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관한 짧은 리뷰 /이채민 피가 그을리고 쪼그라진 심장에 물집이 생겼다 혈관을 뛰어다니던 피들도 조용히 제자리걸음이다 수많은 전쟁에도 끄떡없던 내 안의 교회와 성당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누구의 뼈가 부러졌는지 바람도 나도 많이 흔들거렸다 생의 중심에 고여 있던 너를 비워내는 일이 나무와 돌과 새들이 우는 일과 같다는 것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므로 슬픔은 기쁨만큼이나 가장 기본적인 체험의 정서이다. 혈액순환이 약해지고, 호흡이 완만해지며, 안색이 창백해지고, 흔히 눈물을 흘린다. 무력감과 함께 허무감이 찾아온다. 어떤 사람은 꽃이 지거나 가을만 되어도 비애를 느끼며 울기도 한다. 슬픔이 심화되면 스스로를 외부 세계와 차단한 채 내부로만 빠져들어 극단적으로는 자살에 이르게까지 한다. 슬픔을 가장 강렬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석판화 ‘슬픔’을 들 수 있다. 잔뜩 웅크린 채 얼굴을 파묻고 비탄에 잠긴 나체의 여인은 슬픔의 실체를 그대로 웅변한다. 아무런 보호막 없이 벗겨진 알몸과 얼굴을 완전히 팔과 무릎에 파묻고 울음 우는 형상은 비애로 가득 찬 인간의 운명과 고통을 처절히 보여준다. 시인은 지금 슬프다. 아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교육부의 ‘일제식 고사’가 교육계의 찬·반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교원단체는 ‘글쎄’의 반응을 보이고 있고, 학부모는 우려반 기대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교육부는 초1부터 고1까지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맞춤지도하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른 지난해 평가 결과, 중·고교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10%를 넘는 등 학력저하 추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현재,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법적근거는 없으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0조(수료 및 졸업 등)를 보면 “학교의 장은 학생의 교육과정의 이수정도 등을 평가하여 학생의 각 학년과정의 수료 또는 졸업을 인정한다”로만 되어 있다. 그렇다고 각 시·도교육청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초4~중3 학년의 학습부진 학생 및 경계 학생을 위해 국어, 사회, 역사, 수학, 과학, 영어 과목에
천석꾼의 토지를 가진 한 고리대금업자가 살았다. 그는 철마다 양식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았다. 그에게 양식을 빌린 한 가난한 농부가 살았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보릿고개만 되면 그를 찾아가 양식을 빌렸다. 그게 자꾸 밀렸다. 열 가마니가 스무 가마니가 되고…. 그러다 보니 그 가난한 농부는 고리대금업자로 부터 풀려날 수가 없었다. 이제 그는 갚을 길이 없었다. 고리대금업자가 생각했다. 저놈은 갚을 수가 없는 놈이다. 이걸 어떻게 받아내나. 마침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 가난한 농부에게는 딸 하나가 있었다. 방년 십 팔세 그야말로 꽃다운 나이였다. 그는 그 예쁜 딸을 첩으로 들여 놓기로 했다. 하루는 그 가난한 농부의 움막을 찾아갔다. 부녀를 집 앞의 자갈 바닥으로 불러냈다. 그리고는 그의 계략을 얘기 했다. “어차피 자넨 돈을 갚을 수가 없어. 안 갚으면 콩밥을 멕일거야. 그게 싫으면 자네 저 딸을 두고 계약을 맺자” “무슨 계략이요?” “내가 이 주머니에 여기 작은 돌 두 개를 넣을 거야. 자네 딸이 이 주머니에 있는 돌 하나를 꺼내서 그게 검은 돌이면 자네는 딸을 나에게 주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 장애(게임중독)를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분분하다. WHO는 세계보건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게임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했고, 각국은 2022년부터 WHO 권고사항에 따른 질병정책을 펴게 된다.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WHO의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공동대책위까지 꾸려졌지만 이 결정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WHO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행위가 아니라 ‘게임중독’을 질병이라고 규정했다. 음주나 도박 등도 정도에 따라 질병, 혹은 범죄가 되는 것처럼 게임도 중독시 질병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독 판정의 기준은 통제 능력이 손상되고,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런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된다. 게임중독이 사회문제가 된 경우는 이전에도 많았다. 게임아이템을 사기 위한 절도, 횡령 등의 범죄도 있었고,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직접 현실에서 만나 치고받는 일도 벌어진다. 게임중독에 빠진 젊은 부부의 아들 학대살해 사건도 발생했다. 극단적인 예로 볼 수 있지만, 원인이 게임중독이라는 점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게임중독의 부작용을 효과적으로 치유하고 체
현직 외교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누설했다는 의혹을 두고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 간의 설전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은 강 의원을 외교상 기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현직 외교관이 국가 기밀을 외부에 유출한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중대한 국기 문란 행위가 아닐 수 없다”며 “사실상 간첩행위와 다를 바 없다”면서 엄정 조사를 촉구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SNS에서 “한국당이 진정한 보수정당이라면 엄벌을 요구하고 당 소속의원에게도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이 “진짜보수냐 가짜보수냐 판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최석대변인은 “기밀로 보호받는 한미 양 정상 간의 대화를 취득, 누설한 행위는 심각한 불법행위”라면서 “한국당은 자신들이 서 있는 위치가 당 해산의 갈림길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기밀 누설을 주장하고 있다며, 거짓말에 대한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보수진영 일부에서조차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는 6월말쯤 고양시 뉴타운사업에 대한 ‘사업성검토 결과’가 공개된다. 뉴타운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비례율’ 정도 공개에 그칠 모양이다. 진퇴를 결정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정보다. 뉴타운을 ‘헌집주면 새집 받는 것’으로 아는 주민들이 아직도 많다. 주민들의 이해도가 낮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다. 결과 공개에 앞서 전문가집단에 검증을 맡긴다고 한다. 검증위원들이 조합, 정비업체, 건설사 등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구성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주민들의 희생이 강요되거나 억지로 맞추는 숫자장난은 머지않아 드러난다. 검증위원들은 이 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뉴타운사업은 부동산시장의 지속적인 상승을 전제할 때 가능하다. 하지만 저성장, 저출산, 청년층 취업난, 초고령사회 도래 등으로 주택구매력이 현저히 감소되고 있다. 고양시 뉴타운사업은 지구지정 당시 구역수의 60%가 해제 또는 미추진 상태에 있다. 이에 따른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재정이 부담하거나 조합원 등이 추가 부담해
인천경기기자협회(회장 최원재)는 25일 수원시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2019년 한마음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체육대회는 인천경기기자협회가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행사로, 협회 소속 6개 신문사(경기신문·경기일보·경인일보·기호일보·인천일보·중부일보)와 2개 통신사(뉴시스·연합뉴스), 1개 방송사(경기방송) 등 총 9개 언론사의 500여 회원 및 가족들이 참여해 상호 간의 교류를 다지는 자리가 됐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체육대회 개회식에는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수원 지역 김영진·백혜련 국회의원,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염태영 수원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등 지역을 대표하는 각급 기관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과 박옥분·김용성·이필근 도의원, 오완석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김용 경기도 대변인, 김주영 경기도교육청 대변인, 김은경 인천시 대변인을 비롯해 각 지회의 대표이사, 편집·보도국장, 취재본부장 등이 참석해 축사 등을 통해 체육
<의왕시> ◇4급 승진 ▲행정안전국장 이명로
세계에서 아동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다. 모두가 부모와 정부의 공동 노력 덕분이다. 이 나라 부모들은 아동들이 가족·친구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우선 배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직장여성 4명 중 3명이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할 정도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25세에서 55세까지 80%를 넘나든다. 27%가 시간제 근로자인 남성 역시 육아에 적극 동참한다. 그래서 부모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아이를 집에서 돌볼 수 있고 이것이 아동행복지수를 높이는 근간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불행하게도 OECD 27개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엊그제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18년 아동실태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삶의 만족도는 6.6점이었다. 2013년 6.1점보다 소폭 오른 것이지만,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OECD 27개국의 아동 삶의 만족도는 평균 7.6점이며, 스페인 8.1점, 스웨덴 7.7점, 미국 7.5점 등이다. 저소득층, 한부모·조손가정 아동의 만족도는 더 내려간다. 따라서 아동이 느끼는 결핍지수도 덩달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가활동이나 음식 섭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