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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여

 

히! 하고
헤- 하면
하루 다 간다

 

뭘 그리 이고 지고 살았을까

 

몰래 훔쳐 내 것인 양
품어온 것들

 

미련 없이 버린다
헐거워진 배낭

 

고개 들어
하늘이 보인다

 

곁에 있는 당신 얼굴이
오래도록 보인다

 

 

--<거와 미> 동인 시집 ‘하루, 다 간다’(2013, 심지)에서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했던 인생이 이제 하루처럼 여겨집니다. 그만큼 시간의 걸음걸이는 분주합니다. 지금 바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모두들 모처에서 날이 저물도록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두교의 좀비처럼 누군가 우리의 영혼을 저당잡고 빼앗지 않고서야 우리가 이렇게 의지 없이 허허로운 도시를 헤매고 다니겠습니까. 그런데 본래 우리의 삶은 신에게서 훔쳐온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그러므로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될 이유가 없습니다.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고 사는 것은 죄지은 자밖에 없습니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깨어나 고개 들면 지워졌던 당신의 얼굴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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