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적破寂
박 은 수
깊은 산사에서 우는 범종소리
우우우
뼛속까지 사무친 울음처럼
전율하는 허공 자지러지자
하혈한 달빛
천강에 낼앉아 파문 이는가
눈먼 땅 위 귀 열어 젖힌 병약한 무리들
그 가난한 떨림 속
달빛 향연에 녹아드는지
파동에 애를 태우는지
하도 애절하오만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단장斷腸에 주검만 하오리까마는
들까마귀 새까맣게 들앉아
까악까악 울어대는 밤
뭇사랑, 간곡하다
1952출생 전북 김제출생, 경희대 미대, 홍익대학원 미술과 졸업, 2004 ‘시와세계’로 등단. 경기문화재단 시창작지원금 수혜로 시집 ‘반쪽나무’ 발간.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