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상황에서 당내의 ‘통합론’ 갈등으로 통합 찬반 양측간 감정의 골이 한층 깊어지고, 조만간 분열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12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친안계 일각에서는 이달 말 전 당원투표와 전당대회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결판을 내자는 주장까지 하는 등친안 진영이 오히려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통합에 찬성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4일 당내 별도 모임을 출범시키고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한 원외 지역위원장은 3일 “원외 지역위원장의 70∼80%는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면서 “지역위원장들이 대표당원을 선임하기 때문에, 향후 통합 여부를 묻기 위한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이들의 뜻이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위원장들이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대표당원을 선임할 수 있는 만큼, 이런 모임 결성을 통해 향후 통합추진을 위한 당내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반통합파는 노골적으로 사퇴를 거론하며 연일 안 대표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안철수 저격수’로 떠오른 유성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장자의 ‘도척편’을 인용해 “도둑 무리의 두목이 되는데도 덕목이 있다 했다”며 “하다가 아니면 말고 하면 도둑의 두목도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문제로 국감중인 당을 뒤집어 놓다 꼬리를 빼더니, 예산 감사로 중차대한 대목에서 되지도 않을 통합 문제를 꺼내들고 하겠다는 속내를 감춘 채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안 대표는) 대표로서 최소한의 권위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의원 역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정도 중대 사안이 의원 대다수 반대에 부딪히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한국 정치의 오랜 관례”라며 “안 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이미 와해된 상태고 바른정당과 통합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날을 세웠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