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여림 이렇게 바람이 심한 날이면 느낄 수 있어 사랑은 저리도 절절이 몸을 흔드는 나무와 같다는 걸 그 나무 작은 둥지에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새와 같다는 걸 그런 풍경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우리 두 마음이라는 걸. - 여림, ‘안개 속으로 새들이 걸어간다’ 중에서 이러한 사랑의 순정성. 바람 부는 날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 저것이 ‘사랑’이야. 사랑일꺼야. 느낄 수 있는 감각의 나이는 몇 살쯤일까. ‘작은 둥지에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 새’의 돌봄에 주목하는 사랑의 층위. 여림은 주로 홀로였을까. 그는 ‘함께’ 견뎌내는 마음을 사랑의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그러나 주체는 “그리운 사람”을 멀리에 두고 농밀한 감정을 견디는 존재이다. 먼 곳에서 조금씩만 미워하자는데(‘손가락들이 봉숭아보다 더 붉어서 아프다’) 여림의 시 세계 속에서 사랑은 결국 고통으로 묶인다. 어떤 질문은 타자를 향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향할 때 더욱 비극적이다. 왜 하필 너일까. 설명할 수 없는 데에서 오는 멈출 수 없는 고통. 마침내 그는 “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문들을 열고 닫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방문을 열고 화장실 문을 열고 현관문을 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방문을 열고 가족들과 하루가 시작되고 현관문을 열고 나오면서 세상과의 소통이 시작된다. 몸살 기운이 있어 병원에 갔다. 회전문에 들어서면서 잠시 긴장이 된다. 둥근 원 안으로 들어섰는데 회전하던 문이 멈추면서 순간 당황했고 뒤에 있던 사람이 문을 밀자 회전문은 돌기 시작했다. 아마 혼자였다면 어찌할 줄 몰라 했을 것이다. 별 것도 아닌데 익숙하지 않은 것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 우리는 많은 문을 접하고 산다. 어릴 때는 마당 넓은 집의 사립문을 열었고 청소년기에는 자물쇠를 채우는 문을 사용했으며 지금은 번호나 지문인식 혹은 카드를 대면 열리는 디지털 도어 록을 많이 사용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문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거듭하며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의 생활이 급격히 늘면서 공동현관 문도 거주자의 도움이 없이는 출입이 곤란하다. 잡상인이나 입주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기도 하지만 우리네 삶이 그만큼 팍팍해졌음이기도 하다. 우리 자랄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대문 먼저 열어젖히고 마당과 골목을 쓸면서
지금은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날씨도 좋은 데다가 각종 꽃들과 신록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산으로 들로, 관광지나 유적지로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런 즐거움을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만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동상의 불편과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 게다가 관광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나 지방정부마저 장애인 여행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이 여행하기 어려운 국가다. 국가나 지방정부의 기반시설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인식도 높지는 않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은 여행에 불편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낀다. 한국소비자원은 장애인들에게 국내여행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조사결과 장애인의 국내여행 불편 응답 비율은 87.4%나 됐다. 10명 중 9명 정도가 여행을 하고 싶어도 용기를 내기 어려운 것이다. 기반시설은 물론이고 가장 중요한 정보 제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관광약자인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지금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맞춤형 관광프로그램인 무장애 관광이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부 지방정부나
전국 기초자치단체들이 현금복지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그리고 늦은 감은 있지만 더 나은 복지정책 성안에 기여할 수 있다면 환영할만 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염태영 수원시장이 준비위원장을,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간사를 맡은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 기구로 6월 출범할 예정이다. 특위는 중앙-지방정부 간 복지 역할 분담 합의, 지방정부 자체 현금복지 성과 분석과 정책조정 권고안 도출, 중앙정부-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 공동 국가복지대타협 이행에 관한 대원칙을 2022년 지방선거 전까지 만들 모양이다. 특위는 전국 기초지자체가 시행 중이거나 계획한 현금복지 정책을 조사하여 효과 있는 정책은 전국적으로 시행할 보편복지로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효과 없는 정책은 일몰제로 적용하여 폐기하기로 했다고도 한다. 지방정부의 선심성 현금복지 과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선, 삼선을 노리는 지자체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방정부들은 앞다퉈 현금복지 정책을 도입하고 시행했다. 그러나 현금복지는 소득재분배 효과를 가지는데, 지자체마다 복지 공급의 정도가 천차만별이라면 그것이 과연 정의로운 것이냐는 물음도
지난해 어느 동물원에서 남미 출신의 맹수인 ‘퓨마’가 탈출해 유관기관과 민간 수렵단체의 총잡이까지 동원돼 결국 사살된 적이 있다. 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전시용 동물들은 천적으로부터 위협을 받지도 않고, 꼬박꼬박 챙겨주는 먹이로 힘들게 사냥을 할 필요없이 살아가니 편안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외견상 안락하고 편안해 보이는 환경이라도 날마다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물들은 과연 행복할까? 사살된 퓨마는 자신의 고향에서는 최상위의 포식자로 그 어느 누구의 시선도 거부하며 은밀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동물이 본성을 억압당한 채 구경거리가 됐으니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동물원의 동물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간에게 서식지를 침략당해 어렵게 살아가는 동물들이 적지 않다. 자연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한 현실에서 적지 않은 산과 들이 훼손 됐다. 그로 인해 야생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절망적인 순간에 도심에 나타나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동물들이 늘고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의 희생이 반복되는 현실이 너
지난 2월 7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한국의 랭킹은 38위다. 일본은 이보다 앞선 27위이고 이란은 더 앞선 22위다. 그런데도 한국은 올 초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우승하겠다고 호언 했었다. 그러려면 일본, 이란, 사우디와 개최국까지 이겨야 하는데도 최강의 멤버라는 자랑만 되풀이했다. 그 결과 당시 랭킹 93위였던 카타르에게 8강에서 한방의 중거리 슛에 무너졌다. 축구공은 둥글고 승리의 변수는 항상 있다. 그렇기에 지난해 러시아의 제21회 월드컵 조 예선에서 한국이 독일을 2대0으로 이기지 않았던가.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에 갑작스러운 기대보다는 평소 프로축구 K1(클래식), K2(챌린지), 내셔널(실업축구), K3(시민축구단)에 고루 적절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축구 하면 한일전만큼 관심 있는 경기도 없다. 한일전은 2017년 12월까지 대표팀 간 전력은 78전 41승 23무 14패로 한국이 절대적이지만 2000년 들어서는 자국의 축구 저변 환경은 일본이 훨씬 낫다고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K3에 해당하는 일본의 J3 리그 관중은 지난해 6월 기준 기타 규슈가 4천400명, 제일 적은 요코하마가 1
6·15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경기도의 평화협력사업을 알리는 도민 참여형 ‘경기 평화콘서트’가 다음달 15일 도청 북부청사 경기평화광장에서 열린다. 도 주최, 경기관광공사 주관으로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도민 등 3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에선 평화와 통일을 역사·사회적 관점에서 음악과 이야기(Talk)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조명하게 된다. 3부로 나눠 진행되며 1부에선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주제로 다룬다. 또 2부에선 평화를 향한 노력, 3부에선 통일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된다. 이와 함께 윤도현 밴드, 현숙, 자전거탄풍경, 코요테 등 인기 가수 10개 팀도 참여해 주제와 관련된 클래식과 대중가요 공연을 펼친다. 도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소셜 네트워크, 유투브 등을 통해서도 중계된다. 도는 평화콘서트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등 도의 남북교류협력 사업 성과도 알릴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평화 분위기가 더욱 공고되길 바란다”며 “도민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를 통해 남북교류협력사업이 번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주형기자 peter5233@
공부는 물론 운동, 친구 사귀기에도 별 관심이 없다. 하지 않을 땐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다. 일단 시작하면 모든 걸 잊고 몰입하게 된다. 인터넷 시대 ‘게임중독’ 얘기다. 물론 이것이 다가 아니다. 격투기에서 엄청난 힘으로 상대방을 눕힐 때 쾌감을 느끼고, 전쟁게임에서 적들을 섬멸하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성취감을 맛본다. 현실 감각은 뒷전이다. 게임의 세계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면 그만이다. 자극적 화면은 지루한 일상을 잊게 하고 해방감마저 안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게임을 탐닉하다 보면 급기야는 현실감각이 사라지고 가상세계에서 산다 그래야 더 평화롭고 행복감을 느껴서다. 인터넷 중독은 객관적으로 중독 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중독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치료도 어렵다고 한다. 가끔 게임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다시 게임기 앞에 앉게 된다. 그런데도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게임을 적당히 즐기면 인지적 수행능력이 좋아진다는 등의 긍정적 연구 결과도 엄존해서다. 또한 게임 산업이 황금알 낳다 보니 게임중독의 병폐를 사회 문제화 하지 않는 경향도 있어 더욱 그렇다. 따라서 게임 중독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여론 속에서도 아직 뚜렸한 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