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산하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의 한 간부가 회식자리에서 작가에게 비하발언을 하고 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밝혀져 말썽이다.
더욱이 진흥원 측은 사건과 관련된 간부에 대해 3개월 감봉과 부서이동 정도로 경징계 처분을 내려 작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5일 부천만화창작스튜디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13일 오재록 현 원장(당시 본부장)의 주관으로 열린 회식자리 후 모 호프집에서 2차가 진행되던 중 진흥원 소속 P(41) 팀장이 만화작가 K(40)씨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이날 회식 후 진흥원 직원 7~8명과 만화작가 4명 등 10여명이 인근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2차로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P팀장이 술에 취해 작가 C씨와 언쟁을 벌이다 소주병을 집어 들자 이를 말리던 K작가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흥원은 지난 9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P팀장을 감봉 3개월과 재발방지 서약서 제출 등 징계를 내렸고 부서도 전략팀에서 진흥팀으로 이동시켰다.
박태성 비대위 위원장은 “작가에게 모욕적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이번 인사위원회의 결정은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처사이고 심한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또 익명의 한 진흥원 관계자도 “P팀장은 평소에도 술에 취하면 행실이 좋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건은 진흥원의 오래된 병폐를 그대로 보여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P팀장은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오재록 원장은 “징계조치를 취했으며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비대위 측은 16일 오전 11시 부천시청 앞에서 만화작가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간부의 작가폭행 및 작가비하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