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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 30분… 주사맞히기 ‘진땀’

화성시 송산면 농가 수의사·축산업자 4천600두 예방접종 힘 합쳐

 

“동네가 구제역 때문에 풍비박산나지 않으려면 모두 힘을 합쳐야죠!”

7일 오후 1시 30분. 화성시 송산면 용포리 한 축산농가에서는 수의사, 공무원, 5명의 축산업자들이 구제역 예방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는 불과 10여㎞떨어진 화성시 조암면과 팔탄면에서 최근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린 것.

한우 23두가 몸무게별로 4곳 우리에 나뉘어있는 축사 안에 구제역 예방주사기를 든 수의사와 축산업자들이 들어서자 소들은 부리나케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띠를 두르고 포위하자 600㎏이 넘는 소 2마리는 1.5m가 훌쩍 넘는 철조망을 뛰어넘어 옆 우리로 줄행랑을 쳤다.

이들은 침착하게 소들을 한쪽으로 몰아 소의 몸에 예방접종을 한 뒤 구분을 위해 락카칠을 했고, 30분간의 추격전 끝에 예방접종을 마쳤다.

이어 담배 한 모금으로 한숨을 돌리자마자 인근 독지리의 한 축산농가로 이동했고, 이곳에는 10여명의 축산업자들이 삼삼오오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4일부터 설 연휴도 반납하고 구제역 예방접종을 위해 모여든 송산면일대의 축산업자들로 158농가에서 너나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수의사와 공무원을 돕고 있었다.

20여명의 축산업자들은 누가 지시할 것도 없이 3개조로 나뉘어 소몰이를 하기 시작했고, 야산에 방목된 소 60여마리를 축사 안으로 가두기 위해 질퍽거리는 소똥과 진흙을 뛰어다니느라 진땀을 뺐다.

하지만 축사 안으로 들어선 소들 중 몇몇 날쌘 소들은 우리와 우리사이의 철조망을 넘나들며 속을 썩였고, 급기야 이들은 군사훈련을 방불케 하듯 나뭇가지로 소를 몰며 주사를 놓았다.

축산업자 나창수(50)씨는 “피해 다니는 소를 몰고 주사까지 놓으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특히 이 소들은 숫소라서 목줄이 매어있지 않아 더 힘들다”고 말했다.

32년간 축산업을 한 홍사동(54)씨는 “소 한 마리를 키워서 출하하는데 350만원이 족히 들고 한 농가에서 수십에서 수백마리씩 키우는데 구제역이 걸린 농가는 어떻겠냐”며 “구제역이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누구나 관심을 갖고 예방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오늘 하루에만 송산면일대 40농가 750두의 예방접종을 했으며, 4일부터 총 158농가 4천600두의 접종을 마무리했다. 송산면사무소 진홍천 축산담당은 “자발적으로 모여든 주민들 덕분에 송산면 일대의 2차 예방접종을 신속하고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지난주가 설이었는데 구제역 때문에 가족들도 보지 못한 주민들인데 너나할 것 없이 하나 되는 모습이 항상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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