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고양과 평택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가 잇따라 숨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이날 사망 2건을 포함해 총 53건의 이상반응 의심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고양시 일산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50대 A 씨가 당일 오후 심장 발작과 호흡곤란이 와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어 3일 오전 다시 심장 발작이 나타나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A 씨는 심장질환과 당뇨, 뇌졸중 등 복합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 모 요양병원에서도 60대 B 씨가 지난 달27일 AZ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을 보인 뒤 나흘 만인 3일 사망했다. B씨는 뇌혈관 질환으로 평택 모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며,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 AZ 백신을 접종했으나 다음날 오후 10시 30분부터 고열과 전신 통증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다.
요양병원 측은 진통제와 해열제 등을 처방해 상황을 지켜보다 지난 2일 정오 A 씨를 지역 한 상급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패혈증과 폐렴 등 증상을 보이던 A 씨는 3일 오전 10시쯤 숨졌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는 처음이다.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사망원인 등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당 요양병원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이상 반응이 있는지를 지속 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사망자 발생 전, 경기도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후 경기지역에서 2건의 중증 이상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도내 요양병원 2곳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50대 남성 1명과 60대 남성 1명이 접종 후 혈압 저하, 전신 무력감 증세가 확인돼 현장에서 조치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당국은 “의정부 한 요양병원에서 접종받은 50대 남성은 접종 후 20분쯤 지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세와 두통, 전신 무력감이 나타나 현장 조치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평택지역 요양병원에서 백신을 맞은 60대 남성은 접종 다음날 열이 나고 전신 근육통에 혈압 저하 증상이 나타나 현장 조치 후 인근 대형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 신속대응팀의 역학조사 최종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증상 등으로 봐서 두 사례의 경우 아나필락시스(백신 구성 물질에 대한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관련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청은 이날 0시 기준 사망 2건을 포함해 53건의 새로운 이상반응 의심 신고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새로 신고된 건수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사례였으며, 이 가운데 48건은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전해졌다.
질병청은 예방접종 등 의료 전문가 등과 함께 구체적인 사인 및 접종과의 연관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노해리·박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