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에 떠밀려 내년 예산안의 늦장 심사를 벌인 경기도의회가 도 산하기관들에 대한 출연금을 무더기로 삭감하고, 무상급식 지원과 뉴타운 매몰비용 등 쟁점예산을 대거 편성하는 등 내년도 예산안이 잠정 확정됐다.
특히 내년 3월부터 소득에 관계없이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유치원비와 보육료를 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3개월치를 제외한 630여억원을 삭감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막판 지역 예산의 증액 및 신규 편성 등 끼워넣기 관행도 여전히 ‘특권 프리미엄’으로 이뤄지면서 소방안전센터 관련 예산과 도로사업 예산이 무더기로 신규 편성됐다.
25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계수조정소위는 지난 24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인 25일 오전 11시까지 25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끝에 2천219억여원을 감액하고 1천677억여원을 증액한 15조5천676억여원 규모의 2013년도 경기도 세출예산안을 의결했다.
예결위는 또 10조9천336억여원 규모의 2013년도 도교육청 예산안에 대해서도 심의·의결했다.
예결위는 계수조정을 통해 기관장들의 자질문제와 방만 경영 등으로 논란을 빚은 산하기관에 대해 출연금 삭감으로 엄중 경고를 전했다.
우선 원장의 겸직금지 위반 등으로 논란을 빚어온 도 가족여성연구원에 대해서는 운영비 26억7천600만원 중 절반인 13억3천800만원을 삭감했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총체적 경영부실 지적을 받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경우 적립금 5억원을 삭감하고, 원장의 부당 수당 지급 논란을 빚은 한국나노기술원도 출연금에서 운영경비 1억원을 제외한 6억원을 삭감하는 등 총 90억7천502만원의 산하기관 출연금을 삭감했다.
예결위는 이들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친환경학교급식 지원을 위해 당초 400억원에서 60억원을 증액하고, 1등급 한우 보조지원금을 제외한 친환경농축산물 학교급식 예산을 414억4천만원으로 편성했다. 1등급 한우 보조금이 10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총 120억원이 증액된 셈이다.
친환경학교급식 예산에 대해서는 추경에 60억원을 추가 편성키로 했다. 뉴타운 매몰비용 지원을 위한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전출분 23억원과 쌍용차 해고자 심리치유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예산 1억원도 반영했다.
누리과정과 관련해서는 국비 지원을 촉구하는 의미로 국회의 내년 추경예산안 심사 때까지 필요한 예산을 제외한 3~4세분 463억2천558만여원과 5세분 167억4천811만여원을 삭감했다.
반면 올해 계수조정 과정에서도 지역구 예산의 끼워넣기 행태는 여전했다.
상임위에서 8억원을 증액했던 부천 내동안전센터 이전 지원이 16억원으로 2배 증액되고, 안산 반월안전센터 신축 16억원, 안양소방서 대기질체험관 보수비 7천700만원, 고양소방서 화전안전센터 신축비 160억원, 포천 영북안전센터 증축 및 리모델링 3억원, 용인소방서 옹벽 철거공사 3억여원 등의 지역 예산이 신규 편성됐다.
도로 예산도 마찬가지였다. ‘이화~삼계2’ 10억원, ‘양주 은현~봉암’ 10억원, ‘마산리~산하리’ 10억원, ‘공도~양성’ 20억원, ‘용인~포곡’ 20억원, ‘서종면 문호리’ 10억원, 남이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 16억원, ‘하송우~마산’ 20억원, ‘이천~흥천’ 20억원 등이 신규로 계상됐다.
한편, 예결위가 의결한 이번 예산안은 26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제27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 상정·처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