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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아라

아버지로 인해 행복하거나 불행한 딸들의 심리탐구
딸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유령같은 존재 벗어나기
상처 입은 딸이라면 용서와 화해 통해 행복 찾아야

 

딸들의 무의식 속에 여러 형태로 자리잡은 아버지의 영향력을 관계심리학으로 풀어낸 책.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전문가인 저자는 아버지와의 관계 손상으로 힘들어하는 내담자와 환자, 그리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심리학에 기반을 두고 진솔하면서도 세심하게 풀어냈다.

저자는 한때 자기분석 시간을 통해 20살 무렵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꿈도 미래도 사라진 것을 깨달았는데, 그 기저에 아버지의 물리적 부재를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데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의 영향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고백한다.

분석심리학자들은 아버지에게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딸을 ‘아버지의 딸(father’s daughter)’이라고 표현한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딸은 세상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며 자리를 잡아가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딸은 아버지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나치게 애를 쓰거나 벗어나려 할 때마다 더 곤경에 처하고 만다.

이런 딸들은 형제자매 중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랑을 제일 많이 받은 딸이기도 하고, 아버지와 닮지 않으려고 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아버지를 닮아가는 딸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특별한 딸들은 어려서 아버지와 남다른 관계를 맺으며 남자의 힘을 선호하고 여성적인 가치를 부차적인 것으로 보며,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딸이라는 특권을 얻는 대신 자기 내면의 파워를 갖지 못한 채 살아간다.

또 아버지의 특별한 딸이라는 인식하에 스스로 각별하다 느끼고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기대하며 아버지를 닮고 싶어하고 흠모하는 한편, 아버지의 가치를 내면화한 딸은 늘 뭔가 성취하려 하고 업적을 이루려 고군분투한다.

많은 아버지의 딸들은 삶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버지의 영향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다 학업, 직장, 결혼 등 인생의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이 오거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 처지는 기분이 들 때 그 핵심에 아버지의 영향력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이런 감정을 털어내기 위해 일에 몰두하기도 하고 분주하게 살아보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일이나 사람들로 채우려다가 오히려 에너지 소진으로 방전되기도 한다.

저자는 아버지의 딸들이 어느 한쪽만을 추구하면 인생 후반기에 여러 심리적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를 바로 진단하고 자신의 내면을 비춰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아버지에게서 상처와 외상을 겪은 딸이라면 아버지의 부정적인 그림자(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의 여정을 떠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 과정에는 그동안 부정해왔던 아버지의 존재를 새롭게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만약 상실을 경험했다면 충분한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어쩔 수 없이 살아가기 위해 감춰놓았던 가면 뒤의 억압된 분노를 알아차리고 그 분노를 놓아버리는 의식을 통해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다시말해, 과거 아버지 혹은 내재화된 아버지상에서 벗어나 온전한 ‘나’ 그리고 한 ‘여성’으로 이 세상에서 당당히 살아가야 한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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