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6일이면 세월호참사 9주기가 돌아온다. ‘끝까지 기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연극 작품들이 4월 한 달 간 안산을 노란 물결로 이끌 예정이다. 4·16재단은 세월호참사 9주기를 맞아 ‘4월 연극제 - 연속,극’을 개최한다. 4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 극장과 보노마루 소극장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연극제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확대해 연극, 뮤지컬, 마당극 등 10개 작품이 총 27회 무대에 오른다. 김광준 4·16재단 이사장은 “기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옅어지게 된다. 우리는 세월호참사를 기억의 풍화작용에 맡겨둘 수 없다”며 “세월호참사 이후는 그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우리의 약속이 거짓이 아니었다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세월호참사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더라도 은유로, 상징으로 참사를 말하며 관객에 위로와 공감을 전할 10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엄마와 아이들의 애틋한 마음들 먼저, 이번 연극제 이름과 같은 ‘연속,극’은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신작 초연이다. 노란리본은 ‘기억여행’을 통해 지난 9년간 세
그는 점심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하고 하교시간엔 집으로 돌아와 형제를 챙기던 평범한 엄마였다. 고등학생이던 작은 아들 호성 군은 그런 그에게 딸 같은 존재였다. 저녁엔 호성이와 속닥거리며 하루 일과를 공유했고 입버릇처럼 “정 여사, 힘내”라고 엄마를 다독이던 아들을 아이 아빠가 질투할 정도였다. 그러던 호성이가 이제 없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신호성 군은 현재 안산 하늘공원에 잠들어 있다. 1994년에 안산 고잔동에 이사와 20여 년 한 곳에 살아온 정부자 씨는 동 반장으로 활동할 만큼 활발하지만, 또 가족만을 위해 살던 가정적인 성격이었다. 동네 이야기 외엔 세상 물정도 잘 몰랐다. 그저 내 가정을 안전하게 살도록 지켜주는 나라에 고마워만 했다. 2014년 4월 16일 아이 아빠의 직장 동료로부터 “호성이가 어느 학교냐,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을 태운 배가 넘어졌다는데 확인해봐라”라는 전화가 왔을 때만 해도, 놀란 마음에 호성이 아빠와 통화를 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 선박 기술이 최고라는데, 그럴 리 없다”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 정부자 씨는 7년이 지난 1월 청와대 앞에서 머리카락을 모두 자르며 눈물을 흘린다. 문재인 대통령을
“여러 사람들이 와서 시끌벅적하고 ‘너희들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아’라며 ‘너희들이 누리지 못한 것을 지금 우리가 이렇게 하고 있잖아. 보고 있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시민들이 편안하게 찾아오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고, 청소년들은 춤을 추며 재주를 여기서 마음껏 펼칠 수도 있고, 이 공간에서 토론회도 하고요. 어른들은 이 곳에서 나무도 보면서 꽃도 보면서 쉴 수도 있는 그런 공간이면 좋겠어요.” 2021년 봄, 안산 시민과 피해자 가족들은 화랑유원지에 자리하게 될 안산 생명안전공원의 미래 모습을 이렇게 그렸다. 누구나 찾아와 쉴 수 있는 공간, 조용한 추모의 공간이 아닌 시끌벅적한 시민들의 터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8년만 해도 화랑유원지 인근 아파트 단지엔 ‘화랑유원지 세월호 납골당 설치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이 걸릴 정도였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4년이 지나서다. 안산시가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가 있었던 화랑유원지에 4.16 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후 보수정당과 일부 보수단체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오랜 시간 진통을 겪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일부 후보는 안산 생명안전공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