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소한 동기가 있어서 최근에 세계의 국기들을 검색해 열람해 볼 기회가 있었다. 첫눈에는 196개 국가들의 대표상징이 몹시도 다채로워 보였지만, 다양한 국기들의 면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대동소이하며 오히려 단순함이 느껴졌다. 대다수의 국기들은 3개 정도의 색깔 줄로 구성됐고, 해와 달과 별 혹은 드물게 동물과 식물을 국가의 상징으로 한 경우가 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얀 바탕에 빨간 점만 달랑 하나 찍어둔 국기는 참으로 성의 없어 보이기도 했다. 물론 자국의 국기를 처음 디자인할 때에는 모두가 신중하고 엄격했을 테고, 국가의 표징을 담기위해 심사숙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국기도 유행처럼 먼저 만든 나라의 고정 틀을 벗어나지 못한 점도 있었을 것으로 유추된다. 하지만 196개의 국기 중에 유일무이하게 두드러져 보이는 국기가 있고 모든 국기들의 구성패턴과는 확연히 차이가 보이는 국기가 있으니 바로 태극기다. 태극기는 1883년에 고종의 왕명으로 ‘태극-4괘 도안’을 국기로 제정하여 공포했다고 한다.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를 뜻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을 나타낸다. “태극은 지극히 존귀한 것으로 만물을
▲박상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완석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이스라엘에선 군대에 갔다 오지 않으면 정상적 사회생활이 힘들다. 그래서 젊은이는 누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대에 가려고 한다. 자폐증 청년들도 병역면제는 차별이라고 주장할 정도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로마인들도 그랬다. 뿐만 아니라 병역의무를 신성시했다. 힘 있는 귀족이든 힘 없는 평민이든 병역을 치러야만 비로소 한 사람의 시민이 된다고 여긴 탓이다. 특히 귀족들의 솔선수범은 강한 군대를 만든 원천이었다. 그들은 전쟁터에 맨 먼저 달려나가고 최전선에서 군대를 이끌었다. 로마가 1000여 년간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로마의 ‘강한 군대’를 꼽는 역사가도 있다. 어떤 나라도 그 수준을 넘는 군대를 가질 수 없다.”라는 진리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부끄럽게도 병무행정이 병역기피자들과의 싸움으로 점철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어느 한해 병역문제로 시끄럽지 않은 해가 없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지도층 자녀들과 유명인들의 병역비리는 사회를 온통 뒤집어 놓기 일쑤였다. 덕분에(?)병역을 면제받는 수법도 기발할 정도로 진화했다. 그런 가운데 45년전 운동선수들을
젤소미나 /강영은 젖은 기억은 언제나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네 비테르보 해안의 작은 마을, 삼류 극장 자막 위에 내리는 비가, 눈 속에 내리는 비가, 빗방울 튀기지 않는 비가, 기차를 기다리네 영화가 끝나도 사람들이 흩어져도 기차는 오지 않네 오지 않는 시간이 빗방울을 굴리네 빗방울 바퀴가 덜거덕 덜거덕 토마토 씨를 심네 가엾은 토마토야, 너의 낡아빠진 북을 잡고 세 번 돌아라. 네 슬픔이 빨갛게 익을 때까지- 시집 ‘상냥한 시론’ / 2018 오후 2시, 마르고 건조한 지중해의 바람이 구름을 몰고 온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파도 소리에는 아프리카 먼 바다에서 여기까지 흘러온 이국적인 슬픔 한 덩어리가 박혀 있다. 삶이 있으므로, 우리는 그 삶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지속해야 한다. 그때 시인은 비테르보 해안의 작은 마을을 산책하고 있었는데, 변덕스러운 날씨가 몰고 온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잠시 간이역에 들어선다. 시인은 역사 내부에 배치된, 기묘한 중세풍의 건축물과 장식품들을 보면서 비현실적 이미지들이 펼쳐놓은 몽환 속으로 빠져든다. 어느 틈에 ‘젤소미나’의 가늘고 묵직한 곡조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먹고살기 위해 짐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생존위기에 놓여 있다. “우리도 국민이다”라는 이들의 절규는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지키고 먹고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있다. 경제는 공정과 균형이다. 정부는 경제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사용자와 근로자가 상생하도록 균형있는 정책을 추진하여 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측 가능한 경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현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정반대 방향이다. 정부가 공정한 룰을 만들기보다는 직접 개입하여 일방적으로 이끌어 가는 국가주도정책이다. 그 결과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증대를 약속했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감소시키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연쇄폐업, 일자리 감소로 역대 최악의 고용참사, 서민물가, 생활체감 물가상승 등 온갖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부는 내년도에 일자리, 복지예산을 대폭 증액한 470조원의 슈퍼예산안을 확정했다. 정책실패로 나타나는 부작용을 또다시 엄청난 국민혈세로 메우겠다고 하니 무책임
촉한 제갈량의 북벌을 막아낸 위나라 중신인 사마의 손자 사마염이 건국한 왕조 서진(西晉)의 위항(衛恒)이 쓴 ‘사체서세(四體書勢)’에서 동한(東漢)의 서예가 장지(張芝)의 서예를 논할 때 나오는 구절이 있으니, ‘臨池學書(임지학서)/ 池水盡黑(지수진흑)- 연못에 가서 붓글씨를 연습하니/ 연못의 물이 온통 까맣게 되었다’ ‘사체서세’는 중국 최초의 서예 이론서로서 문자 변천의 역사와 여러 가지 서예의 이론을 상세히 논하고 있는 귀중한 문헌이다. 장지는 붓글씨를 연습하기 위해 집에 있는 모든 옷감은 먼저 붓글씨를 연습한 뒤에 빨았다고 하며 쉼 없이 연못에 가서 종일토록 글씨를 연습하여 연못의 물이 온통 검은색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특히 초서에 뛰어나서 초성(草聖)이라 불리었다. 동진(東晉)의 왕희지(王羲之) 또한 장지의 경지를 따라잡기 위해 붓글씨를 하도 열심히 연습하는 바람에 나중에는 연못의 물이 완전히 먹물 색이 되고 말았다고 하는 일화도 있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북송의 증공(曾鞏)은 왕희지의 고사와 관련이 있는 임천(臨川)의 연못을 방문하여 ‘묵지기(墨池記)’라는 명문장을 남겼다고 한다. 글 속에서 증공은 왕희지가 만년에 이르러서야 서예의 완숙한 경
지난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이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다. 용산이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9월 평양에서의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상징적인 장소였기 때문이다. 용산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광복 후에는 미군기지가 들어선 착취와 분단의 상징이었다. 광복절 기념식이 이곳에서 열린 것은 역사의 질곡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향하는 기점으로 삼고자 하는 이 정부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올해 안에 철도 연결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동북아 6개국(남한·북한·중국·일본·러시아·몽골)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다. 이 제안이 성사된다면 “우리의 경제지평은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4·27판문점 선언에도 남북 철도와 도로들의 연결 등 10·4선언 합의 사업의 이행이 명시됐다. 경원선은 과거 서울~원산을 이었던 철도였지만 현재는 용산~신탄리 까지만 운행된다. 경의선은 서울~개성~평양, 신의주 등 우리나라 서북부의 대도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주축으로 하는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5일)이 다가왔다. 4·27 판문점 선언,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순항하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논의가 북미 간 뿌리 깊은 불신 속에 다시 교착에 빠진 현 상태에서 이번 특사단 방북의 의미는 각별하다. 북한이 특사단에 내놓을 메시지는 가깝게는 이달 중 있을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정세의 향배를 알려줄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다. 객관적 환경이 지난 3월 대북 특사단의 방북 때보다 더 녹록하지 않은 엄중한 상황에서 특사단의 어깨에 놓인 짐은 더 무거워졌다.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관계를 견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성과도 있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날짜 확정 및 의제 논의, 남북관계 발전방안 논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 논의 등 특사단이 논의할 의제들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 문제의 실질적 진전이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입장 변화 여부를 주목하고자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사단과 만나 ‘선(先) 종전선언-후(後) 비핵화’라는 기조에 유연성을 보이면서 핵 신고, 핵물질 생산시설
대가족사회에서 핵가족화 그리고 1인 가구시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곁을 지켰던 동물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졌다. 예전에는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동물을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애완동물’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동물이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라는 뜻에서 ‘반려동물’이라고 부르고 있다. 순찰 중이던 어느 여름날, 운전자석 창문 밖으로 고개를 쑥 내민 강아지 모습을 보고 차량을 정차시켰다. 운전자에게 위반사항에 대하여 설명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운전하는데 뭐가 문제입니까”라며 반발하였고, 이에 범칙금 4만원을 부과하였다. 현재 반려동물 인구 1천만명 시대에 돌입하면서 도로 위에서 동물을 태우고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설마 단속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동물을 품에 안고 운전을 한다. 도로교통법 제39조 5항은 운전자의 운전상태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모든 차의 운전자는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서 운전장치를 조작하는 등 안전에 지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