정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이식하려 했다. 이번은 무게가 다르게 느껴진다. 경기도지사가 사상 처음으로 공론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동연표 특별자치도’는 어떤 과정을 거쳐 무엇을 담아야 할 것인지 살펴보자. 첫째, 도민의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약이 풀리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각 지방정부들이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관광자원 개발과 홍보, 해외마케팅과 팸투어 등에 나섰다. 지난 22일에도 도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일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JTB, HIS, 라쿠텐트래블 등 일본 주요 여행사 관계자를 초청해 수원에서 팸투어(홍보 목적 답사)를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수원화성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그해 우리는’ 촬영지인 수원 장안공원 일대, 지동벽화마을, 행궁동 카페거리 등을 방문하고 화성어차 탑승, 한복 착용 등의 체험을 했다고 한다. 도 관계자는 최근 대일관계가 개선되면서 이론 관광객 수가 많아졌다면서 도내 한류관광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사실 지금이 일본 관광객 유치의 적기다. 일본 관광청이 지난 2월 15일 19~25세 이른바 ‘Z세대’ 일본인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Z세대의 해외여행 동향 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올해 꼭 해외여행을 다시 갈 것이라고 응답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