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15일 “대통령이 나설 필요가 없도록 국회가 개헌논의를 완결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헌정 질서를 수호해 온 국회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헌법 개정안조차 발의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 밥값 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특히 “개헌은 20대 국회의 최대 과제”라며 “역사를 돌아보면 시민혁명 이후에는 반드시 개헌이 이뤄졌고, 21세기 첫 개헌이 될 이번 10차 개헌 또한 촛불 시민혁명의 정신을 담아내는 미래 지향적 개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고, 지방의 미래를 결정하는 지방 선거일에 지방분권의 청사진을 담은 헌법을 채택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며 “지난 연말 국회의장실이 전문기관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2.5%가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 실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정 의장은 이어 “국회의장으로서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의 활동과 운영은 당초 개헌특위가 국민께 말씀드린 일정표를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약속대로 6월 지방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가 이뤄지기 위해선 3월 중순에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한다”며 여야의 조속한 개헌논의와 협조를 당부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대해선 “가능한 한 국회와 국민과 정부가 함께 의논해 단일안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만약 그 최선이 불가능할 때에는 헌법에 주어진 권한을 대통령이 행사하는 것 또한 뭐라 할 수 없는 대통령의 권한일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정 의장은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편안과 관련해선 “3개 교섭단체가 합의해 사법개혁특위가 만들어진 것은 사법 개혁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발표한 사법제도 개혁안은 대통령 공약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안을 내놓은 것이고, 대통령의 안을 받아서 국회 차원에서 충분히 대화와 타협을 통해 좋은 안을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