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장르 : 법정드라마
감독 : 김성제
배우 : 윤계상/유해진/김옥빈/이경영
서대문구 북아현동 뉴타운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경찰이 대치한다.
진압 과정에 주민 박재호(이경영)의 열여섯 살 난 아들 박신우와 스무 살 의경 김희택이 사망하고, 박재호는 김 의경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다.
시민단체에서는 법률자문을 해주는 대형 법무법인을 찾고 이 법무법인은 사건을 국선변호인 윤진원(윤계상)에게 넘긴다.
윤 변호사는 박재호로부터 아들을 죽인 사람이 기소된 용역업체 직원이 아닌 의경이라는 말을 듣는다. 일간지 기자 공수경(김옥빈)도 윤 변호사를 찾아와 검찰이 사건을 은폐하고 무언가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 변호사는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고, 선배인 이혼전문 변호사 대석(유해진)에게 사건을 함께 파헤칠 것을 제안한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소수의견’은 진압 과정에서 박재호의 아들을 죽인 국가에게 잘못을 인정 받기 위해 두 변호사가 벌이는 국민참여재판 및 ‘100원 국가배상청구소송’을 그린 법정드라마다.
이 영화는 원고와 피고가 진실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서고 공격과 수비가 교차, 엎치락뒤치락 반전이 오가는 법정드라마 본연의 긴장감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불러도 좋을 대치 구도도 흥미롭다.
피고는 살인 현행범인 철거민, 피해자는 경찰. 변호인단은 약관의 국선 변호사와 행정 소송은커녕 형사소송 경험도 없는 이혼 전문 변호사. 이에 맞선 검찰은 국가 혹은 정부 그 자체라고 해도 좋을 부장 검사 휘하 검찰청의 엘리트 검사들이다.
승부는 시작도 하기 전 정해진 것 같지만, 변호인 측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증언해 줄 증거와 증인들을 찾아낸다.
또 일방적으로 불리한 형사 재판은 시범 시행 중인 국민참여재판을 청구해 국민의 일부를 배심원으로 불러들이는 한편, 진실을 밝힐 수단으로 대한민국을 피고로 소환하는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한다.
청구금액은 단돈 100원. 동전 한 개를 받아도 좋으니, 피고인 대한민국이 잘못을 인정하라는 이들의 시도는 우리 시대의 진실이 지닌 가치를 생생하게 웅변한다.
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것 같던 저울의 팔이 서서히 진실의 편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할 때 관객은 법정드라마가 어디까지 흥미로울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2002), ‘혈의 누’(2005)에서 프로듀서를 맡던 김성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