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9일 새해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사흘 앞두고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긴급 회동을 갖고 예산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전통으로 자리 잡은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를 거듭 당부하면서 내달 1일 예정된 본회의까지 예산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토요일인 2일에도 본회의를 소집하겠다는 입장을 지도부에 전달했다.
여야는 이 채널과 별개로 정책위의장 회동을 열고 쟁점 예산 협상을 시도했지만, 공무원 증원 문제를 놓고 팽팽한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회의 자체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아동수당·기초연금 부분에서 여지를 준 만큼 공무원 증원·기초연금 인상 지원예산 등 핵심 쟁점에서도 유연한 협상을 해 전체를 일괄타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우선 아동수당 등 의견차가 적은 것부터 집중적으로 협상하자고 맞선 끝에회동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위의장 회동 중단 여파로 오후 열릴 예정이던 여야의 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간 ‘2+2+2 회동’도 무산됐다.
국회 안팎에선 최대 걸림돌인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등 근본적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원내 지도부 차원의 정치적 타결 없이는 시한 내 예산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여야가 극적인 합의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12월 1일 예산안과 부수법안이 자동 부의된 상황에서 법정시한을 넘겨 예산안이 지각처리되거나 최악의 경우 표 대결로 예산안 처리가 부결돼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