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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경포식당

 

경포식당

/정미소

경포식당 주전자에서는 비둘기호 기차소리가 난다



첫차가 떠날 시각을 알리는 주전자가 뿌우, 화력을 뿜어올린다 서둘러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시야에 그가 들어선다 달뜬 마음이 주전자의 뚜겅을 연다



첫 새벽의 플랫폼이 실어다 준 바다가 끓는다 불면이 끓는다 암흑의 동굴을 달리며, 레일을 교차하며, 그를 기다리는 마음이 물을 끓인다

--정미소 시집 〈구상나무 광배〉에서



 

 

 

해는 저물고, 날은 춥고, 한적한 시골마을 허름한 식당 안 난로 위에서 하얀 김을 뿜어내는 주전자를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들까. 당연히 저 따뜻한 한 잔의 맹물이든 커피든 마시고 싶은 생각 간절할 것이며, 그 따뜻함 속으로 온통 빠져들고 싶을 것이다. 사실 주전자에 물을 끓인다는 것은 누군가를 간절하게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그 누군가가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설 것만 같은 마음으로 주전자는 끓고 있는 것이다. 춥고 외로운 누구라도 따뜻한 물 한 잔에 몸을 녹이고 마음을 녹일 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이 주전자 가득 물을 끓이고 있는 것이며, 그 누구가 바로 사랑이라면 얼마나 그 마음은 간절할까.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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