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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여백]남다른 창의력의 눈

 

사람에게는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르게 보는 눈이 있다. ‘관점의 차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인간이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보면서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가난한 이혼녀에 갓 태어난 딸과 함께 생활보조금 11만 원으로 연명하며 살아가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에겐 어린 딸이 있어서 장래를 위해서는 절실하게 일을 해야 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구상해 왔던 것을 동네 작은 카페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써 내려가는 원고지가 차곡차곡 쌓일 때쯤 어린 딸과 함께 살아갈 희망에 부풀었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드디어 동화 같은 소설이 완성되었다. 그녀는 큰 꿈에 부풀어 12군데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군데 블룸즈베리라는 출판사에서 책을 내겠다며 계약을 하자고 하였다. 이 출판사가 책을 출판하게 된 이유가 있다. 원고를 편집자가 직접 읽기 전에 8세 아이 ‘앨리스 뉴턴’의 반응을 보고 난 후로, 1시간 후에 방에서 나온 앨리스는 “오마이갓. 이 책은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멋지다!”라고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블룸즈베리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자 책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그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다른 출판사들은 그녀의 작품을 보는 눈이 없었지만 블룸즈베리 출판사는 성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녀 역시 확신이 있었기에 집필을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바로 전 세계적인 작가가 된 ‘해리포터’의 조엔 K.롤링 (Joan K. Rowling, 1965)이다.


절벽 끝에 걸린 삶을 대역전시키며 몸소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아온 조앤 롤링은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공동묘지를 자주 갔다. 사람들의 묘비명을 보면서 그 사람의 인생을 상상해 보고 공동묘지의 무서운 느낌을 느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마술 빗자루, 머리가 세 개 달린 개 등의 기상천외한 장면은 조앤 롤링의 특유한 상상력이 묻어나는 것이다. 평소 상상력이 풍부했던 그녀는 달려오는 기차를 보고 마법 기차가 떠올랐다고 한다.


‘해리포터’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 시절 ‘반지의 제왕’을 읽으면서 판타지 소설에 빠져, 10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자주 읽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들과 다른 상상력과 노력으로 글을 썼다. 남들과는 보는 관점이 달랐다. 글을 쓰는 작가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것까지 꿰뚫어 봐야 한다.


미국의 제17대 대통령 앤드류 존슨(Andrew Johnson, 1808~1875)은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남다른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원래 양복을 만들던 테네시의 가난한 재단사 출신으로, 결혼한 후 아내를 통해 비로소 글을 깨우쳤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위대한 사람이었다. 대다수 사람이 알래스카를 그저 척박하고 별 쓸모없는 땅으로 여길 때, 그는 두꺼운 얼음 아래 숨겨진 그 땅의 가치를 볼 수 있는 눈이 있었다.


1867년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얼음밖에 없는 것 같던 땅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또 황금, 백금광산, 풍부한 어장, 우거진 삼림, 그 가치를 다 말할 수 없는 귀중한 자원이 있는 보고(寶庫)일 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항공교통의 요충지로 여겨지고 있다. 애물단지가 보물로 탈바꿈한 것이다.


시를 쓰고 있는 필자도 늘 새로운 소재로 명징한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밤을 새우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을 시로 쓴다면 그것은 죽은 상상력과 죽은 시에 불과하다. 보통 사람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물도 말을 걸 줄 알아야 한다. 볼 수 없는 존재의 신비, 그 너머의 세계를 보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남들이 볼 수 없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시를 쓰려고 늘 고심하는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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