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남’展
수원 해움미술관은 오는 10월 20일까지 ‘윤석남’展을 개최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주의 미술가로 꼽히는 윤석남 작가(1939-)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형설치 작품 블루룸을 비롯해 100여점의 드로잉과 신작 자화상을 소개한다.
전시장 전체를 압도하는 블루룸은 윤석남 작가의 예술적 가치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 전통 무속신화인 바리데기는 부모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온갖 고행을 견딘 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윤석남 작가는 바리데기를 남존여비사상의 희생자이자 무속인의 삶을 택한 주체적인 여성으로 해석했고, 이를 블루룸안에 구현했다. 푸른한지 수공예가 미술관 전체 벽면을 채우고, 푸른 구슬이 깔린 방 한가운데 바리데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앉아 있는 블루룸을 통해 작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의미를 환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첫 선을 보이는 자화상도 주목할만하다. 한지에 한국 전통물감으로 그려낸 자화상 시리즈는 각기 다른 배경에 작가 자신의 모습을 그려넣은 작품이다. 작가는 얼굴에만 시선을 집중 시킬 수 있도록 상반신을 중심으로 그림을 완성했으며 정면으로 쏘아 보는 듯한 강렬한 눈빛을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강조한다.
윤석남 작가는 “내 몸 안에는 여성으로서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과 유구한 세월 속에 자리잡은 많은 여성들이 경험이 쌓여 있다. 나는 이러한 세계 속에서 그들의 슬픔과 분노, 강인함 그리고 생명력 내지는 예술성 등을 발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으며 이렇게 쌓인 경험들을 작품으로 완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