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하남 교산 일지] 어느 철거민의 겨우살이
연말연시 사람들은 새해에 잘 될 거라고 응원했다. 나는 ‘고독이 축복이 될 때까지’라며 방에 흐리게 박혀있었다. 이곳 남한산성 밑 고골에는 하남 교산 3기 신도시 재개발로 주인이 버리고 간 개들이 들개라는 오명을 쓰고 쓰레기를 뒤진다. 빈집에 몸을 숨긴 길고양이들과 남은 몇 집은 서로의 불빛에 의지하고 있다. 멀쩡했던 마을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포클레인에 휩쓸려 전쟁이 지나간 것처럼 참혹하다. 그 틈을 이용한 고물상들은 창틀, 전선, 전등, 정원수, 심지어 축대였던 돌을 뜯어내 돈벌이를 한다. 군락지 소나무 숲은 전기톱 공세로 황량하기 그지없다. 갈 곳을 찾지 못해 남아있는 집을 상대로 LH는 소송을 걸었다고 윽박지른다. ‘선이주 후 철거’를 약속했던 그들, 곳곳에 쇠기둥을 박고 가림막을 설치했다. 뉴스에서나 볼만한 터전을 빼앗기고 자살한 사람들처럼 내가 궁지에 몰릴 거라고는 상상해 본 적 없었다. LH는 마치 이곳의 추억과 기억까지 보상한 양 이사 가라고 압박한다. 이곳에서 태어나 한평생을 보낸 집주인 아저씨와 노모는 정든 고향을 떠나기 싫어 말라 갔다. 떠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거라는 서류를 받고 주민들은 지난해 난민처럼 이사 갔다. 집주인 노모는 고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