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단지의 공사비는 수천억 원에 이른다. 시공사는 공사비용 외에도 일반 관리비, 직원 월급 등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도 수백억 원의 순이익을 남긴다. 때문에 한국 건설사들의 아파트 시공권 쟁탈전은, 말 그대로 전쟁이다. 조합원 아파트 제안입찰 후 시공사를 선정하는 총회가 열리는 두 달 사이 경쟁사 간 사투는 점입가경이다. 특히 GS건설은 지난 2019년 용산 한남3지구 조합원 아파트 최초 입찰 과정에서 외주 홍보업체 직원(OS요원)이 일부 조합원에게 현금·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밝혀지며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당시 GS건설은 40~50대 여성으로 구성된 OS요원을 대거 풀었다. 이들은 조합원 아파트 제안입찰이 시작되면 총회서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들을 찾아다니며 가가호호 초인종을 누른다. 이들의 업무는 조합원 비위 맞추기. 많게는 1000여 명이 넘기도 하는 조합원들의 표심 잡기는 다방면으로 이루어졌다. 대형 건설사에서 OS 요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A 씨는 “식사나 선물 제공, 과도한 방문이나 전화는 예사다”라며 “조합원 집에서 손빨래까지 해준다. 어르신들 말동무도 해주고 필요하면 함께 나들이도 다녀온다”라고 했다. 그러나 많은 건설사의 이와 같은
건축 다시 읽기: 건축 이론 입문/콜린 데이비스 글/전병권 옮김/새터/232쪽/2만2천500원 건축은 어느 사람의 인생을 담고,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담으며, 사회를 유지하는 다양한 활동을 수용하고 있으므로 어느 개인의, 어느 사회의, 어느 지역의 문화를 집적하는 총체이다. 사람들은 건축을 통해 세상을 읽어가고 건축에 관심을 가진다. 한편 구축적 관점에서 건축 그 자체에 대한 이해는 건축이론가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건축물들은 특정한 경향성을 띠며, 분류되고, 해석되며, 그 기저에 바탕한 본류인 시대정신을 찾아내기에 이론가들은 매진해 왔다. 콜린 데이비스의 ‘건축 다시 읽기: 건축 이론 입문’은 대중적인 문화에 대한 관점과 전문 이론의 경계를 드나들며, 때로는 재미있고 친절하게 때로는 진지하고 날카롭게 도시와 건축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탁월한 아이디어, 천재적인 건축가, 그리고 그들만큼 두드러지지 않지만 사실 훨씬 더 많은 우리 곁의 건축가들이 이루어내는 도시와 건축에 대하여 충분한 깊이를 지니면서도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건축을 시작하는 학생들은 이 책을 통해 그들의 건축개념 정립의 연습과정에 좋은 선례로 도움받을 수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