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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각자도생…티빙은 몸집 키우고 넷플릭스는 예능 강화

디즈니+, BTS 등 한국형 콘텐츠 편성…톱스타 내세운 쿠팡플레이
플랫폼들 2등 전략·마니아층 공략…"성장 둔화 속 투자방향 조정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하면서 플랫폼마다 각자 살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주요 OTT 플랫폼들이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구독자 확보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는 예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한두 달에 한 편 이상 프로그램을 내놓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7편의 예능을 내놨는데, 연애 리얼리티 '솔로지옥'을 제외한 나머지 6편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스타 PD인 김태호 PD가 비와 노홍철의 바이크 여행을 담은 '먹보와 털보'를 비롯해 섬 전체를 야외 스튜디오로 삼아 제작한 대형 버라이어티 '신세계로부터', 코미디쇼 '셀럽은 회의중' 모두 큰 화제를 낳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그런데도 넷플릭스가 예능을 강화한 데는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제작 기간이 긴 드라마 시리즈나 영화만으로 콘텐츠를 채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능은 드라마나 영화와 비교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회차별로 순차 공개하는 방식으로 구독자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넷플릭스는 하반기 유재석, 이광수, 김연경이 전국 방방곡곡의 장인을 찾는 '코리아 넘버원'을 비롯해 4개의 예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다각화에 공을 들인다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토종 OTT 티빙은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달 파라마운트+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티빙 내 파라마운트+관을 선보였고, 파라마운트+와 공동 투자로 2년간 7편의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지난 14일에는 OTT 시즌과 합병하며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즌은 상대적으로 콘텐츠가 방대한 플랫폼은 아니지만, KT의 통신 서비스와의 결합이 구독자 확보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OTT 경쟁이 격화하면서 구독자의 플랫폼 선택권이 넓어진 만큼, 선택지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체급 자체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에선 주로 드라마나 영화를 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TV를 대체할 채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예능은 넷플릭스의 부족한 면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여서 이런 부분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티빙이 몸집을 불린다는 것이 글로벌 OTT로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 같진 않다"며 "다만 시즌의 모회사가 이동통신사이기 때문에, 그 자본으로 뭔가를 모색해보겠다는 시도"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티빙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빅 스텝'을 밟고 있다면 디즈니+, 쿠팡플레이, 웨이브, 왓챠 등도 나름의 전략으로 잰걸음을 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해 론칭 초기만 해도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의 색깔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를 다각화하는 모양새다.

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이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협약을 맺고 하이브의 콘텐츠를 디즈니+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디즈니+는 BTS의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콘서트 실황, BTS의 뷔와 배우 박서준, 최우식, 박형식 등이 출연하는 여행 프로그램 '인더숲: 우정여행'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디즈니+는 인기 청춘스타인 한소희·박형식 주연의 4부작 드라마 '사운드트랙#1' 등 짧은 형식의 시리즈도 선보이며 한국 구독자들의 취향을 노크하고 있다.

 

이 밖에 쿠팡플레이는 김수현 주연의 '어느 날', 수지 주연의 '안나'에 이어 신하균 주연의 시트콤 '유니콘' 공개를 알리며 톱스타를 내세운 핵심 콘텐츠 전략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웨이브는 올해 상반기에 부족했던 새 콘텐츠를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공개하고, HBO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기존 보다 확대해 다채로운 작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퀴어 콘텐츠 '메리퀴어', '남의 연애'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구독자층 넓히기에 나섰다.

 

다채로운 콘텐츠로 마니아층 지지를 받는 왓챠는 BL(보이즈러브) 시리즈, 중국 드라마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가입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웹툰과 음악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2.0버전 플랫폼 도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성수 평론가는 "OTT들이 각자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나려 하고 있다"며 "디즈니+는 확실한 2등이 되기 위해, 왓챠는 자꾸 순위가 밀리니 마니아를 꽉 잡기 위해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형태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한동안 소강상태가 돼 OTT 성장이 정체됐지만, 사실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고 이미 많은 사람이 OTT의 편리성에 빠져있다"며 "OTT들이 투자 방향을 다각도로 조정하는 것은 거품을 빼는 정상화 과정으로 수익모델을 탄탄하고 다양하게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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