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보험사기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백내장 보험사기·홀인원보험 등을 정조준했던 금감원과 경찰이 이번에는 보험사기 의사들을 정조준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경찰·보험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보험사기 가담 의사를 신속하게 구속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경찰과 긴밀히 협력해 보험사기 가담 의사를 신속하게 구속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의사실 공표로 인해 현재 수사 중인 내용을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최근 경찰은 특별단속 기간 각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등에 ‘보험사기 전담수사팀’을 지정해 운영하는 한편, 사무장병원 등 공·민영보험 연계 보험사기, 브로커와 병원이 연계된 보험사기, 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 등 각종 공영보험 관련 사기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지난 6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보험대리점에 대한 검사를 통해 13개 사의 전·현직 보험설계사 25명이 보험사기에 연루된 사실을 밝혀내고 과태료와 영업 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지난달에는 경찰에 홀인원 보험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사기 혐의자 168명(371건)을 확인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연말까지 보험사기 특별단속 중인 국수본은 홀인원 보험사기 의심 사례에 대해 각 시도경찰청에서 입건 전 조사(내사) 또는 수사하도록 조치했다. 수사 결과는 금감원과 공유할 예정이다.
그동안 금감원의 역대 수장들이 보험사기 근절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난 2001년 보험사기 조사 전담 기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다. 2004년에는 보험사기 감시시스템을 가동했다. 다음 해에는 각 보험사의 특별조사팀을 가동해 보험사기 단속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보험사기는 매년 급증했다.
실제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 7302억 원 대비 29.2% 늘어난 수치다. 10년 전인 2012년 보험사기 적발액 4533억 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4개월 전 이복현 금감원장은 취임과 함께 ‘불공정거래 근절’을 언급하며, 보험사기 단속의 칼날을 뽑았다. 보험업계도 금융당국이 보험사기 감독에 대해 한층 더 강화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 최초 검찰 출신 금감원장인 이 원장의 ‘보험사기와의 전쟁’ 성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유다.
현재 금감원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함께 이달 31일까지 4개월간 보험사기 범죄에 대한 특별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특별단속은 금감원이 경찰에 사무장 병원 등에 대한 수사 의뢰를 하고, 경찰이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역대 금감원장들이 보험사기 근절에 실패한 만큼,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이 보험사기 증가세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