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입법 기한을 넘겨 여전히 국회에서 개정되지 않은 법률이 38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잦은 극한 대치 속에서 정작 필요한 법 개정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국회와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아직 개정되지 않은 위헌 법률은 34건,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시한이 지난 법률은 4건이다. 형법상 낙태 처벌 조항은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20년 12월 31일을 입법 기한으로 제시했지만, 벌써 2년 넘도록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낙태 허용 기준을 두고 임신 14주, 임신 24주, 전면 허용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일선 법원에서는 속속 무죄 판결이 내려지고 있으나, 새로운 법적 기준점이 없어 의료체계의 제도적 공백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낙태 여성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 1명에게만 6·25 유공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지원에 관한 법률 조항도 헌재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지난해 말까지 개정을 요구했지만, 국회는 손을 놓은 채 시한
2021년 귀속분 근로소득에 대한 작년 연말정산에서 환급액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세금을 추가로 납부한 직장인이 4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연말정산에서 '납부할 세액'이 있던 사람은 393만4천600명이었다. 이들은 연중 미리 떼인 세금이 실제 세금보다 적어 연말정산 이후 추가 세액을 납부한 사람들이다. 작년 연말정산에서 근로소득을 신고한 근로자는 1천995만9천명이었는데, 이 중 19.7%가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토해낸 것이다. 세금을 돌려받은 사람은 67.7%(1천351만2천명)였다.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추가로 낸 사람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임금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추가세액 납부자는 2017년 322만명에서 2018년 351만4천명, 2019년 380만9천명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정부가 각종 공제를 늘리면서 추가세액 납부자가 351만1천명으로 줄었으나, 2021년에는 다시 4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작년 연말정산 추가세액 납부자가 토해낸 세금은 총 3조8천373억원으로, 1인당 평균 97만5천원 꼴이었다. 추가세액
설 연휴에는 오랜만에 가족, 친지, 지인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명절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연휴 마지막 날은 일찍 귀가해 연휴에 하지 못했던 운동이나 명상으로 자기만의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스트레스를 일시적인 감정이라 치부하고 제대로 해소하지 않으면 피로와 공황, 두통, 소화불량, 이명 등 신체적인 증상이 지속해서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3일 한방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두통이 느껴질 때는 '백회혈'을 지압하면 좋다. 백회혈은 양쪽 귀에서 똑바로 올라간 선과 미간의 중심에서 올라간 선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혈 자리다. 이곳은 우리 몸의 정맥이 모이는 곳으로, 지압해주면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듯 잡고 좌우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주면 된다. 이때 머리 주변을 같이 마사지해주면 더욱 효과가 좋다. 불안하고 화가 날 때는 '신문혈'을 눌러주면 효과적이다. 신문혈은 새끼손가락과 손목이 연결되는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으로, 엄지를 이용해 세게 힘을 주면서 지압해 주면 좋다. 신문혈이 자극되면 초조하
설을 쇠러 부산 본가에 가는 이모(45) 씨는 자녀들에게 '할머니 댁에서 뛰지 마라'고 신신당부했다. 지난해 추석에 온 가족이 본가를 찾았다가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에 아래층 주민에게 항의받은 기억 탓이다. 이씨는 "오랜만에 할머니 댁에 가서 들뜬 아이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설, 추석 등 명절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훈훈한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면서 집 안팎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설 연휴(1월30일∼ 2월2일) 나흘간 층간소음 관련 112 신고 건수는 일평균 210건으로 같은 해 평소 일평균(117건)보다 79.5% 많았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층간 소음 분쟁은 신고 건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가정에서 벌어진 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지면서 경찰을 찾는 사례도 평소보다 늘어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간 하루 평균 가정폭력 112신고 건수는 831건으로, 평소(618건)보다 34% 늘었다. 경찰은 올해 설 연휴에도 가정폭력 등의 신고가 증가할 수 있다고
연일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설맞이 장보기에 나선 소비자들이 비싼 장바구니 물가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설 연휴가 목전인 지난 19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전통시장에는 찬거리와 제수를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물건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인 이 시장도 가파르게 이어진 물가 상승세는 피해갈 수 없었다. 한 주부는 마른 황태포가 삐져나온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 야채 가게를 둘러보다가 가격표를 보고는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작은 쇼핑용 캐리어를 끌고 제사용품을 고르던 중년 남성은 '많이 올랐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깐 밤과 건어물을 뒤적이기도 했다. 장을 보던 나모(67)씨는 "집이랑 가까워서 재래시장에 자주 오는데 오이 하나가 1천원하던 게 오늘은 2천원을 달라고 하더라"며 "고기며 야채며 전체적으로 값이 다 비싸졌는데 명절 전에는 더 올라 상 차리기도 무섭다"고 말했다. 고기를 사러 왔다는 박모(70)씨도 "사흘 전에 부추 한 단에 2천원 줬는데 오늘은 4천원 주고 샀다"며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고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품목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요 채소류와 축산물은 농작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인상이나 작
우리나라 성인들은 대학에 입학할 때 중요시돼야 할 전형 요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가장 많이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수능 위주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다시 반수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학업 충실도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대학 교육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대학 측의 분석도 제기됐다. 22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 여론조사를 보면 대입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하는 항목으로 전국 성인 남녀의 30.8%가 수능을 꼽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기·적성(26.9%)이 그다음이었고 3위는 인성 및 봉사활동(20.1%), 4위는 고교 내신 성적(19.9%)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7월 말 기준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 전국 성인남녀 4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다. 설문 첫해였던 2012년 조사 때와 견줘 수능을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2012년에는 수능을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비율이 20.2%에 그쳐 고교 내신 성적(28.7%), 특기·적성(27.7%)보다도 낮게 조사됐다. 2013∼2017년 사이에도 2015년을 빼면 수능은 특기·적성, 인성 및 봉사활동에 밀려 2∼3위
지난해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소멸 시효가 완성된 로또 당첨금이 413억원에 달했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전에 판매돼 지난해 소멸시효가 완성된 로또 당첨금은 413억1천500만원이다. 로또 당첨금은 지급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에 주인이 찾아가지 않으면 복권기금으로 귀속된다. 지난해에는 1등 당첨금 1건(23억7천900만원), 2등 23건(12억4천100만원), 3등 1천412건(20억2천700만원)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소멸했다. 당첨금이 각각 5만원, 5천원으로 고정된 4등과 5등은 미수령 건수가 훨씬 많았다. 4등은 12만662건이 수령하지 않아 60억3천300만원이 기금으로 귀속됐다. 5등은 무려 592만6천944건이 주인 없이 소멸됐다. 1건당 당첨금은 5천원이지만, 합치면 296억3천500만원에 달하는 액수다. 지난해 소멸 시효가 완성된 연금복권과 인쇄복권 당첨금은 각 43억8천500만원, 35억4천300만원이다. 지난해 소멸한 로또, 연금복권, 인쇄복권, 전자복권 당첨금 총액은 492억4천500만원이다. 작년 복권 판매액의 0.76% 수준이다. 미수령 복권 당첨
설 연휴 막바지에 올 겨울 최강 한파가 예보됐지만 전력 수요 상승 폭은 우려할 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 기간 산업체 대부분이 공장 가동을 멈추기 때문이다. 다만, 설 연휴 이후에도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올 겨울 전력 수요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예측됐던 1월 셋째 주는 비교적 무난히 지나가면서 전력 당국은 일단 부담을 덜었다. 12월 한파가 찾아온 후 이달에는 예상보다 기온이 높게 유지돼 설 연휴 전까지는 실제 전력수요가 전망치를 훨씬 밑돈 것이다. 2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20일 최대 전력수요는 81.2∼86.8GW(기가와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공급예비력은 19.2∼23.7GW, 예비율은 22∼29%로 전력수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예비전력이 10GW, 공급예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비상상황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겨울 전력수급 전망을 발표하면서 1월 셋째 주를 전력피크(최대 부하) 시기로 예측했다. 이 기간 최대 전력수요는 90.4∼94.0GW(기준전망∼상한전망), 예비력은 15.0∼18.6GW가 될 것으
경기 고양시 의회가 민생 예산을 크게 줄이면서 의장단 업무추진비와 시의원 국외 출장 예산은 대폭 올려 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시의회는 이동환 시장과 심한 마찰을 겪다가 법정 시한 안에 처리하지 않은 2023년 본예산을 20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확정했다. 본예산은 민선 8기 시장의 역점사업과 민생 관련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면서 시의회 운영 예산은 크게 늘린 게 특징이다. 의장단 업무추진비가 1천700여만 원에서 1억7천만 원으로 10배가량 늘어나고 시의원들의 국외 연수 출장비 등은 3억2천만 원 증액됐다. 건강 취약계층 미세먼지 방진시설 설치와 도시 기본계획 재수립 용역, 지표 투과 레이더 공동(空洞) 탐사, 한옥마을 타당성 조사 등 이 시장의 핵심 공약 예산은 대부분 삭감됐다. 지표 탐사는 약 30년 전 연약 지반에 조성된 일산신도시 건물과 도로의 붕괴 위험을 막기 위한 안전조치고 도시기본계획 재수립은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1기 신도시 재건축 등과 관련한 사업이다. 또한, 이재민·불우 소외계층 지원과 지역 홍보, 문화예술·체육활동 유공자 격려, 현장부서 근무자 격려 등과 관련한 업무추진비도 무더기로 삭감됐다. 이에 대해 시는 21일 전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9억원에 묶여 있던 특별공급 분양가 기준이 폐지된다.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도전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국토부가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표한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의 후속 조치다. 투기과열지구의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를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정책은 2018년 도입됐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특별공급에서 부모 도움 없이는 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20대들이 당첨돼 '아빠·엄마 찬스' 비판이 비등하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이후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서울 등 수도권 특별공급이 소형 아파트에 국한되는 문제가 생겼다. 다자녀, 노부모 등 부양가족이 많은 특공 대상자들에겐 무용지물이었다. 주택공급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투기과열지구로 남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에서도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다자녀 및 노부모 부양가구와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특별공급 할 수 있다. 무순위 청약은 무주택·일주택·다주택을 불문하고 누구든 신청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