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로맨스/멜로
감독: 브누와 자코
배우: 샤를로트 갱스부르/브누아 포엘부르드
/키아라 마스트로얀니/카트린 드뇌브
실비(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자신이 거주하는 프랑스 리옹의 한 바에서 우연히 세무조사원 마크(브누아 포엘부르드)를 만나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룻밤을 함께 보낸 이들은 서로의 이름도, 전화번호도 주고 받지 않은 채 금요일 오후 6시 파리 튈르리 공원에서 재회를 약속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엇갈리게 된다.
그리고 몇 년 후, 실비는 여동생 소피(키아라 마스트로얀니)의 결혼식에서 동생의 남편이 돼 버린 마크와 마주하고 충격에 휩싸인다.
16일 개봉하는 영화 ‘나쁜 사랑’은 한 여자가 운명이라고 믿었던 남자를 동생의 남편으로 다시 만나는 비극과 그 남자와의 심장을 멎게 할 치명적인 사랑을 담은 프랑스 멜로 드라마다.
지난해 8월 말 열린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에 노미네이트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영화는 제목처럼 파격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선정적인 욕망 묘사 등을 배제하고 열정적이고 치명적인 사랑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스릴 넘치면서도 우아하게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의 경쟁작에 모두 이름을 올린 프랑스 멜로 영화의 거장 브누와 자코 감독은 스릴러 영화계의 1인자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에서 들었던 음악을 멜로 영화에 사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실비가 자신이 사랑한 마크를 동생의 결혼식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거나 두 사람이 다시 뜨거운 만남을 몰래 이어가려는 장면들은 공포와 불안을 순수하게 추구하는 히치콕의 영화를 연상시킨다.
영화에는 유럽 영화계를 대표하는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안티크라이스트’(2009)로 제62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여자 주인공 실비 역을 맡아 절제된 감정 연기를 펼친다.
‘쉘부르의 우산’(1964)으로 유명한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딸의 엄마로 캐스팅돼 세 남녀의 특별한 관계를 알아차리는 유일한 인물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다.
실비의 여동생으로는 카트린 드뇌브의 실제 딸인 배우 키아라 마스트로얀니가 맡아 ‘비러브드’(2011)에 이어 또 한번 어머니와 함께 실감나는 모녀연기를 선보이며, 코미디부터 액션까지 자유자재로 캐릭터를 소화하는 브누와 포엘부르드가 두 자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은 마성의 남자 마크로 열연한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