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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일생을 무용만 위해 산 나를 세상에 알려준 고마운 경기신문”

[경기신문 창간 19주년 특집] 최장기 독자 인터뷰
1. 무용가 한매녀 어르신

 

매일 아침, 베란다로 들어오는 햇살을 조명, 거실을 무대 삼아 한국무용을 하며 하루를 여는 이가 있다. 그날그날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주제곡도 바뀐다. 틈이 나면 유튜브로 각종 무용 공연 영상도 찾아본다. 요즘엔 어떤 몸짓이 대세인지, 트렌드는 어떤지 유튜브만큼 정보가 빠른 곳도 없다며 매일 들여다본다고 웃었다. 여느 젊은 무용수의 일과가 아니다. 올해 74세 수원 조원동에 사는 한매녀 어르신의 이야기다.

 

이런 한매녀 어르신의 남다른 일상에 빼놓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경기신문이다. 2016년 본지 인터뷰를 했던 인연으로 구독을 시작한 이후 남편과 함께 열혈 구독자가 됐다.

 

2016년 당시 수원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국무용을 가르치던 한매녀 어르신은 인터뷰 요청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응했다. 한 어르신은 “무용을 가르치는 일은 내 평생의 꿈이었고, 정말 열심히 강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를 좋게 봤는지 신문사에서 인터뷰까지 한다니 정말 기분 좋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 어르신의 사진과 기사가 실린 신문지면은 자택 현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벽면에 걸려있다. “가족들이나 손님들이 이 기사 액자를 볼 때마다 흐뭇해해요, 신문 외에도 경기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잡지에도 실려, 식구들은 페이지까지 기억하며 종종 읽어보죠.”

 

인터뷰 기사 외에도 집안 곳곳엔 크고 작은 공연사진이 걸려있다. 그 아래엔 다양한 기관에서 받은 공로패, 상장도 진열돼 있다. 그 사이 한매녀 어르신의 이름이 적힌 교원자격증과 학위증서가 눈에 띈다. 한매녀 어르신은 “9살 때부터 무용연구소(학원)에 다녔는데, 아버지의 반대가 있어 무용은 취미로 남겼는데, 세월이 지나도 배움의 꿈이 계속 가슴에 살아있었다”라며 “고심 끝에 57살이 되던 2003년 수원여자대학 전통무용 사물놀이과에 입학, 만학도를 자청해 03학번 스무 살 신입생과 함께 무용을 다시 배웠다. 내가 잘했는지 장학금도 받았다”라며 웃었다.

 

한매녀 어르신은 예순이 가까웠던 때 대학에 새로 입학해 무용을 전공할 만큼 오로지 무용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자신의 일대기를 세상에 알려준 게 바로 경기신문이라고 했다. 인터뷰 이후엔 용인시 줄다리기 문화제 축제, 마을 페스티벌 등에서 초대해줘 살풀이춤 공연을 하기도 했다. 기사를 보고 춤을 알려달라며 따로 찾아오는 이들도 있었다.

 

한 어르신은 “모두 경기신문 덕분인 듯 해 감동스럽고 고마운 마음에 배달받기 시작했는데, 지면을 넘기다 보니 좋은 기획기사가 정말 많았다”라며 “이젠 매일 신문을 읽고 관심 가는 기사는 오려서 모아둔다”라고 했다. 요즘엔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의료, 병원 관련 기사를 눈여겨보게 된다는 한 어르신은, 본지에 나오는 병원 소개나 의학정보 등이 나오면 꼭 오려놓고 가족들에게도 보여준다.

 

경기신문에 바라는 점을 묻자 “‘TV 편성표’가 왜 없어졌느냐”라며 웃는다. 한 어르신은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들은 TV 편성표 찾아보며 채널 돌리는 게 재미였는데, 이젠 경기신문에서 그게 빠져 리모콘으로 채널 찾는데 정신이 없다”라며 농담을 건넸다.

 

한매녀 어르신이 자신의 바람에 대해서도 한 마디 귀띔했다. “단독 2층 주택을 지어서 아래층엔 살림을 살고, 위층엔 무용을 좋아하는 마을 주민들을 모아 춤을 추는 열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도 항상 무용으로 소통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하루빨리 한매녀 어르신의 꿈이 이뤄져 또 한 번의 기쁜 인터뷰를 하게 되기를 바라본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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