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김 현 장
혈관을 묶는다
검은 길이 솟는다
몇 방울의 투명한 액체
하얀 명줄을 노린다
주사 후
빈지문 닫듯
느려지는 숨 줄기
바투한 마음
수십 번 갈아엎고
애처로운 백구의
눈빛마저 외면한 채
노랗게
타들어 가는
햇볕의 난장이다
행간을 건너가는
공포의 시간들
심장의 판막이
멈추는 순간까지
뜬 눈에 못다한 인연
눈가에 맺힌 이슬
김현장
64년 전남 강진출생, 전남대 수의학과 졸업하고,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시조창작을 전공하고 있다. 현재는 백제동물병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백련문학에서 창작활동하고 있으며, 중앙일보 시조 백일장 장원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