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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기도지사는 안 뽑아도 조합장은 뽑는 이유

 

 

우리 국민들은 주인의식이 매우 높다. 뜨거운 피로 투표권을 얻어낸 민족이다. 밥이건 술이건 단골메뉴는 단연 정치다. 하지만 중앙이슈가 대부분이고 총선, 지선은 한참 못 미친다.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비중과 그로 인한 파급 때문만일까?

 

각종 투표에 대한 관심도는 투표율로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선거부터 보면 촛불대선이었던 2017년에 77.2%, 지난 3월 77.1%로 80%에 조금 모자란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국회의원 선거는 최근 세 번의 선거에서 각각 54.2%(2012), 58.0%(2016), 66.2%(2020)로 점점 높아지고는 있지만 대선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총선과 2년 터울로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어땠을까? 6회부터 8회까지 56.8%(2014), 60.2%(2018), 50.9%(2022)로 이번 경기도지사를 뽑을 때 100명 중 49명은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광역, 기초 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우리의 생활과 아이들의 교육에 너무나 중요한 선거이지만 관심도가 낮아도 너무 낮다.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국회의원 선거를 약 1년 남짓 앞둔 시점에서 곧 있을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조합장선거, 지난 2019년 투표율은 자그마치 80.7%이다. 대선보다도 3%P 높은 투표율이다. 게다가 첫회였던 2015년 80.2%에 비해 0.5%P가 높아진 수치이다. 지방선거와 무려 30%P의 차이... 조합장은 뽑았지만 경기도지사, 수원시장은 안 뽑은 사람이 10에 3은 된다면 심할까?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특별히 선거참여가 높은 것일까? 만약 조합원들만을 대상으로 각급 선거 투표여부를 확인하는 연구결과가 없다면 사회과학분야 연구주제로 추천하고 싶다.

 

과연 비결이 무엇일까? 효능감이다. 나의 이익, 나의 소신과 직결된 이슈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합장선거의 높은 투표율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이해할만하다는 반응이다. “돈이 걸려있잖아”, “조합장 권력이 어마어마하다던데”, “혜택이 많잖아”... 앞의 두가지 반응은 후보가 적극적인 이유일 것이고 마지막 반응은 유권자에 대한 이유일 것이다. 이 둘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조합장 후보가 되려는 사람들은 4년간 차근차근 준비하며 조합원이 누구인지 정보들을 차곡차곡 모은다. 꾸준하게 찾아가 인사하고,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으로 소통하며 얼굴을 알리고 친분을 쌓는다. 공직선거와 다르게 어느날 갑자기 당에서 공천장 받아서 나타날 수도 없고, 언론에 얼굴 알려서 될 일도 아니다.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으로 이끌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조합원들은 어떨까? 그냥 표를 주지 않는다. 제아무리 인사 잘하고 친한 척 해도 뒤돌아서 계산기를 꼼꼼히 두들긴다. 누가 연말에 기프트카드를 더 주는지, 건강검진을 해주는지, 배당을 더 해준다는지 말이다. 나에게 도움되는 후보에게 표 던지러 투표장에 가고야 만다.

 

3선에 도전하는 조합장의 이야기이다. 그간 쌓아온 인맥과 신뢰로 조합의 자산규모도 키우고 혜택도 늘렸다고 했다. 무이자자금과 정부지원으로 산지유통센터를 만들고 여기저기에서 벤치마킹 올 정도라 하여 여유있는 승리를 예상했지만 여론은 정반대라고 했다. 농산물을 무작정 받을 수 없어 납품 조합원을 늘리지 못하니 실제로는 불만이 더 많은 분위기였다고 한다. 낙수효과보다도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게 더 서운하여 농림부 장관이나 군수의 극찬도 소용이 없다는 고민이었다.

 

조합장 선거의 높은 투표율은 손익계산서를 통해 결정된, 결국 투표의 효능감 덕분인 것이다.

 

조합장선거는 구성원 고령화로 인해 의료 혜택, 복지 사각지대 보완, 배당 등 경제적 혜택과 건물 신축, 리모델링 등 이용 편의 개선 등에 대한 공약이 주를 이루다보니 나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기꺼이 투표장으로 나선다.

 

어려운 경제 지표 속에서 국민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정책들로 경쟁하는 선거가 된다면, 그래서 그 정책들로 내 삶이 나아진다면 투표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지 않을지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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