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1 (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인생에 과연 정답이 있을까

 

밤새며 시험공부를 했는데 막상 시험지를 보면 머릿 속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질 때,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가족이나 친구들의 속마음이 궁금할 때 등 누구나 한 번쯤은 이 모든 문제의 정답을 속 시원히 알려주는 도구가 있었으면 한다.

‘정답을 알려 줄게’는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 바란 적이 있을 법한 ‘마법 연필’을 갖게 된 14살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연히 마법 연필을 갖게 된 에이바는 눈앞에 맞닥뜨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필을 사용하면서 삶의 각도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처음에는 ‘정답’과 ‘비밀’을 알고자 하는 단순한 호기심이 전부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필의 대답에 의지하고 얽매이게 되면서 에이바를 생각지도 못한 딜레마와 번민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에이바는 연필을 놓아주고 제자리로 돌아온 뒤, 그제야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과 스스로의 참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마법 연필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 이야기의 기본 뼈대는 자기 내면에 갇혀 있던 아이가 외부로 시선을 돌리면서 자유로워지는 한편, 옹골찬 내면의 지표를 얻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법 연필이 현실에 개입할 때 벌어지는 사건을 현실감 넘치게 그린 이 작품은 시험 문제를 푸는 것처럼 삶의 문제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슬쩍슬쩍 건드린다. 그리고 ‘정답이란 무엇이며, 인생에 과연 정답이라는 게 있을까’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한다.

이 외에 통통 튀며 경쾌한 웃음을 유발하는 재기발랄한 캐릭터, 마치 밀당이라도 하듯이 회유와 협박과 교섭으로 줄다리기하는 에이바와 연필의 소통, 이웃들과 연대하면서 누리는 소박한 행복 등도 이 작품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김장선기자 kjs76@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