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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부당대우에 무너진 코리안 드림

“하루 3끼는 커녕 훈련·시합에서도 차별 받았다”
해고 통보에 분노한 외국인 선수들 법적 대응 준비
김포시민축구단 “계약해지 의사만 전달했을 뿐” 해명

“하루 3끼 식사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훈련이나 시합에서도 차별 대우를 받았는데 계약 만료일까지 절반도 안돼 해고 통보까지 받고 보니 너무 억울하고 한국에 대한 실망이 너무 큽니다.”

국내 순수 아마추어 축구리그인 K3리그에 속한 경기도내 한 시민구단이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기본적인 처우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 비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일방적으로 해고 조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김포시민축구단과 구단 소속 외국인선수들에 따르면 김포시민구단은 지난 7월 전력향상을 목적으로 브라질에서 외국인 선수 3명을 영입했다.

김포구단은 당초 에이전트를 통해 2명의 브라질 선수를 연봉 2천만원과 승리 시 경기 당 수당 최대 58만5천원을 주는 조건으로 영입했다가 보름여 만에 구단이 직접 브라질 선수 1명을 추가로 영입하며 앞서 영입한 2명의 연봉을 1천500만원으로 줄이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6월 30일까지다.

브라질 선수 3명은 처음 한 달여간은 아무 문제 없이 지냈지만 이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우선 구단 측이 하루 3끼의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단이 숙소인 솔터체육공원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식당을 지정해 처음 한 달 간은 한국 선수들이 차를 태워줘 식사를 해결했는데 이후 차를 태워주지 않아 식당을 찾아갈 수 없었다”며 “얼마 후 구단이 식사를 배달해 줬는데 그 횟수가 하루 한 차례였고 숙소에 늦게 합류하면 다른 선수들이 먼저 식사를 마쳐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삶은 달걀로 끼니를 해결하곤 했다”고 밝혔다.

숙소에서 홈 구장인 김포종합운동장까지 이동도 처음 한 달 간은 동료 선수들의 차량 협조를 받았지만 이후 차량 지원이 되지 않아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훈련 과정에서도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훈련과정에서 국내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정도로 깊은 태클을 시도하는가 하면 3명의 선수 중 1명은 훈련조차 제대로 시키지 않고 입단 후 실전에 한번도 투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단 측의 부당한 대우에도 참고 지내던 선수들은 지난달 21일 정식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고 해고 사유를 묻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팀 관계자로부터 숙소를 비워줄 것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포 숙소를 떠난 브라질 선수들은 국내에서 알게된 브라질 선수나 지인의 집에 머물며 구단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브라질 선수는 “한국에 축구선수로 성공하려는 큰 꿈을 안고 왔는데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줄은 몰랐다”며 “부당한 대우에 대한 보상도 받지 못한 데다 우리가 왜 쫓겨가야 하는 지 이유조차 모른 채 한국을 떠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포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들이 식사 해결에 불편을 겪는다는 얘기를 듣고 음식을 배달해줬고 간식도 제공하는 등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며 “선수들에게 숙소에서 나가라고 요구한 적도 없고 현재 선수들이 무단 이탈해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또 “선수들에게 계약해지 의사만 전달했을 뿐 아직 어느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며 “계약해지와 관련된 의견을 조율하려고 했지만 선수나 에이전트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연락이 되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해지와 관련해 조만간 구단에서 위원회를 열어 최종 확정한 뒤 선수와 에이전트 측에 정식으로 통보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정민수·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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