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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백신' 맞으러 하남문화센터로 오세요"

[인터뷰] 서강석 하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코로나 속에서도 '모든 기획공연은 연기는 해도 취소 없이, 축제는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각각 진행
지역 예술인들 위해 스타필드 하남과 '작은 미술관' 마련, 22m 높이 타워스크린 통해 작품 공개
'시민과 함께 만드는 하남다움 지역문화생태계 조성' 미션에 '역사로 꿈꾸고 예술로 빛나자' 슬로건
무엇보다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 강조

 

벌써 20개월 넘도록 유행 중인 ‘코로나19’도 처음에는 누구도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지만 문화예술 분야도 가장 큰 피해를 봤다. 많은 공연과 전시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해마다 자치단체에서 진행되는 수백 건의 축제도 대부분 취소됐다.

 

이러한 와중에도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 힘든 문화예술계를 다독이며 지속적인 ‘문화백신’ 접종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이 있다. 바로 ‘하남문화재단’이 그 주인공이다. 하남문화재단은 올해 재단 창립이래 처음 경영평가에서 최우수기관 S등급을 받았다. 하남문화재단 서강석 대표이사(61)를 만나 ‘문화백신’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서강석 대표이사와 나눈 일문일답.

 

 

▲ 코로나 상황에서 하남문화재단에서는 어떻게 공연 운영을 하고 있나.

 

문화재단과 같은 공공기관에서는 안전을 위해 정부 지침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공연을 안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공연, 전시, 축제 등을 취소하면 안전도는 최고가 된다. 그러나 하남문화재단에서 모든 기획공연은 ‘취소는 없다. 연기해서라도 반드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가장 적극적 방안을 찾아 발빠르게 대응했다. 즉각 공연 편성을 바꿔 온라인 생중계 공연을 뜨거운 댓글 속에 진행했다. 공연기획사와 예술인은 희망을 간직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지쳐가는 시민들에게는 위로와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었다. 작년 5월 가정의 달에는 16일간 자동차극장을 열어 온가족이 영화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기획공연이 적은 1~2월에도 가족뮤지컬과 세계여행 컨셉트로 온라인 공연을 미리 준비하고 제공했다. 28차례 온라인 공연에 평균 1만여 명이 관람했다. 네이버TV 구독자 수가 전국 공연장 중에서 LG아트센터, 예술의 전당에 이어 3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올해 하남문화재단 기획공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중에도 매진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적인 바이올니스트 양인모 공연으로 시민들께 감동을 줬다. 지난 5월 가수 주현미씨가 울먹이며 데뷔 35주년 전국순회콘서트를 못하고 15개월 만에 하남에서 첫 무대에 섰다고 하자 시민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올해 연말까지 뮤지컬 ‘세종 1446’,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브람스’ 등 하남문화재단은 다양하고 수준높은 공연을 시민들께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하남문화예술회관 개관 15주년을 맞아 공연시즌제를 도입한다. KBS 교향악단과 베를린 필 12첼리스트, 국카스텐과 장사익 등 품격있고 인기있는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데 축제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전국에서 드물게 코로나 상황에서도 2년 연속 ‘하남이성산성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작년은 전국에서 98%가 취소된 상황에서도 온라인, 비대면으로 축제를 진행했다. 재단과 시민축제기획단의 열정과 시민들의 호응이 있어서 가능했다. 가정마다 안전하게 즐기는 가족체험팩 3000가구 신청은 조기에 마감됐다. 각종 체험 이벤트와 영상콘테스트 등에 2400여 팀이 참여하고 홈페이지 방문객도 5만 명이 넘는 등 한 달간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올해 상반기 하남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서 이성산성이 처음 4위에 오른 것도 축제 성과 중 하나라고 하겠다.

 

올해는 축제를 더욱 확대했다. 코로나 상황에 맞게 일정을 늘리고 프로그램을 분산했다. 폐막까지 한 달 남았는데 체험 프로그램 7개 중 100명을 모집한 ‘이성산성 터프팅’ 등 4개가 마감됐다. 폐막식 프로그램으로 1000명이 참석하는 ‘전국민 이성산성쌓기’ 프로그램 모집은 현재 진행 중이다. 축제 홈페이지 접속도 2만 명을 돌파해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 지역 예술인을 위한 사업이 있다면.

 

하남에 365일 1년 내내 쉬지 않고 2주 단위로 전시를 하는 미술관이 있다. 지난해 5월 코로나 상황에서도 전시를 시작한 미술관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스타필드 하남과 하남문화재단이 함께 이뤄낸 ‘작은 미술관’이다. 연간 2000만 명 넘게 방문하는 ‘스타필드 하남’은 공간을 조성하고 하남문화재단에서는 작가를 모집하고 전시구성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볼 수 있기에 지원자가 넘쳤다. 22m 높이 타워스크린에 환하게 웃는 모습을 드러낸 작가의 작품은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

 

지역 예술인과 함께하는 ‘무지개콘서트’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 예술인에게 공연 기획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연 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51일간 온라인 채널을 통해 릴레이 업데이트했다. 총 51팀 164명이 참여했다. 참가를 원하는 지역 예술인이 매년 대폭 증가 중이고 올해는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원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가 해소되는 등 신진 에술인 발굴을 통한 균형있는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하남문화재단은 청년 예술인을 위한 공연장 무료대관사업, 축제지원, 예술인창작지원활동, 지역자원활동가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 하남문화재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은.

 

지난 4월 비발디와 피아졸라의 ‘사계’ 공연이다. 세계적인 바이올니스트 김다미 공연이었다. 코로나 장기화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흐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시민들에게 음악으로 사계절을 제공했다. 지구 북쪽과 남쪽이 만나고 어울어지는 색다른 사계절이 음악으로 펼쳐졌다.

 

최고 공연은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바로 연주자와 관객, 기획자의 삼위일체이다. 연주자는 온 열정을 다해 준비하고 연주한다. 기획자는 연주자의 흐름이 잘 이어가기를 초조하게 지켜본다. 특히 악장 사이에 관객들의 박수소리로 연주자를 방해하지 않을까 두근거린다. 아무리 사전 안내를 해도 악장 사이에 종종 박수를 친다.

 

그 날 공연은 완벽한 삼위일체였다. 김다미 아티스트는 전혀 성격이 다른 ‘사계’를 완벽하게 연주했다. 관객들은 악장 사이에 단 한 번도 박수 치지 않았고 마지막 현 울림이 공연장 안에 맴돌다 사라지는 시간에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지금껏 들어본 가장 큰 박수소리였다. 깊은 감동을 느낀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올 때 기획자는 밝은 미소로 관객들을 배웅했다.

 

 

▲ 문화예술 분야를 경영하는데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하남시 시정 방침은 ‘시민과 함께 만드는 빛나는 하남’이다. 이에 맞춰 하남문화재단 미션은 ‘시민과 함께 만드는 하남다움 지역문화생태계 조성’이며, 슬로건은 ‘역사로 꿈꾸고, 예술로 빛나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정 방침과 재단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CEO 9字(자) 경영방침을 정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9자 경영방침은 ‘즐·보·미’, ‘소·공·동’, ‘애·정·능’이며 분야로는 나, 우리, 재단 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재단 구성원인 ‘나’는 ‘즐’겁게 일하고 ‘보’람을 느끼고 ‘미’래지향적 자세를 견지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소’통으로 공유하고 ‘공’감으로 협력하고 ‘동’행으로 원팀이 돼야 한다. ‘재단’은 ‘애’민정신, 공명‘정’대, ‘능’력구비를 뜻한다. 재단 각 영역에 함께하는 시민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공정한 문화행정을 펼치고 문화가치를 실현하는 전문법인으로서 전문성을 구비해야 문화예술로 빛나는 하남이 이뤄질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어도 ‘생명과 안전’은 9자 경영방침을 넘어 최우선 가치이다.

 

[ 경기신문 = 김대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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