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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쪽동백꽃 지다

 

 

 

쪽동백꽃 지다

/박숙경

온 봄 내 홀딱 벗고도 더 벗을 게 남았는지

산길 경사만큼 목청을 높여가는

검은등뻐꾸기를 나무라는

이름 모를 새의 한 마디



지지배야

지지배야



가산산성 진남문에서 동문 올라가는

말귀를 못 알아먹는 척

뒷모습이 더 고운 쪽동백의 하얀 능청

-시집 ‘날아라 캥거루’

 

 

 

 

생각만 해도 눈과 마음이 환해지는 5월입니다. 요즘엔 꽃 피는 차례가 뒤죽박죽, 한꺼번에 폭죽처럼 터져 미인 선발대회처럼 법석을 떨지만 5월 숲의 백미는 쪽동백이나 때죽, 또는 산딸나무처럼 신록과 어우러진 흰 꽃나무들의 우아함이 단연 압권이지요. 그런데 그 쪽동백이 능청을 떤답니다. 가산산성에서지요. 가산산성이 있는 줄 처음 알고 인터넷 눈팅을 했지요. 경북 칠곡의 삼중 석성이라는데요. 질곡을 건너온 역사의 산물인 이런 산성이 현대인들에겐 고졸한 운치를 선사한다는 건 아이러니컬합니다. 나도 눈을 감고 그 산성의 5월 숲길에 올랐지요. 홀딱벗고, 홀딱벗고, 검은등뻐꾸기가 청아한 노랫소리를 드높이자 지지배야, 지지배야, 면박을 주는 새들의 수작은 아랑곳없이 하얗게 지는 쪽동백꽃잎의 능청을 떠올립니다. 정작 능청을 떠는 건 시인이겠지만요. 아무래도 한 번 그곳에 가야겠군요. /이정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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