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까. 낭창거리는 저 봄의 허리. 매화 향이 지자 목련이 북으로 고개를 돌려 한 장 한 장 꽃잎을 열어젖힌다. 봄을 앓는 벚나무, 몸이 달아 화르르 열꽃을 피운다. 솜을 얹은 듯 촘촘히 매달린 꽃무리. 하늘거리는 연분홍. 그 몽환적인 가지라니. 한 번에 피고 한 번에 지는 벚꽃. 모든 송이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다. 사는 것도 같이, 죽는 것도 같이 하자고 약속을 한 것 같다. ‘피어라’ 혹은 ‘떨어져라’ 하고 누군가 명령을 한 것도 같다. 한꺼번에 피었다가 미련 없이 잎자루를 놓는 것을 보면. 꽃잎을 여는 것은 힘들어도 지는 것은 잠깐이다. 마음을 열기는 어려워도 돌아서는 것은 순간인 것처럼. 꽃이 진다는 것은 세상이 흔들리는 일이다. 동백의 낙화가 가슴을 무참하게 만드는 것은 피보다 붉은 꽃잎이 시들지도 않은 채 떨어진다는 데 있다. 상대는 이미 변심했는데 동백의 사랑은 여전히 붉다. 생으로 목을 꺾은 절개가 땅으로 떨어진다. 아리다. 목련의 낙화는 처참하다. 하나둘 천천히 피었다가 먼저 핀 차례로 꽃잎을 떨어뜨린다. 화려할수록 생은 짧아서 요절한 미인처럼 애달프다. 땅에 떨어진 꽃잎이 갈색으로, 검은색으로 변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에 나오는 ‘문화강국론’의 일부다. 세계 속에 강한 존재로서 자리하기 위해서는 그 기저엔 문화를 본질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이 짧은 시간의 궤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결국은 영화, 애니메이션, K-POP 등의 한류소프트파워가 그 선봉에서 문화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국가경쟁력이 자본과 인력의 집약인 굴뚝산업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닌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콘텐츠산업시대에 돌입했다는 사실의 반증이며 귀결인 것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미술, 음악, 연극, 사진, 무용, 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예술 분야의 과거를 포함한 현재적 관점은 이와는 대조적이며 불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과거와 현재의 반영인 미래적 가치와 비전 또한 매마찬가지다. 사고의 전환을 통한 창의적이자 창조적인 문화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음에도 불
어느 분야나 ‘가설’이 있다. 과·의학에선 경험적인 검증의 과정을 거쳐 참과 거짓의 여부를 가리는 것을 의미해 널리 쓰인다. 이처럼 확인된 가설을 법칙 또는 이론이라고 한다. “아이를 너무 깨끗하게 키우면 알레르기성 질환에 약해진다”고 하는 위생가설도 그중 하나다. 실제 선진국 어린이의 아토피성 피부염 유병률(20%)은 저개발국 어린이(2%)의 10배고, 형제가 많아 방과 물건을 함께 쓰며 자란 아이들이 아토피나 천식에 덜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면역력은 어린 시절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자연스레 강화되는데 그렇지 못한 결과란 얘기다. 누구나 위생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위생에 너무 철저하다 보면 오히려 병에 취약해 질 수도 있다고 한다. 요즘 대표적인 후진국 병인 A형 간염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형 간염 환자 수는 2002년만 해도 224명에 불과했으나 올 1월부터 어제(28일)까지 신고된 A형 간염 환자는 총 3천59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천67명)과 비교하면 2.4배에 이른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전체 A
푸시 /하린 나 오늘밤 절벽에게 고백할래 사람은 새가 될 수 없지만 새를 품을 순 있다고 말할래 새를 꺼내는 그 순간, 1초 동안의 긴 고백 어둠이 왜 이렇게 투명한 건지 윤곽을 가진 것들이 온전히 자신을 다 드러내 놓기 좋은 시절이라고 속울음까지 들킬 것 같아 불편이나 불안의 차이를 알 필요 없을 것 같아 노크를 하듯 툭, 머리로 지구를 한 번 두드려 볼래 손을 쓰지 않은 채 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써 놓은 유서를 방치해 둔 채 절벽 아래 스프링은 없지만 몸 안에서 잔뜩 부풀길 좋아하는 관념어들을 위해, 폴짝 뛰어 볼래 물론 고백은 자정이 적당하겠지만 자정이 지나도 계속해서 어둠 다음에 어둠이겠지만 한 번의 고백으로 절벽 없는 날이 완성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온전히 선명해지려는 태도를 참을 수 없으니 나 오늘 밤 절벽에게 반드시 고백할래 어중간한 태도와 가면을 전부 벗어던지고 불편한 프랑켄슈타인을 끝장내 볼래, 진짜로 폴짝 - 하린 시집 ‘1초 동안의 긴 고백’ / 2019 푸시(push)는 ‘밀다’, ‘밀고 나가다’라는 뜻이다. 이 시를 읽으면 어떤 절박한 상황이 떠오른다. 절벽 끝에
링컨은 혹독한 시련과 고난을 통해 자신의 마음근육을 단련시켰다. 그래서 역경과 불행, 실패를 겪은 후 그는 더 강한 링컨이 됐다. 실패가 거듭될수록 그는 더 강해져 갔다. 역경 속에서 마음근육을 단련했기 때문이다. 마음근육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고난, 시련, 실패, 불행을 오히려 발전의 계기로 삼는 회복력, 탄력,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복원력을 말한다. 밑바닥으로 떨어져도 되튀어 오르는 힘이 마음의 근력이고, 마음근육은 역경과 시련 속에서 더욱 단련된다. 몇 년 전 나는 아들이 거실에 설치해 놓은 철봉을 잡고 턱걸이를 시도했으나 단 한 번을 할 수 없었다. 군대에서 팔굽혀펴기 기합이 내게는 기합이 아닐 정도로 나는 팔굽혀펴기를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턱걸이를 하나도 못하다니.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는 쓰는 근육이 달랐던 것이다. 그래서 함께 주문한 고무 밴드가 철봉에 장착됐다. 밴드를 발에 걸고 하면 턱걸이가 훨씬 쉬워진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는 밴드 없이도 턱걸이를 할 수 있게 된다. 밴드를 이용한 턱걸이로 안 쓰던 근육이 차츰 단련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밴드 없이 턱걸이를 여러 번 할 수 있게 됐다. 마음 혹은 멘탈도 마찬가지다. 몸 근육
성실신고 확인제도란, 수입금액이 일정금액 이상인 개인사업자와 소규모 부동산임대업 법인 등에 대해 장부기장의 정확성여부와 증빙서류의 적정한 수취 및 보관 여부를 외부 세무사 등에게 확인받아 제출하는 제도를 말한다. 종합소득세와 법인세의 성실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개인사업자는 2011년 소득에 대한 신고분부터, 법인사업자는 2018년 이후 개시하는사업연도 신고분부터 시행됐다. 성실신고 확인대상자는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기준이 다르며,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업종 각호별 [제1호] 농·임업 및 어업, 광업, 도·소매업(상품중개업 제외), 부동산매매업, 부동산개발 및 공급업, 아래 2,3호에 해당하지 않는 사업 [제2호] 제조업, 음식 및 숙박업,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하수·폐기물처리·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 건설업, 운수업,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상품중개업 [제3호] 부동산임대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및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華城)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정조의 효(孝) 사상을 기리는 ‘2019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수원화성돌기’가 지난 27일 화성행궁 광장 일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관련기사 18면·화보 20면 올해로 15번째를 맞은 이번 수원화성돌기는 4천여 명에 달하는 단체참가 학생들과 가족단위로 참가한 도민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등 10여개 기관 및 단체의 봉사활동·캠페인 참여가 이뤄지는 등 1만여 명의 참가자가 함께하는 도내 대표적인 가족 중심의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개회식에는 박세호 경기신문 회장을 비롯해 염태영 수원시장,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진표·박광온·김영진·백혜련 국회의원, 황대호 경기도의회 의원, 박래헌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날 참가자들은 연무대를 출발해 봉돈~동남각루를 거쳐 화성행궁~서장대~화서문~장안문~화홍문을 돌아 다시 연무대로 돌아오는 코스 약 5㎞를 걸으며 형형색색의 인간띠를 형성,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환경 지
○…“학업에 지치 우리 아이들과 긴 시간을 함께 걸으며 고민을 털어 놓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 좋은 것 같다.” 중학생 자녀들과 함께 참여한 10명의 매향중 학부모회 부모들이 이같이 한 목소리를 내. 이날 자녀들과 손을 잡고 수원 화성을 걸은 이들은 자녀들이 학업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평소 얘기하기 어려운 고민도 함께 나누고 싶어 참가했다고. 한편으론 교육정보 공유와 자녀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장이 되기도. 학부모회 회장 이경민(40대·여)씨는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학원을 갔다오면 하루에 대화하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며 “이 행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무슨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 화성돌기 본 행사에 앞서 스트레칭이나 심폐소생술 교육 등 사전 준비운동에 유독 열을 올린 김남준(50) 씨. 사연은 5년전 지병으로 쓰러진 이후 걷기를 통해 건강을 되찾았기 때문. 특히 집 주변 산책을 하다 우연히 화성돌기 행사를 알게돼 5년째 참가중이라고. 김 씨는 오랜 시간 걷기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고, 화성돌기 행사는 건강 뿐 아니라 의미도 좋아 반드시 참여한다고. 김 씨는 “건강을 챙기지 않아 힘든 시기를 보냈었다”며 “걷기 운동이 나의 건강을 찾아줬고, 앞으로도 화성돌기에 참여해 더욱더 건강해지는 나의 몸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