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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한국의 핸드볼을 접목시켜 리그 내 새바람 일으키고 싶다” SK슈글즈 오성옥 감독

오성옥 감독 "명문팀 감독에 선임돼 영광, 더 나은 팀 만들어 보여줄 것"
여자핸드볼 청소년대표팀 이끌고 동메달 목에 거는 등 국제무대 경쟁력 입증

 

“저의 장점 아닌 장점이 선수 생활을 오래 했고, 해외리그서 뛴 경험이다. 유럽 핸드볼과 한국 핸드볼을 접목시켜 리그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

 

SK슈가글라이더즈 사령탑을 맡은 오성옥 감독은 자신의 전술적 목표를 이같이 전했다.

 

우리에겐 ‘우생순’의 실제 모델이자 임오경 국회의원과 함께 한국 여자 핸드볼의 간판스타로 기억되는 그가 지난 6일 SK슈가글라이더즈의 감독에 선임되며 첫 국내리그 사령탑을 맡았다.

 

오 감독은 “실업팀 중 명문팀의 감독에 선임돼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한편으론 책임감이 무겁다”며 “여성 지도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주위에서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배현 단장이 변화를 원하고 있어 그런 요구에 맞게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지금보다 나은 팀을 만들어 보여줄 것”이라며 선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40세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간 그녀는 대한민국 핸드볼계 ‘전설’이다. 2004년 오스트리아리그 히포 니더외스터라이히로 이적하며 유럽리그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면서 많은 해외리그 경험을 했다. 핸드볼을 처음 배운 곳은 한국이지만 유럽에서 뛰던 당시 맞춤형 전술을 새롭게 배웠다. 이런 점을 살려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오성옥 감독은 “맞춤형 전술이란 약속된 플레이를 말한다.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익숙해진다면 실책도 줄고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며 “선수 개개인별로 잘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녀는 한국과 유럽의 핸드볼의 장점을 접목시킨 전술로 대한민국 청소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이끌고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이미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이 SK의 차기 시즌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오 감독은 “잘하는 특정 선수에게 초점을 맞춘 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한 선수의 활약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결정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면서, “나는 몇몇 선수가 빠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팀을 만들고 싶다. 전체 선수 모두가 한 팀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SK슈가글라이더즈는 주전선수와 비주전선수의 격차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훈련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비시즌 기간 동안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이려고 한다. 리그에 들어서면 후보 선수로 뛰겠지만, 주전선수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10~20분을 대체해 활약을 펼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된다”며 “지금 팀에 남아있는 선수들은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답했다.

 

또한 “선수 생활을 할 때 태릉선수촌에서 했던 웨이트트레이닝을 접목해 훈련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그라운드 러닝 등을 통해 체력훈련도 진행 중”이라 부연했다.

 

모든 선수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에 대한 애정은 인터뷰 내내 전해졌다.

 

오 감독은 “PV(피벗) 자리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다른 포지션에 대한 고민은 없다. 지금 훈련에 참여하는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리그 개막 전 전국체전 등 가능한 많은 대회에 나가 입상하고 싶다. 대회에 많이 참가하면 감독으로서 어색함도 줄어들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하는 (최)수지를 CB(센터백)로 기용할 계획이다. 기존에 그 포지션을 소화한 (김)금정이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 (김)금정이는 아직 어리지만 가능성이 많은 선수”라며 “훈련을 하면 LB(레프트백)를 소화하는 (조)수연이가 눈에 띈다. 모든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리그에서 활약할 것”이라 기대를 표했다.

 

이어 “유미코 선수가 나가게 되면서 공석이 된 외국인 선수에 대해선 현재 후보를 두고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리그에서 첫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에 떨리고 기대된다는 오성옥 감독은 대화를 나누는 내내 인간적인 면모와 선수 및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핸드볼에 대한 이야기에선 진지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의 모든 대답엔 겸손함이 묻어나더욱 인상적이었다.

 

그가 만들어나갈 SK슈가글라이더즈가 리그 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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