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 발표 직후부터 난항이다. 3기 신도시 예정 지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존 2기 신도시 주민들마저 불만 표출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현지 주민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3기 신도시가 발표되자 기존 2기 신도시 주민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2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 성남 판교와 화성 동탄2, 파주 운정, 평택 고덕, 인천 청라, 김포 장기 등에 지정됐다. 3기 신도시가 서울 경계에서 2㎞ 떨어진 반면 2기 신도시는 10㎞가량 거리를 두고 있는데다, 2기 신도시와 서울-수도권을 잇는 광역급행철도(GTX)는 아직 착공조차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포신도시 한 중개업소 대표는 “2기 신도시도 아직 인프라 구축이 부족한데 더 가까운 위치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2기 신도시에서 부동산 시장 위축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성 동탄신도시 주민들은 오는 29일 동탄2신도시 청계중앙공원에서 교통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지구의 입주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책을 호소했다.
별내·다산신도시 주민들도 “3기 신도시 조성에 따른 교통문제, 자족시설 부족, 행정체계 미흡 등의 문제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한 문제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국민청원을 내고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왕숙지구 내 농업, 창고 임대업 등을 하는 주민들도 ‘개발제한구역 국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4일 남양주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신도시 조성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하남 교산지구 주민들은 이미 위례신도시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변두리에 위치해 슬럼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과천지역도 교통난 악화에 따른 정부의 개발정책에 대해 불신하며 냉랭한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하면서도 자족기능 마련과 주민 만족도 높은 주택정책 마련 등의 대안을 제기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3기 신도시 자족기능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며 “분당이 잘 된 신도시로 꼽히는 이유는 지역 주변으로 고용이 늘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주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주택공급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교통망과 자족기능은 물론 사업 타당성 평가 절차를 거쳐 효율적인 예산 집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철기자 jc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