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은 인천시립극단이 처음으로 러시아 중견 연출가인 벨라코비치 발레리 로만노비치(이하 발레리)에게 연출을 맡긴 작품이다.
러시아 공훈예술가이자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연출가, 유고자파드 극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발레리는 무대 장치를 최소화하고 배우의 개성과 정서를 최대한 끌어내는 연출기법을 구사한다.
빛과 어둠, 음악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배우와 관객간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분위기를 고양시킨다.
오랜 기간 동안 전문 연극배우로 명성을 떨쳤던 그는 현재도 배우와 연출가를 오가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25년 전 내한해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러시아 유고자파드 극단의 ‘햄릿’을 공연, 한국 연극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인천시립극단은 이번 공연에서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무대 장치와 의상을 그대로 사용한다.
대신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언어를 치환하는데 중점을 뒀으며, 불같은 사랑의 폭풍우 속을 향해 가는 어린 연인들의 격정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현대적인 영상기법을 도입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시립극단의 배우 이수정과 이규호가 맡아 열연한다.
시립극단과 발레리는 향후 예산확보가 되는대로 러시아 배우들이 로미오 가계 쪽을, 한국 배우들이 줄리엣 가계 쪽을 맡은 합동공연을 제작할 예정이다.
인천문화예술회관과 서울의 공연장, 러시아 모스크바 예술극장, 블라디보스토크 예술 극장 등을 공연 장소 후보군으로 놓고 협의 중이다.
주요철 극단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올해 한·러 수교 25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뜻 깊다”며 “두 나라의 관객들과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으며, 더욱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목 오후 7시30분, 수·금·토·일 오후 3시. VIP석 3만원, R석 2만원.
(문의: 032-420-2790)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