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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취약계층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달려온 40년

월요초대석-김재순 (주)현대인력개발 대표

 

 “글쎄, 그건 생각해 보지 못 했네 허허.”

 

올해로 40년째 직업소개 일을 하고 있는 김재순(70) 현대인력개발 대표에게 지금까지 취업시킨 인원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돌아온 반응이다. “지금처럼 직업소개소가 일용직이 아닌 상용직 일자리를 주로 소개했을 때는 하루에 100명 넘게 취직시켜봤다”는 김 대표의 말에는 직업소개사로서의 자부심이 짙게 묻어난다.

 

지난 4일 인천시는 김 대표가 있는 현대인력개발을 비롯해 올해 모범직업소개소 7곳을 선정했다.

 

김 대표는 1980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1980년대만 해도 직업소개소가 서울에 70개도 없었고, 전국적으로도 200개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 그러다 1989년부터 정부에서 허가를 풀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어.”

 

전국고용서비스협회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시·도 및 기초단체에 7000여 명의 고용서비스사업자가 등록돼 있다. ‘매일 일용직(건설·파출·공장) 40만 명, 단기계약직(간병·베이비시터·산모도우미) 6만 명, 매월 상용직(공장·영업·사무직·고급인력) 2만 명을 취업시키며 우리나라의 실업률 2%를 방어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올 6월 현재 인천에도 직업소개소 584곳이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에만 이곳에서 약 52만 건의 취업이 이뤄졌다.

 

김 대표는 “원래 겨울철은 비수기라 일자리가 많이 줄어드는데 요즘에는 그것보다 일할 사람이 더 없어서 걱정이야. 중국동포들도 1년에 한 번씩 자기 나라에 가서 취업 비자를 갱신해 와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자가격리해야 하고 쉽게 나오질 못하니 일할 수가 없지”라고 최근 고용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건설)노조 힘이 워낙 세다 보니까 노조가 일감을 직접 따서 직업소개소에 주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1992년부터 부평구에 자리잡은 김 대표는 현재 연수구와 미추홀구 2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 세 곳에서만 하루 평균 150~200명의 구직자가 찾아와 일감을 구한다.

 

1997년 IMF 사태 이후 취업난이 본격화하면서 ‘일자리’ 문제는 좌우 상관없이 정부의 지상과제가 됐다. 이전에는 지금의 헤드헌터가 하는 일을 직업소개소가 맡아 했으나 구인구직을 취급하는 정보지의 등장과 정부의 직접 사업 영향 등으로 점점 밀려나 이제는 주로 건설, 공장 등의 일용직을 소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세상이 변한 걸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우리에게 생계를 거의 맡기다시피 하는 사람도 아직 많으니까 그런 걸 보면 이 일에 대한 사명감이랄까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직업소개소 대표 외에 다른 직함도 많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이자, 고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기리는 ‘인천행동하는양심’ 상임대표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어쩌면 젊은 사람들에게는 듣기 싫은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이 그렇다”며 ‘쓴소리’를 했다. “요즘 일자리가 없네 부족하네 하지만 막상 소개소에서는 쓸 사람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물론 원하지 않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중요한 건 스스로 일을 찾을 줄 알아야 된다는 거야. 일단 일을 시작해보면 깨닫는 게 적지 않을 거야. 정부도 마냥 지원만 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좋겠어.”

[ 경기신문 / 인천 = 유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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